공감이 가고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하는 마음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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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 글을 처음 써보는 20대 후반의 현직 초등 교사입니다.
그토록 바라고 염원했던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요새 인터넷 기사나 신문을 볼 때마다 왜이리 마음이 무거운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단기적인 관점에서 교육을 다루는지, 이 폭력적인 모습에 분통이 터집니다.
교육은 그렇게 취급될 공간이 아닙니다. 제발 우리나라의 국민으로서,
특히 우리나라의 초등교육이 바로서길 바란다면, 길어도 이 글을 부디 한번만 읽어주세요.
저는 어릴 때부터 꿈이었던 초등교사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왔고,
겨우 2년 전에 임명장을 받아 교사가 되었습니다.
아이들과의 수업이, 학교 업무가, 그리고 사회 생활이 힘들면서도 보람있으나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요.
그런데 특히나 요새 교사, 학교에 대한 여론몰이가 심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특히 보수 메이저 신문사에서 자꾸 기사를 흘리는데, 여러분들이 이 글을 읽으면서 언론의 이야기가 과연 대다수가 합의하는 올바른 관점의 글인지 판단을 해주세요.
그리고 현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들이 과연 과정의 평등을 추구하는 것인지, 아니면 결과의 평등을 추구하고자 하는 정책인지도요.
< 첫 번째 이야기>
학교를 교육 공간이 아닌, 일자리 창출 기관으로 보고 있습니다.
- 영전강, 스강의 정규직 전환 요구
학교에 존재하는 영어회화전문강사(영전강)과 스포츠 강사(스강)를 아시나요?
이명박 정부 때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졸속으로 만들어진 이 강사 제도 때문에 이명박 정부 때부터 지금까지 학교 현장에서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영전강, 스강은 말그대로 영어와 스포츠를 가르치는 강사입니다.
영어와 스포츠를 가르치는 강사를 통해 초등학생들의 영어와 스포츠 실력을 늘리겠다?
하.. 여러분, 영어와 스포츠를 잘 하면 당연히 영어와 스포츠를 잘 가르칠까요?....
이건 성인이라면 다 알 겁니다. 잘 하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요.
우리 나라에는 엄연히 국가에서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이 존재하고, 그 교육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초등학생을 가르치기 위한 교육을 받습니다.
그리고 초등학생을 가르칠 자격이 충분한지 임용고시를 본 후 통과한 학생들에게 초등교사라는 임명장을 수여하지요.
저도 사실 교대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초등교사는 가르치는 내용이 쉬우니 중등 교사보다 쉬울거라는 크나큰 착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만...
내용이 쉽다고해서 가르치는 게 쉬운 건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교사인 제가 이미 성인이라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쉬운 내용을, 아이들의 눈눞이에 맞춰서 교육하는 것, 그리고 기초학력으로서의 초등 과목을 인지하고 통합적, 전인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아직도 너무나 어렵습니다.
이렇게 쉬운 것 같으면서도 가르치기 어렵고 무엇보다 중요한 초등 교육을 초등학생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강사에게 맞기다니요.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이 제도가 시행되는 것을 반대했지만 결국 mb 정부 때 이 강사들을 뽑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지금 어떤 상태인 줄 아십니까?
이 분들이 이제는 정규직 교사로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당당하게, 농성도 벌이고 국민들에게 본인들의 고용 불안정을 호소하면서요...
비정규직, 즉 ‘약자’ 라는 프레임을 내세우며 본인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합니다.
과연 이 분들이 정규직 교사로서의 처우 개선을 요구할만큼의 실력과 자격을 갖추고 있는 것일까요?
우선 실력적인 면을 따져봅시다.
이 분들이 들어와서 초등학생의 영어 실력, 스포츠 실력이 전보다 훨씬 나아지고 보다 초등교육이 질적으로 향상되었다면, 아무리 자격이 부족한 분들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학교 현장에서 반대하진 않겠지요.
실제로 잘 가르치시는 강사님들도 분명 있지만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 없이, 초등 교육의 전문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가르치는 강사분들이 더 많습니다.
예를 들어 스포츠 강사(스강)들은 강사 스스로 체육은 잘 할지 모르나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아이들의 인적 신체적 발달을 고려하지 않고 수업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수업은 하지 않고 기구준비, 보조 역할만 하는 강사들도 많구요. 그러면서 교사와 똑같은 처우를 요구하다니.. 지켜보는 교사로서 황당할 따름입니다.
또한 영어회화전문강사(영전강)를 이야기하자면... 요즘 교대에 입결 다 아시지요.
그리고 교대에서도 영어교육 정말 잘 가르치고 열심히 배웁니다.
임용 고시 2차 때에는 영어 면접, 영어 수업 실연이 포함되어 있으니 안 하려 해도 안 할수가 없고 못하려고 해도 못할 수가 없습니다.
즉, 이미 선생님들은 영어를 잘 가르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교육청 연수, 해외 파견 교사로 다녀온 분들이 자리가 없어서 영어 전담을 못맡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자질적인 면을 따져봅시다.
