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를 어떻게 처음에 시작하게 됐는지 모르겠네요. 고등학교때 부턴가? 대학에 갓 대학에 들어갔을 때 부턴가?
언제가 됐건 지금 제 나이가 한살 빠지는 서른이니 십여년 가까이 오유를 했네요.
찾아보니 가입은 2011년에서야 했네요.. 그동안은 눈팅만 하다가 무한도전 맴버들이 종편 출연하는거 비판하고 싶어서 가입했던거 같네요ㅎㅎ
그동안 오유를 통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재미있는 자료들도 정말 많이 봤었고 덕분에 시사문제에도 많이 눈을 뜨게 되었구요.
아. 고양이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계기도 되었네요^^
그런데... 음... 언제부터 였을까요. 아마도 제가 부모님댁에서 독립하고 혼자 나와서 살게 됐을때 부터인거 같아요. 이 삼년 전이네요.
스마트폰으로 오유를 하게 된 시점하고도 비슷할거 같구요.
혼자있고 외롭고 하다보니까 점점 더 오유에 집착하게 된거 같습니다. 그래서 점점 마음 편하고 생각이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오유에 빠졌던거 같아요.
지금 제 모습을 보면 집에 있을때나 밖에서 잠깐 짬이 생겼을 때나 손에서 오유를 놓지를 못하고 있네요...
아침에 눈을 뜨면서 부터 스마트폰으로 오유... 일하다가 시간 나면 오유... 집에와서도 오유... 자려고 누웠을때도 스마트폰으로 오유...
하루에 못해도 두시간 이상은 오유에 빠져서 사는거 같습니다.
오유는 정말 재밌고 배울점도 있는 커뮤니티지만 전 그냥 재미를 위한것이 아닌 습관처럼 오유를 하고 있습니다.
베오베 봤다가 베스트 봤다가 볼거 없으면 껐다가 10분 있다가 다시 켜보고 볼거 없으니 또 끄고... 그냥 습관입니다...
그러다 보니.... 음... 스마트폰의 폐해일 수도 있겠지만 눈이 정말 많이 나빠지고 있는것이 느껴집니다. 눈이 항상 피곤하고 평생 글자가 잘 안보는다는 것을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요샌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간판이나 글씨가 잘 안보입니다.
또 기억력이 확연이 떨어졌다는것도 느껴집니다. 물론 '오유를 해서 기억력이 떨어졌다'는 옳은 명제가 아니지만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집착하고 있는
제 모습, 그리고 그 집착이 거의 오유를 향하고 있다는게 좀 두렵습니다.
또 저는 꿈이 있었습니다. 아니 지금도 가지고 있는 꿈입니다.
저는 음악이 참 좋아요. 특히 피아노 소리를 참 좋아합니다. 가수가 되는게 꿈이 아니라 제가 기쁠때나 슬플때나 피아노로 그 감정을 표한하고 싶고
궁극적으로는 간단하게라도 제 감정을 담은 노래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죽기전엔 꼭 이뤄보고 싶은 꿈입니다.
그런데 전 지금 그런것들을 이루고 싶다는 의미의 '꿈'이 아닌 그저 밤에 자면서 꾸는 '꿈' 정도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루기 위해 아무 노력도 하고 있지 않거든요... 오유를 끊는다고 당장 그 시간을 제가 제 꿈을 위해 투자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일단은 좀더 시간을 확보하고 결과적으론 그 시간을 제 꿈을 위한 시간으로 삼고싶습니다.
하아... 이렇게 긴 글 끝까지, 제 고민이자 각오를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냥 탈퇴하고 떠나도 끝이지만 그래도... 그냥... '오유'라는 제 오랜 친구한테 작별인사는 꼭 하고 싶었습니다...
이젠 오유를 떠나서 현실 세계에서 웃을 수 있는 일을 찾고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른 사람을 웃게 하기 위해 오유인들이 하는 노력,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했던 오유인들의 모든 일들,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뒤에서 조용히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