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사랑얘기는 쉽게 꺼내기 싫어하는 나이지만...
이 얘기는 꼭 기억하고 싶고, 나누고 싶은 얘기이기에 글로 남긴다...
(오늘 친구에게서 들은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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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가명) 초등학교 1학년 겨울]
오늘도 그 여자애 옆을 잠깐 스쳤었다...
말을 걸고 싶은데...... 옆반에 저 키큰놈이랑 친한게 셈이난다.
쳇! 둘이 잘 놀라지!
... 엄마가 싸준 젤리곰을 줘볼까... ㅡㅡ 흠..
나는 빨간색이 제일 맛있는데.. 빨간색만 골라내서 주면 좋아하겠지? ^ ^
성경에 나오는 천사도 저렇게 예쁠까..
교실에서 내 옆에 앉은 주근깨난 못생긴여자애도 금발이긴 하지만..
에밀리의 머리는 꼭 햇님의 머리칼 같애..^///^
조금있으면 발렌타인데이인데...뭘 주야하지...
초콜렛을 좋아하려나..?
어제 밤새도록 만든 발렌타인데이 카드, 그리고 커다란 하트모양 초콜렛...
아.. 이제 준비 된건가?? 히히... 받으면.. 좋아하겠지..? ^ ^
어떻게 말하며서 줄까..?
하암~ 밤을 새서 졸립긴 하지만... 손가락에 풀이 묻어서 씻느라고 힘들었지만..
이걸 주면서 좋아한다고 말해야지...
어? 저기..................................!!
"저..저기~ 에밀리~..........."
...........췟... 옆반 키큰녀석이 더 큰 초콜렛을 줘버렸잖아..ㅠ.ㅠ
내껀.. 받고도 안좋아할꺼야.......
난... 바보같애...
.........................................[지미 대학교 3학년 겨울.]
가끔씩.. 초등학교때 첫사랑이 생각나곤 한다..
에이미의 너무 예뻤던 금발... 맑았던 목소리...
내일이 발렌타인데이이다...........
여자친구에게 뭔갈 주긴 주어야 하는데..........
서랍을 뒤지다가 내 멍청한 어린날의 일기들을 찾았다... 하하...
웃음이 난다.
에밀리 에밀리 에밀리 에밀리...... 온통 그 애의 얘기 뿐이군..
발렌타인데이..... 여자친구의 집 앞이다..
주차를 하고 한참이 지났는데.. 왜 안나오지...
"미안... 늦었지... *^ ^*"
"아냐..."
오늘 따라 여자친구가 더 예쁘게 보인다...........
한껏 치장을 한 머리도... 분홍색 원피스도..
역시 여자들은 발렌타인데이에 갖는 기대가 더 큰가보다..
선물도 기대하고 있겠지...?
"...여기.. 발렌타인데이 선물..."
무뚝뚝하게 선물을 건내는 내 눈을 빤히 쳐다보는 그녀.
"고.........고마워.."
들쑥날쑥 엉망인 리본..
서툰 가위질로 삐뚤삐뚤하게 오려진 빨간하트로 도배가 된 카드..
그리고 너무 오래된 초콜릿...
역시 실망한걸까..
"이거............... 초등학교 1학년때 만든거야...
그땐 용기가 없어서 못줬지만... 지금은.. 줄 수 있어서 기뻐."
...
에밀리가 눈물을 글썽이며 나를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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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는.......
초등학교 1학년때 만난 첫사랑과 지금까지 사귀고 있다고 하네요...
작년 발렌타인데이에
그 초등학교 1학년때 밤세워 만들어 놓고 용기가 없어 주지 못한... 서툰 포장의 선물을...
드디어 줬다고...
대학교를 졸업하면 결혼을 할꺼라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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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데이의 원래 의미가 점점 퇴색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용되기 쉬운 말...
사랑한다는 말................
이번 발렌타인데이에는.. 소중하고 조심스런 마음들이 이루어졌으면 해요. *^ ^*
힘든 사랑을 하고 계신 모든 분들,
그리고 긴 기다림을 이어가는 모든 분들,
다 힘내세요............^ ^
"사람"과 "삶"과 "사랑"과 "살다"는 모두 같은 어원에서 파생된 단어라고 해요.
사람이 사랑이고.. 삶이 곧 사랑이고.. 사랑이 곧 삶인거죠...
사랑때문에 아프더라도...
사랑하고 있다는게 자체가 축복인 것 같습니다...
"달리다가 다리가 아파 죽을 것 같던 극기훈련 때,
난 달릴 수 있는 두 다리가 있는 걸 감사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비웃었었다.
자꾸 어긋나는 인연에.. 힘든 사랑에 몇 해를 울면서,
난 비로소 사랑할 수 있는 심장을 가진 것에 감사하는 법을 배웠다..."
- 2002년 겨울의 일기
나는..스물두살.돼지띠.에삐형.황소자리.심리학전공.로모족.땅꼬마.글쟁이.
좋아하는건..해바라기.분홍색.류시화님.떡볶이.반고호.김구선생님.노래방.커피.
시러하는건..무네충.기여니.땐쓰가수.공포영화.추위.거짓말.이별.외로움.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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