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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진짜 하나도 없음으로 음습체씀.
때는 어느 겨울. 의경 출신인 제가 전역하기 약 한달 전.
추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음주단속을 하고 있었음.
당시 기동대가 아니라 검문초소로 발령가서 치안센터 대원들과 함께 하던 중이었고
사적으론 형동생하지만 공적으로는 고참후임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음.
둘은 상경 난 수경 어쨌든 그렇게 하고 있었음.
날씨가 너무 추워서 얼른 한명 잡고 들어가자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그날따라 차도 안지나가고 도로변은 너무 추웠음.
그러다가 차 한대가 왔고 우리가 잡음.
뭔가 범상치 않은 차였음 이 근처에서 보기 힘든 차. 어딘가 낯은 익은데 야밤중이라 잘 몰랐음.
아저씨가 불자마자 바로 빨간불로 요동쳐서 차 옆으로 세우고 아저씨 음주치 보러감.
건너편에서 불봉으로 차막고 있던 후임이 '와...BMW....' 이래서 그제서야 BMW인거 암.
여튼 그 아저씨가 내리는데 옆에는 어떤 아가씨가 내림. 아버지와 딸뻘임. 여자가 엄청 예쁨. 대학생? 하여간 연예인 뺨치게 생김.
치안센터장이 민증 받아서 보고서 작성하라고 함. 보고서 작성하기 위해 검문검색에 같이 걸린 여자도 민증봄.
민증을 받아 검색해보니 진짜 아버지와 딸임. 여튼 내가 보고서 작성하다가 치안센터장이 전화하러 나가서 후임한테 보고서 맡기고
내가 음주기 불게 해보니 이 아저씨 엄청 높게 나옴.
잘 기억은 안나지만 일단 면허취소급이었던거 같음.
게다가 조회해보니 이 아저씨가 이미 음주운전으로 벌금이 있는 상태였음.
최대한 물 마시면서 아저씨가 버텼지만 결국 취소급.
게다가 여학생도 조회해보니 음주운전으로 잡힌적이 있음. 그때 벌금을 아직도 안내서 그 벌금까지 처리하기로 함.
치안센터장 전화하는 동안 내가 무전 때려서 본서에 연락하고 아저씨하고 여학생하고 자리에 앉아 몸좀 녹이라고 했음.
둘다 너무 추워보이길래 아가씨한텐 커피를 타서 주고 아저씨한텐 물줌(술좀 깨라고...).
근데 여학생(나이상 대학생이고 나보다 어렸음)한테 커피 줬더니
여학생 : 저기 커피 말고 홍차 없어요?
나 : 홍차는 없고 커피랑 녹차 밖에 없습니다.
여학생 : 그럼 커피 이런거 말고 직접 내린거 없어요?
그 순간 이 여학생도 술마셨거나 아니면 정신이 도라이구나 싶었음.
지금 치안센터(옛날의 파출소)에 와서 커피 내려달라고-_-;;?
여긴 맥심커피밖에 없단다;;;
나 : 없습니다.
여학생 : 커피나 녹차 말고 다른거 없어요? 아 진짜 경찰서에 뭐 그런것도 없어요? 사람 사는 곳 맞아요?
아니 이년이? 일단 우리 치안센터가 치안이 좋지 않은 깡촌에 있는지라 근처에 있는 몇개 마을에 우리뿐이었음.
근처에 있는거라곤 자그마한 구멍가게 뿐이라서 좀 힘든 삶을 살긴 했지만 이런식으로 비난하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근데 옆에서 아까 잡은 아저씨랑 이야기하고 있던 센터장이 날 부름.
센터장 : 야 운객아
나 : 수~겨엉~ 청운객~.
센터장 : 밑에 내려가면 오렌지 쥬스있지? 그거라도 드려.
나 : 그거 서장님께서 대원 격려차 사주신거 아닌지 말입니다?
센터장 : 니 잠깐만 여기 와봐라(뒷편으로 데리고 가더니) 저기 저사람이 ㅇㅇ고등학교 교사야. 거 사립학교 알지? 아내가 ㅇㅇㅇ의원이야.
ㅇㅇㅇ의원은 서장님이랑 친하니까 그거 좀 줘도 상관없어. 술좀 마시지 말지 하다못해 조금만 마셨어도 우리 관할에서 걸리진 않았을거 아냐.
아 다음주에 ㅇㅇㅇ의원이랑 술마시기로 했는데 ㅡㅡ 여하간 니가 잘 챙겨줘라 가서 오렌지 쥬스 가지고 오고. 내꺼까지.
하여간 내가 가서 오렌지 주스 가지고 와서 종이컵에 따라줌.
근데 여학생이 더 불만을 토로함.
여학생 : 저기요 종이컵 말고 그냥 컵 없어요?
나 : 여기에서 근무하는 직원, 대원용 컵은 있습니다.
여학생 : 아 손님용으로 일반컵도 비치해둬야 하는거 아니에요? 종이컵에 따라마시면 맛이 없다고요 ㅡㅡ
옆에서 보고서 쓰고 있던 후임이 순간 개빡쳐서 그년 노려봄. 얘가 사회에 있을때 좀 성깔 더러분 애였음.