정말로 초등학교에서 정규직 교사가 하고 싶으셨으면 교육대학을 졸업하여 ‘임용’ 이라는 제도를 통과하면 되는 겁니다.
그러나 이 강사들은 모든 과목을 가르칠 준비가 된 것이 아니라 영어나 스포츠 한 분야의 전문성을 띈 분들이고, 교대를 졸업하지 않았으니 임용고시를 보지 못합니다.
그래서 ‘정규직 교사’는 되고 싶으나 자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원칙을 무시하면서까지 자기들을 정규직 교사로 만들어달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결과적으로 영전강 스전강 정책은 mb 정권의 졸속 정책으로 남았고,
현재는 각 학교에서 영전강, 스강 채용을 거의 하지 않는 추세입니다.
모르는 분들은 이렇게도 이야기합니다. ‘
초등교육을 교대 출신이 아니어도 실력이 충분하면 가르칠 수 있는 것 아니냐’ 구요.
저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너무 속상합니다.
‘초등교육이 이렇게 무시되는구나. 중등교사는 아무나 하면 안 되는 전문인이고
초등교사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나 또는 중등교사 자격증을 딴 사람은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구나....’
‘열심히 공부해서 교대를 겨우 입학하고, 아등바등 임용고시를 통과해 초등교사가 된 나는 그런 존재였구나’ 싶습니다.
이 말은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는 간호사 대우를, 간호사는 의사 대우를 해주어도 된다는 것과 똑같습니다.
간호조무사가 간호사처럼 주사를 잘 놓고 경력이 많다고 해서 간호사와 똑같은 대우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간호사가 되기 위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그 실력이 국가에서 검증되지 않았으니까요.
그것은 안 되면서 영전강, 스강은 교사 대우를 해 줄 수 있다는 것은 간호사, 의사는 전문직이고 교사는 전문직이 아니라서는 의미로 보여집니다. 간호사, 의사는 생명을 다루는 중요한 일이라 전문직이고, 교사가 하는 가르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쉬운 것이니 전문직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건가요?
이런 논의 자체가 교육의 전문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고 결국에는 초등 교육을 더 질적으로 하락시키는 일입니다.
초등교사는 교대 졸업과 임용고시 통과라는 절차를 통해 이미 초등교육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의 교사들은 무던히도 노력하고 있는데,
정작 정부와 나라에서는 초등교육을 무차별적으로 개방하여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또한, ‘겨우 영어나 스포츠 전담 선생님인데 정규직으로서의 전환이 뭐가 대수냐, 그 정도는 양보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라는 말도 들어봤습니다.
뭐가 대수냐면요, 이 사람들이 정규직 교사가 되면, 영어 전문, 스포츠 전문 선생님이 아니라 모든 과목을 가르치는 담임도 맡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나치게 앞선 생각일수도 있습니다만,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근 20년 전에 중초 교사라고, 중등 출신의 선생님들이 초등현장으로 들어왔었습니다. 들어올 때에는 전담교사 자격으로 들어왔는데, 결과적으로는 그분들이 지금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교대 출신의 선생님과 섞여 담임을 맡고 있지요...
(중초 출신 선생님이 저학년 담임을 맡았는데 수학을 못 가르친다고 학부모가 학교에 항의전화를 넣은 경우도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 분은 학교에서 암묵적으로 담임을 맡기시지 않더군요.)
물론 당연히 영전강, 스강분들은 담임을 맡기 싫어하실 겁니다. 영어, 체육 수업 이외에 학부모와의 상담, 전 과목 가르치기, 반 학생들과의 하루일과 등 수많은 일이 늘어나니까요.
그렇지만 요구할 수도 있다라는 걸 말씀드린겁니다. 이미 그런 선례가 있으니까요.
이런식으로 학교에 있는 강사들을 전부 교사로 전환시켜준다면,
다른 강사가 학교에 생겨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고, 다른 강사들이 똑같이 교사로서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할 것입니다. 나중에는 이러다가 국악 강사, 수영 강사들이 초등학교에 들어와서 똑같이 요구하겠지요. 본인들도 정규직인 교사로 만들어달라구요.
정규직 교사가 되고 싶으면 교사가 될 수 있는 정식 루트를 밟으면 됩니다. 그러면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엄연한 팩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되기 전 약속하셨던,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나라, 과정의 평등이 실현되는 나라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교육 현장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함으로서 고용 안정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도는 알겠으나,
결과적으로는 과정의 평등이 아닌 결과의 평등을 추구하는 정책입니다.
제발 관심을 가져주세요. 여러분들의 자녀가 다닐 학교입니다.
p.s.초등현장을 모르는 분들게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나 많습니다. 교육공무원법, 교사의 지방직화 요구, 1교실 2교사제, 기초학력보장법안 등 너무나 많은데, 다 이야기하기엔 너무나 길어질 것 같아서 우선 이 것만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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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오유분들과도 이야기 나눠보고 싶어 퍼왔습니다.
오유분들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고견 여쭈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