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쓸까말까 수도 없이 고민해보고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가 겨우 쓰게 됐습니다
연애사에 관해서 주변 친구, 가족, 지인들에게 물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똑같기에
조금이라도 다른 대답을 기대하는 마음입니다
본문 내용이 긴 관계로 본문 밑에 5줄 요약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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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자친구(이하 A)와 처음 알게 된 것은 '게임'입니다.
(게임에서 남녀가 사귄다는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주변에 열명중 한두명밖에 없더군요)
당시 전 백수(취업준비생)이었고 여자친구는 대학생이었습니다.
취업하기 전에 게임에서 알게 된 A와 시간대가 겹쳐서
매일 두세시간 이상씩 같이 게임을 하고 보이스톡으로 얘기도 하다가
소위 말하는 '친목질' 의 비난이 두려워서 결국 연락처를 공유하고 전화와 카톡으로 연락했습니다
그러다가 A가 한번 아파서 누운적이 있었는데 그때 밤마다 전화로 위로해주고 재밌는 얘기(게임 외적인)도 많이 하다가
결국 제작년 12월에 사귀게 되었습니다.
근데 당시에 A가 계속해서 만나는걸 회피하기에 이유를 물으니
이것저것 바쁜일이 많아서 여유가 없다고 기다려달라고 했고, 그렇게 작년 4월까지 기다렸다가
저도 취업문제와 이것저것 힘든일이 많아서 결국 크게 싸운뒤로 만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됐죠.
(그 이후로 A가 가능한 모든 연락수단을 끊어서 연락을 못했습니다...
저 또한 취업 문제로 게임까지 접었고, 헤어진 여자와 연락하는건 아닌것 같아서 시도도 안했죠.)
그러고 5월에 가까스로 취업에 성공해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게임할때 알고 지냈던 다른 지인들과 연락이 닿아서 연락하던 중 A가 저와 헤어진걸 후회하고 있다는 소릴 들었죠.
그 일이 있은 뒤로 며칠 뒤, A가 제 번호를 알고 전화를 했고, 사귀기 이전의 편한 오빠 동생으로 지냈습니다.
그렇게 8월까지 단순히 연락만 하면서 지내다가 A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릴 듣게 됐고
작년 8월 말쯤 큰 수술을 겪고서 병원에서 장기간 입원하여 투병생활 중이라는 소리도 듣게 됐습니다.
그 이후로 차츰 연락하는 횟수가 늘었고
그러다가 작년 9월 1일에 "퇴원하는 날 바로 만나자." 는 조건으로 다시 사귀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작년 10월 중순에 A는 병원에서 퇴원했지만
'감염의 위험'이라는 이유로 수술 후 3개월간 바깥 활동이 금지당했다고 하여 다시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또 다시 기나긴 기다림이 끝나고 12월 중순이 되었을때 비로소 담당 의사로 부터 바깥 활동을 허락받았다는 소릴 듣게 되었죠.
마침 크리스마스도 오기 전이고 잘됐다 싶어서 만나는 약속을 잡으려는 찰나
A가 수술 후 찾아오는 위험한 증상이 재발하여 약속을 2주 미뤘고,
그렇게 크리스마스 주가 되었는데 이번에는 사지가 심하게 아프다는 증상(A가 받은 수술의 환자들 10명중 3~4명은 같은 증상을 겪는다고 합니다)을
겪으면서 다시 기약없는 기다림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쯤 되니 저도 도저히 미치겠더군요.
이미 사진도 공유했고, 전화도 일주일에 4~5번씩 하고, 매일 카톡으로 연락하고, 할얘기 못할얘기 다해서
서로가 서로를 '한번도 만나지는 못했지만 이미 사귄지 반년 넘은 커플'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이제 한번만... 더도말고 딱 한번만 만나면 그동안의 기다림이 보상받으면서 저 또한 안심하고 다음 만남의 약속까지
몇달이 되더라도 기다릴 자신이 있기에 바로 오늘(2014년 1월 4일) 만나자고 했습니다.
근데 돌아오는 대답은 "아파서 못만난다." 라고 하더군요.
사지가 얼마나 아픈지는 모르지만 걷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하니 믿겠습니다.
하지만 저도 어떻게 보면 1년 이상을 기다린 사람이기 때문에 더 이상 참기가 힘들었죠.
마지막으로 부탁했습니다.
"너네 집 앞에서 얼굴만 비추고 들어가도 좋으니 딱 한번만 만나달라. 5분만이라도 좋으니 제발 만나달라."고 말이죠.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싫어" 라는 냉담한 대답이었습니다.
너무 화가나서 "5분의 고통을 참기 힘들어서 1년을 기다린 사람보고 또 기다리라고 하냐" 고 화를 내자 답이 없길래
연락을 끊고 한숨 자고 일어나서 이 글을 쓰게 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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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자면(세줄 요약은 좀 힘드네요)
1. 여자와 남자가 게임에서 만나서 사귀게 됨(사진, 연락처, 주소, 소속(학교, 직장) 및 신상정보 전부 공유)
2. 사귄지 1년(중간에 두달정도 연락 못함)이 넘은 커플인데 한번도 만나지 못함
3. 여자는 투병생활 중, 남자는 평범한 직장인
4. 만나자고 하니까 아프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미뤄짐
5. 5분만이라도 좋으니 얼굴만 보게 해달라는 부탁마저 아프다고 거절당한 상태
주변의 친구들(남자, 여자) 와 아는 지인, 직장동료 등 이런 얘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모두 얘기해 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이 "그런 여자를 왜 사귀냐. 헤어져라." 라는 대답 뿐입니다.
물론 이러한 대답의 전제 중에는 '게임으로 만난 여자' 라는게 반 이상 차지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기 힘든 약간 비정상적인 연애니까 그렇죠.
(하지만 게임에서 만났어도 현재 저는 게임을 접은지 반년이 넘은 상태고, 여자친구도 게임을 접었습니다.)
궁금한것은 정말 많지만 결론은
<이 여자... 과연 나랑 만날 생각은 있는걸까?> 라는 겁니다.
차라리 어장관리의 유형이어서 명품이라던가 비싼 음식을 사달라고 요구하면 알기도 쉽고
단순히 재미로 사귀는 유형이라면 벌써 헤어질 마음을 갖을텐데 그런것도 아닙니다
연락할때마다 매번 "만나고 싶다" 라고 하면서 보고싶다고 보고싶다고 징징대던 그녀가
막상 만나자고 하면 이런 이유 저런 이유를 대면서 회피하고 있습니다
아프다는 이유는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지만 집 앞에서 얼굴만 보고 가겠다는 것 조차 막는 이유는 대체 뭐죠...
만약, 얼굴만 보고 간다는것 자체를 믿지 못한다면
그동안 제가 보여준 모습이 못미덥다는 소리로라도 들릴테니 포기라도 하겠는데 말이죠...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충고나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