마침 여학생이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차안에서 계속 있어서 그런가 옷이 좀 ㅡ.ㅡ; 야했음.
물론 그렇게 막 야한건 아니지만 겨울에 입기엔 좀...다리나 팔이 노출되어 있어서...
하지만 난 짬을 대충 먹은게 아니기 때문에 좋게좋게 이야기함.
여학생 : 아니 뭘 봐요? 지금 성희롱해요?
후임 : 아니 이봐요 아가씨는 지금 여기에...
나 : 자자 ㅇㅇㅇ 니는 가만히 있고. 알겠습니다 다음부터는 ㅇㅇㅇ씨(여학생 이름) 건의에 따라서 민간인 전용 컵도 준비해두겠습니다 ^^
여학생 : 저기요 지금 저사람이 제 다리랑 가슴이랑 훔쳐봤거든요? 고소해도 되요? 진짜 웃기는 인간들이네 ㅡㅡ 아 뭐이런 촌동네에 걸려서 ㅡㅡ
오랜만에 고향에 왔더니 별에별 이상한 인간들이...
나 : ㅎㅎ 저기 ㅇㅇㅇ 씨. 여기에 있는 사람들 전부 경찰이고 우리들은 군인이지만 동시에 경찰의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입니다.
ㅇㅇㅇ씨가 걱정하는 그런 일은 없으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학생 : 뭘 걱정하지 말아요 저 새끼가 내 다리 훔쳐봤다니까!
그때부터 막 지랄발광하기 시작함. 마시고 있던 종이컵도 나한테 던지고 난 오렌지 쥬스에 직빵으로 쳐맞음.
술에 꼴아있던 걔 아버지도 술이 팍 깬 표정으로 일어나서 왜 그러냐고 무슨 일이냐고 하고 센터장도 달려와서 상황 지켜보고 있고.
여학생 막 우리 욕하고 아버지 욕하면서 막 쌍욕함
내욕까진 참았는데 우리 부모님 욕하는 순간 빡쳐서 들고 있던 불봉으로 헤드샷 쳐갈길까 싶었는데
전역 한달 남은 시점에서 영창가고 싶진 않았음;; 걔 아버지랑 센터장이 달래고 있고 무슨 일이냐고 묻고 있고
여학생이 막 여기있는 개새끼들이 자기 몸 여기저기 훔쳐보면서 성희롱하고 아까도 종이컵 주면서 자기 손만졌다고 성추행이라고
이새끼들 다 고소할거라고 막 지랄지랄댐. 법을 지켜야 할 견찰(분명 견찰이랬음 경찰이 아니라)들이 오히려 법을 어기고 있다고.
센터장이 슬슬 빡친 표정으로 학생 자꾸 그런 식으로 말하면 곤란하다니까 여학생이 뭐가 곤란하냐면서 막 소리지름.
도저히 말이 안통함 난 이 여학생이 무슨 외계에서 살다온 년인줄 알았음 말년열외수경의 인내심을 실험하고 있었음.
난 무전하면서 순찰차 언제 오냐고 묻고 있는데 갑자기 센터장이 우리보고 사과하라고 함.
센터장 : 야 어쩔수 없다 니네가 사과해라
나 : 네? 잘못들었슴다?
센터장 : 그냥 미안하다 사과하고 끝내라고. 순찰차로 다른 직원들 와서도 저러면 귀찮아진다 사과하고 끝내.
나 : 저나 ㅇㅇㅇ상경은 아무런 잘못도 안했는데 말입니다.
센터장 : 그건 아는데 그냥 사과하라고 이건 지시사항이다 니네가 괜히 저 학생 보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거 아냐!
아니 ㅅㅂ 그럼 음주단속해서 두명 앉혀놓고 둘다 벌금수배자인데
센터장 지는 밖에서 전화나 처하고 있고 우리만 있는데 그럼 우리가 감시해야지 어쩌라고...
존나 불만불평이 입에서 나오는데 말년에 명령불복종으로 영창가고 싶진 않았음.
결국 여학생한테 가서 공손하게 이야기함. 최대한 공손하게.
후임이 '청운객 수경님 사과할 필요 없지 말입니다 아까 센터장 전화내용 들어보니 술마신 사람 가족한테 전화하는 모양인데
그냥 다 찔러버리지 말입니다. 잘못한게 없는데 왜 사과하는지 말입니다 ㅡㅡ' 여튼 내가 닥치고 있으랬음.
나 : ㅇㅇㅇ상경과 제가 ㅇㅇㅇ씨에게 많은 잘못을 한거 같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주셨으면 합니다.
근데 이 여학생의 다음 말이 가관임.
여학생 : 성의없는 사과 그딴거 필요없고 같이 경찰서 가! 가자고! 사과한거보니까 내 다리 훔쳐보고 내 손만지고 그런거 다 인정하는거지?
난 아무죄도 없으니까 아저씨들은 성추행 성희롱 했으니까 깜방가야지! 깜방가자고! 당당하면 같이 경찰서 가자고 개새끼들아!!!
잠시 일 좀 하고 올게욤 2탄을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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