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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9669
    작성자 : 정윤정
    추천 : 13
    조회수 : 608
    IP : 69.105.***.29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04/02/02 20:46:44
    http://todayhumor.com/?lovestory_9669 모바일
    발렌타인...♡
    원래 사랑얘기는 쉽게 꺼내기 싫어하는 나이지만...
    이 얘기는 꼭 기억하고 싶고, 나누고 싶은 얘기이기에 글로 남긴다...
    (오늘 친구에게서 들은 실화...)


    ♥.♥.♥.♥.♥.♥.♥.♥.♥.♥.♥.♥.♥.♥.♥.♥.♥.♥.♥.♥.♥.♥.♥.♥.♥.♥.♥

    ...................................[지미(가명) 초등학교 1학년 겨울]

    오늘도 그 여자애 옆을 잠깐 스쳤었다...
    말을 걸고 싶은데...... 옆반에 저 키큰놈이랑 친한게 셈이난다.
    쳇! 둘이 잘 놀라지!
    ... 엄마가 싸준 젤리곰을 줘볼까... ㅡㅡ 흠..
    나는 빨간색이 제일 맛있는데.. 빨간색만 골라내서 주면 좋아하겠지? ^ ^

    성경에 나오는 천사도 저렇게 예쁠까..
    교실에서 내 옆에 앉은 주근깨난 못생긴여자애도 금발이긴 하지만..
    에밀리의 머리는 꼭 햇님의 머리칼 같애..^///^

    조금있으면 발렌타인데이인데...뭘 주야하지...
    초콜렛을 좋아하려나..?

    어제 밤새도록 만든 발렌타인데이 카드, 그리고 커다란 하트모양 초콜렛...
    아.. 이제 준비 된건가?? 히히... 받으면.. 좋아하겠지..? ^ ^
    어떻게 말하며서 줄까..?
    하암~ 밤을 새서 졸립긴 하지만... 손가락에 풀이 묻어서 씻느라고 힘들었지만..
    이걸 주면서 좋아한다고 말해야지...
    어? 저기..................................!!
    "저..저기~ 에밀리~..........."
    ...........췟... 옆반 키큰녀석이 더 큰 초콜렛을 줘버렸잖아..ㅠ.ㅠ
    내껀.. 받고도 안좋아할꺼야.......
    난... 바보같애...


    .........................................[지미 대학교 3학년 겨울.]

    가끔씩.. 초등학교때 첫사랑이 생각나곤 한다..
    에이미의 너무 예뻤던 금발... 맑았던 목소리...

    내일이 발렌타인데이이다...........
    여자친구에게 뭔갈 주긴 주어야 하는데..........
    서랍을 뒤지다가 내 멍청한 어린날의 일기들을 찾았다... 하하...
    웃음이 난다.
    에밀리 에밀리 에밀리 에밀리...... 온통 그 애의 얘기 뿐이군..

    발렌타인데이..... 여자친구의 집 앞이다..
    주차를 하고 한참이 지났는데.. 왜 안나오지...
    "미안... 늦었지... *^ ^*"
    "아냐..."
    오늘 따라 여자친구가 더 예쁘게 보인다...........
    한껏 치장을 한 머리도... 분홍색 원피스도..
    역시 여자들은 발렌타인데이에 갖는 기대가 더 큰가보다..
    선물도 기대하고 있겠지...?
    "...여기.. 발렌타인데이 선물..."
    무뚝뚝하게 선물을 건내는 내 눈을 빤히 쳐다보는 그녀.
    "고.........고마워.."
    들쑥날쑥 엉망인 리본..
    서툰 가위질로 삐뚤삐뚤하게 오려진 빨간하트로 도배가 된 카드..
    그리고 너무 오래된 초콜릿...
    역시 실망한걸까..
    "이거............... 초등학교 1학년때 만든거야...
    그땐 용기가 없어서 못줬지만... 지금은.. 줄 수 있어서 기뻐."
    ...
    에밀리가 눈물을 글썽이며 나를 쳐다본다....


    ♥.♥.♥.♥.♥.♥.♥.♥.♥.♥.♥.♥.♥.♥.♥.♥.♥.♥.♥.♥.♥.♥.♥.♥.♥.♥.♥


    지미는.......
    초등학교 1학년때 만난 첫사랑과 지금까지 사귀고 있다고 하네요...
    작년 발렌타인데이에
    그 초등학교 1학년때 밤세워 만들어 놓고 용기가 없어 주지 못한... 서툰 포장의 선물을...
    드디어 줬다고...
    대학교를 졸업하면 결혼을 할꺼라고... 그러네요..

    .
    .
    .
    발렌타인데이의 원래 의미가 점점 퇴색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용되기 쉬운 말...
    사랑한다는 말................

    이번 발렌타인데이에는.. 소중하고 조심스런 마음들이 이루어졌으면 해요. *^ ^*
    힘든 사랑을 하고 계신 모든 분들,
    그리고 긴 기다림을 이어가는 모든 분들,
    다 힘내세요............^ ^
    "사람"과 "삶"과 "사랑"과 "살다"는 모두 같은 어원에서 파생된 단어라고 해요.
    사람이 사랑이고.. 삶이 곧 사랑이고.. 사랑이 곧 삶인거죠...
    사랑때문에 아프더라도...
    사랑하고 있다는게 자체가 축복인 것 같습니다...




    "달리다가 다리가 아파 죽을 것 같던 극기훈련 때,
    난 달릴 수 있는 두 다리가 있는 걸 감사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비웃었었다.
    자꾸 어긋나는 인연에.. 힘든 사랑에 몇 해를 울면서,
    난 비로소 사랑할 수 있는 심장을 가진 것에 감사하는 법을 배웠다..."
    - 2002년 겨울의 일기
    정윤정의 꼬릿말입니다




    나는..스물두살.돼지띠.에삐형.황소자리.심리학전공.로모족.땅꼬마.글쟁이.
    좋아하는건..해바라기.분홍색.류시화님.떡볶이.반고호.김구선생님.노래방.커피.
    시러하는건..무네충.기여니.땐쓰가수.공포영화.추위.거짓말.이별.외로움.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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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02/16 22:29:54  211.20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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