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생활이 처음도 아닌데
공무원, 임용 준비하는 사람들도 가득한 이 곳이
오늘은 너무 힘들어요

그동안 스터디에, 수업에 정신없이 사느라
별로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들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터졌어요ㅜㅜ

어제 2시 넘어서 자고
7시에 겨우 일어나서

대충 우유에 시리얼 말아먹고
비몽사몽에 너무 추워서 독서실까지 뛰어가다가 
자빠져서 무릎 다 까지고ㅜㅜ 

사람들이 쳐다보는 게 너무 부끄러워서
아픔도 억누르고 벌떡 일어나서 또 뛰었어요

독서실 와서 보니까 피 철철 나고
그래도 참고 공부했어요
무릎 움직일 때마다 아프고 서러워서 눈물날 거 같았지만 
시간 아까우니까 
점심 먹으러 가면서 약국 들러야지, 생각하면서

울면서 공부를 하고

점심 때 메디폼 5900원 주고 사서 붙이면서 
아, 이 돈이면 밥 한 끼 사먹고도 남는데
멍청이처럼 넘어져서 아프고 돈 날리고
서럽다 ㅜ 생각하고

작년 12월에 서울 오면서 스터디로 처음 알게된 오빠
참 사람 착하고 좋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너무 실망하게 됐어요

오빠가 전자사전 잃어버렸다고 새로 산다고 하시길래
저 안 쓰는 거 있어서 빌려 드렸어요 충전기랑 같이요

영어 정리 해놓은 노트도 좀 빌려달라길래 흔쾌히 빌려드렸어요

같이 공부하는 사이라, 피해 안 주는 선에서 행동하고
예의 지키려고 노력했는데 저만 그랬나봐요

어제 자기 사전 찾았다고, 전자사전을 돌려주시더라고요

돌려받고 보니까 배터리가 없었어요

그래서 "오빠 충전기 주세요" 라고 문자했더니
제가 준 적이 없다네요? 

분명 사전 빌려주면서 충전기 같이 드리고 
충전하는 방법, 충전기 구멍까지 알려드렸는데 

.... 남의 물건 썼으면 잘 챙겨놨다가 돌려줘야되는 거 아니에요?

호의로 아무 대가없이 빌려드린건데 아침부터 진짜 짜증났네요

노트도 오빠가 가지고 계신 거 아냐 그랬더니

너 왜 그러녜, 나랑 쌩깔거녜

... 네 그냥 쌩까는 게 나을 거 같아요 

결국 어찌어찌 해서 다 돌려받고
나에겐 찝찝한 기분만 남았네요

이제 노량진 이 차가운 곳에서는 그냥 저도 이기적으로 굴려고요

앞으로 그냥 혼자 독하게 공부해서
올해 합격해서 꼭 여기 탈출할 거예요 반드시

그냥 힘들어서 혼자 주절거렸어요
혹시 읽은 사람 있다면 스압 미안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