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강사로서는 15년, 학원 운영으로는 8년 정도 된 사람입니다.
강사 할 때에도 별 일을 다 겪었지만
학원을 운영하면서는 또 새로운 세상의 연속이었네요.
정말 한해 한해가 그렇게 다이나믹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정말 제가 겪었던 일 중에서 일생에 최악이라 할만한 일이 있어서
그냥 넉두리라도 할까 싶어 읊조려 봅니다.
수도권 지역의 한 종합학원을 인수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종합학원은 제 수업 스타일이나 운영방식에 잘 맞지도 않을 뿐더러
관리나 여러 면에서 머리 아픈 일들이 많아
원래 하던 방식인 한과목 전문 단과 학원을 운영하고자 해서
1년 정도 지난 시점에 주변에 다른 단과학원도 인수하면서
영어와 수학만 전문으로 하는 단과학원으로 변경을 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제 전문과목만을 운영하고 싶었지만
지역 정서상 힘든 부분이 있더라구요.
다들 힘들다 하는 불경기 아래서도 나름 꾸준하게 인지도 쌓아오며
학부모님들에게도 인정받는 학원으로 성장해 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3년 정도 되었을 때 건물주와 임대차 계약상에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고
여러 상황들이 겹쳐서 학원을 이전해야 할 시기가 다가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수학만을 전문으로 하는 단과학원으로 변경해서 운영하고자
주변에 조금 규모가 작은 학원들을 알아보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제 인생에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됩니다. ㅜ.ㅡ
일단 학부모님들께는 미리 학원 이전과 수학만 하는 학원으로의 변경을 말씀드렸습니다.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은 수긍을 해주셨지만 갑작스레 영어학원을 다시 선택해야 하는 문제로
저에게 의논을 해오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고
그래서 저는 알아본 자리 주변의 영어학원들을 탐방해 보았습니다..
지역 특성상 그렇게 뛰어난 곳은 찾기 힘들거란 것을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다들 그냥 저냥 과외식으로 두과목 이상 병행해서 운영하거나
초중등 위주의 학원들 뿐이더군요.
그러다가 이 곳 학관노에서 동업제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위치도 알아본 자리의 주변이고, 글만 읽어본다면 조건이나 이런 부분이 상당히 훌륭하였거든요.
그래서 연락을 하고 만날 약속을 잡았습니다.
여기서부터 제 불행이 시작됩니다.
일단 방문한 곳의 위치는 매우 좋았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항아리 상권의 중심에 위치하고 1층은 대형유통슈퍼가,
같은 건물에는 어머님들 많이 방문하시는 운동하는 곳과, 지역 유일의 독서실이 입점해 있어서
원장님들이 참 마음에 들어하실만한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업제의 글에서와는 달리 학원 시설 자체가 문제였습니다.
중상급 이상의 인테리어는 커녕 대충 바른 페인트에
청소는 제대로 하는건지 바닥은 때로 색이 바래져 있었고
모든 시설 완비라 했지만 복사기 조차 제대로 작동 안하는 곳이었지요.
그리고 미팅했을 때 상대 원장은 정말... 뭐라고 해야 할까요...
첫 느낌은 굉장히 특이한 사람이구나....였습니다.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이 바닥이
정말 인성이 쓰레기 같아도 수업은 잘 하고 아이들 관리 잘하는 사람도 종종 있기도 하고
애초에 저는 수학만 신경쓰고 싶었던 참에
상대 원장 본인 스스로가 학생들 성적 올리는 것에 굉장한 자신감을 보이고
그동안 가르쳤던 학생들 모두 연X대나 서울대 상위권 학과에 모두 입학시켰다 하고,
게다가 본인은 고X대는 싫어하고 연X대를 매우 좋아해서 고X대 갈 수 있는 학생이라면 연X대 보냈다며
자랑을 많이 늘어놓아서(하지만 저는 고X대 출신이라는...ㅎㅎ...) 100%는 아니지만 영어만 맡아서 잘 신경써준다면
저는 일절 관여 안하고 수학만 키워보고 싶었고
동업제의한 원장이 제시한 임대 조건 역시 주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조건이어서
마음이 기울었었습니다.
기존 건물 임대 문제로 어서 옮겨야 했던 사정도 많이 작용하긴 했지만요.
그래서 동업계약서를 작성하고
제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수업을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은 아이들이 하루라도 빨리 안정적으로 수업을 받길 원했던 마음이 커서 조금 더 꼼꼼하게 살피지 못했던게 결과적으로 실수였지만요.
학원의 공간을 나눠서 제가 수업할 공간은 최대한 깨끗하게 청소하고(그래도 정말 미흡할 정도로 더러웠지만)
가벽이나 공간 분할 및 광고 등을 어떻게 할 지 생각하며 첫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부분이 한둘이 아니더군요.
일단 수업시간에 뭘 지도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툭하면 아이들 데리고 나가서 먹을거 사먹이고 들어오느라 시간을 다 보내거나
자습시켜 놓고 본인은 엎드려 자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 계속해서 보이고
그러다 보니 아이들에게서 불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아이들 달래가며 처음이라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으니 한달 정도는 노력해보라고 격려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도 마음을 다잡고 버텨보려고 했었구요.
그러다가 또다른 문제가 불거집니다.
분명 동업 계약서 상에 명시했던 임대료가 실제와 차이가 있었던 겁니다.
또한 동업제의한 원장 본인이 저에게
자신은 임대료나 관리비를 하루라도 밀린 적이 없어서 건물주가 자신의 편의를 최대한 봐주기 때문에
임대료 조정이 마음껏 가능하다 했었는데
사실은 이게 모두 거짓이었던 겁니다.
건물주와 직접 통화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임대료는 물론 관리비 역시 많이 밀려있는 상태여서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내보낼 생각이었다고 하더군요.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실제로 관리비 청구서도 살펴보니(관리사무소에서 아무도 없을 때 찾아와서 우연히 제가 받아보게 되었는데)
관리비 역시 상당히 연체가 되어 있더군요.
상대 원장에게 지체없이 따졌습니다.
그랬더니 관리비를 선입금한게 있어서 밀린게 아니라 하더라구요.(추후에 관리소장에게 직접 문의해보니, 자기네들은 그렇게 선입금 받는 작은 업체가 아니랍니다.)
아무래도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 없어서 우리 계약 문제는 다시 생각해 보자고 하고
저는 다른 장소를 또다시 열심히 찾았습니다.
다행히 수업하기에 적당한 장소를 찾았고
저는 상대원장에게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왜 계약서 작성할 때와 사실이 이렇게 다른지를 따져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횡설수설... 도저히 말이 통하는 사람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계약서 상의 임대차 조건 등이 실제와는 매우 다르고,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저에게 고지하지 않고
거짓으로 기만하였으니 계약 무효를 통보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죄 없는 아이들의 학습에 지장을 줄 수는 없으니, 영어 수업은 계속해서 진행하시고
저만 따로 나와서 수학수업만을 진행하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2주간 사용을 했으니 관리비와 임대료(계약서에 명시된 임대료가 아닌 상대 원장이 주장한 임대료로)
2주치 정확하게 계산해서 주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받기로 했던 영어 학생 소개비 등은 한 푼도 못받았네요.
여튼 2주만에 주변에 있는 다른 장소로 이동해서 저는 수학에만 매진하여 학원을 운영하는데
그때부터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제가 도의적으로 자신을 무시하고 계약을 일방파기했다는 둥
전 학원에서 강사와 문제가 많아 한 밤중에 학원을 몰래 옮기고 도주했다는 둥
그래서 노동청에서 학원 운영 정지 명령을 내려 문 닫기 직전이라는 말도 안되는 소문들이 돌기 시작합니다.
(교육청이라면 또 모를까, 노동청이라니....)
아이들의 분위기가 어수선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더니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제 학원에 찾아와 수업중임에도 불구하고
권리금을 내놓으라며 고성을 지르고 방해도 하고
공공연하게 소문을 내겠다며 협박까지 하는데
세상에 이런 미친 X도 있구나... 싶더군요.
그러다가 교육청에서 점검을 나왔습니다.
허위 과대 광고로 민원이 접수가 되었다더군요.
그 때는 광고지 막 만들어서 받은 지 얼마 안되는 시점이었습니다.
물론 배포는 커녕 학원 내부에 늘어놓은 것 말고는 꺼낸 적도 없는 광고지로 허위 과대광고라고 민원이 들어오다니요.
안봐도 뻔했습니다.
교육청에서도 별 문제 지적 없었고, 본인들도 배포도 되지 않은 광고지로 민원이 들어왔다는게 황당하지만
업무 특성상 민원이 들어오면 나와서 조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양해를 구하더군요.
정말 너무 화가 나고 치가 떨렸지만
그래도 그 인간에게서 수업 받는 몇몇 아이들 때문에 참았습니다.
그랬더니 더 가관이더군요.
이번에는 아이들에게도 허무맹랑한 말들을 늘어놓으며
심지어 제가 사기 전과가 있고
학교도 본교가 아닌 지방 캠퍼스 출신이라고도 했답니다(제 졸업증명서까지 눈으로 확인한 사람이요).
제 욕하느라 수업시간을 다 보내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하고
수학 학원을 다른 곳 소개시켜 준다고 했다더군요.
이정도 되면 인내심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또 한번은 찾아와서는 제 아이들까지 저주하더군요.
제가 이모양이니 아이들도 불행하게 자랄 거라고...
참...
그동안은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서 찾아와서 난장을 피울 때마다 모든 내용을 녹음해 두었었고
그래서 더욱 반응을 자제하고 참아오기도 했지만
그런 말까지 들으니 저도 사람인지라 버럭하고 쫓아냈지요.
그 이후로는 조금 잠잠하길래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휙 돌아버리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는 것도 많이 봤으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고자 했습니다.
그냥 똥 밟은 셈 치자.... 하고 말이죠.
하지만 해가 바뀌면서 또 일이 터집니다.
그 인간에게 맡겼던 아이들이 결국에는 모두 그만두고
학생이 한 명 남게 되었다더군요.
인지상정이라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2014년을 마무리 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2015년을 맞이하던 때에 학생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인터넷 좀 들어가 보라고 하더군요. 웃기는 일이 생겼다며...
새해 벽두부터 혈압 올라 쓰러질 뻔 했습니다.
네X버와 다X에 나와있는 지역정보의 저희 학원 소개글에
제가 들었던 위의 저 소문들을 아이디 바꿔가며 쭉 쓰고
별점 테러를 해 놨더군요.
순간적으로 너무 화가 나서 당장 찾아가서 뒤집어 버리고 싶었지만
침착하게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그 댓글들을 모두 캡쳐하고 포털사에 댓글 비공개를 요청해서 처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캡쳐본을 가지고 법적인 자문을 구했더니
사이버명예훼손 죄가 성립한다더군요.
고소장을 작성해서 경찰서에 접수만 남겨놓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또 한 번 고민을 했죠.
괜히 이런 일로 머리 아플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했고
그래도 정신 차리겠지...라는 일말의 희망이랄까요?
그리고 뭣보다 그 남은 한 명의 학생이 순진하고 착한 학생이어서 마음에 걸립니다.
자...
그런데 또 한 번의 일이 터집니다.
그 남은 학생 한 명의 부모님께서 찾아오신거지요.
그 인간에게 제 학원이 이제 곧 문 닫을지도 모른다는 얘기에,
제 욕은 물론 멀쩡한 사람 사기전과 있는 것으로 몰아서 어머님께서 찾아오신겁니다.
일단은 어머님께 쓸데 없는 일로 신경쓰시게 해드린 점 사과드리고
일이야 어찌되었건 이야기를 듣고 오셨으니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대략 말씀드렸습니다.
학원 운영에 대한 걱정은 하지 마시고
저는 앞으로 그런 일과 관계 없이 아이들 우선으로 계속해서 열심히 수업을 진행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결국 그 어머님께서는 영어는 그만두시고 수학만 등록을 하셨구요.
이제는 더이상 봐줄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염려했던 학생 부분도 다 정리가 되었으니
사실 그 영어 수업 듣고 저한테 항의하시는 부모님들도 꽤 계셔서
환불도 제가 해주고, 못다니겠다고 징징거리는 아이들은
그래도 일말의 희망(수업에 대한 부분은 워낙 자신감을 보였으니)을 걸고, 아이들을 달래서 보냈던 제가
너무 바보같고 한심했습니다.
게다가 아이들을 통해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렇게 사랑하는 연X대 심볼도 구분을 못하는 건지 일부러인지
ㅇㅂ 마크를 버젓이 달아놓았다는 말을 듣고
확인해 보니 사실이더군요.
이정도 되면 미저리가 따로 없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모든 상황을 종합해서 그 상대원장을 형사고소하였고
최근 기소가 되어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검찰청에서 파견하는 중재인을 두고 합의를 해보는 것은 어떠하냐 하길래
상대원장에게 연락을 해봤더니 그냥 무시하더군요.
그래서 검찰청에는 그냥 처벌해 달라고 요청을 하고
검찰청에서는 검사처분까지 완료가 되었습니다.
이제 손해배상 청구를 위한 민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귀찮고 힘들긴 하지만 이런 사람은 뿌리를 뽑아야죠.
아주 영혼까지 탈탈 털어주렵니다.
여튼.... 회원님들은 항상 조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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