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 "독립군 탄압" 보도…김의원측 "사실무근, 법적 대응"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61·사진)의 부친 고(故) 김일련(金一鍊) 씨는 독립군이 아니라 일제하 만주국 경찰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월간조선이 17일 발매되는 10월호에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는 "(부친이) 한독당 비밀청년 당원으로서 김구 선생의 밀명으로 활동하다가 실종됐다"는 김 의원의 설명과는 상반된 것인데다, 김 의원측이 즉각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월간조선 "김 의원 부친은 만주국 경찰관 근무"
월간조선 보도에 따르면, 김학규 장군의 며느리 전봉애((田鳳愛·80) 씨는 최근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김 의원의 아버지 김일련(1919~1954?)이 광복 전 만주 유하(柳河)에서 경찰로 근무하면서 독립운동가를 색출해 취조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 경찰관으로 근무한 사실자체는) 그 주위에서 흩어져 살았던 김희선 의원들의 삼촌들도 다 알았을 것"이라며 사실 가능성을 간접 확인했다.
전씨는 '김희선 의원의 할아버지 김성범과 아버지 김일련이 독립운동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전씨는 또 "내가 김일련씨의 직책을 정확하게 알 수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면서 "김일련씨가 제복 입은 것은 못봤고, 사복을 입은 것만 봤다. 그러니 고등계인지 일반계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희선 의원 집안과 가까운 다른 익명의 증언자도 "일본이 패망하자 김일련씨는 남한으로 내려와 장사를 시작했고, 1949년 배에 물건을 잔뜩 싣고 중국으로 장사하러 갔다"며 "그후 러시아에서 납치돼 포로수용소에 수감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증언자는 또 김희선 의원이 1954년 러시아의 포로수용소에 갇혀 있는 아버지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하는 편지의 내용에 대해 "못 돌아올 것 같다는 내용이지, 독립운동 얘기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월간조선 "김 의원과 김학규 장군은 족보상 남남"
월간조선은 또 해당 기사에서 '광복군 제3지대장을 지낸 독립운동가 김학규(金學奎) 장군의 손녀 혹은 종손녀라고 주장해온 김희선 의원은 의성김씨 집안의 족보, 김학규 장군의 호적, 김학규 장군 며느리의 증언을 확인한 결과, 김학규 장군과 족보상 남남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1936년 발간된 '의성김씨 태천공파' 파보(派譜)와 1992년 제작된 '의성 김씨 대동보'에 따르면, 김성범의 아버지인 김순옥(金順玉)은 1897년 사망했는데 이때 김성범의 나이는 15세였으나 1900년생인 김학규 장군은 세상에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이다.
김학규 장군의 호적과 그의 회고록에 따르면, 김 장군은 '의성김씨' 김순옥(金順玉)이 사망한 지 3년 후에 '안동 김씨' 김기섭씨와 재가한 선우순씨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월간조선은 전했다.
이와 관련, 김학규 장군의 큰며느리인 전봉애씨는 "시아버님(김학규 장군)은 안동김씨"라며 "김 의원의 증조할머니인 선우순 할머니가, 희선이 할아버지인 김성범을 데리고 의사인 안동김씨 김기섭한테 시집가서 김학규장군을 낳았다"고 말했다.
그 동안 김 의원은 "증조모 선우순이 의성 김씨 김순옥과의 사이에 할아버지 김성범과 작은 할아버지 김학규를 낳았고, 안동 김씨 집안에 재가(再嫁)하면서 두 아들을 데리고 갔다. 친형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때문에 김성범은 '의성김씨', 김학규는 '안동김씨'가 됐다"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전봉애씨는 "시할머니(선우순)가 우리 시어머니(김봉수)에게 '남편이 죽고 혼자 되니 살 수가 없어서 아들 하나를 데리고 안동김씨 집안으로 시집왔다'고 늘 얘기를 했고, 그 얘기를 나는 시어머니에게서 들었다"며 “두 사람(김성범과 김학규)은 친형제가 아니다"고 증언했다고, 월간조선은 전했다.
전씨는 김학규 장군의 장남 김일현의 부인으로, 김일현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뒤 1950년 동두천 전투에서 7사단 1연대 중대장으로 전사했다.
한편 월간조선은 해당 기사에서 '김학규 장군의 후손들이 "김 의원이 독립군 가계임을 자처하기 위해 김학규 장군의 아버지를 바꿔버리는, 환부역조(換父易祖)를 했다"며 흥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의원측 "악의적 보도…반드시 법적 대응할 것"
이에 대해 김희선 의원측은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강력히 부인하는 한편, "일단 전봉애씨가 그런 증언을 진짜로 했는지 여부 먼저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측근은 16일 동아닷컴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르면 오늘, 늦어도 내일까지 구체적인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며 "자세한 내용들은 이때 한꺼번에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김 의원 본인도 이같은 보도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보좌진에게 보도 사실을 전해 듣곤 어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귀띔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식 입장 표명 때 밝히겠지만, (월간조선 보도에) 악의성이 있어 명예훼손 소송 등 법적 대응을 반드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준 동아닷컴기자
[email protected] ▼만주국이란?
1932~1945년 일본이 중국 둥베이(東北)지방에 세운 국가다.
일본 관동군(關東軍)은 1931년 9월에 '만주사변'을 일으켜 중국 북동부를 점거한 뒤 1932년 3월1일 '만주국' 성립을 선언하고 청조(淸朝)의 폐제 푸이를 집정에 앉혔으며, 수도는 신경(지금의 長春), 연호를 대동(大同)이라 했다.
일본은 같은 해 9월 일만의정서에 조인하고 '만주국'을 정식으로 승인했으며, 이어 독일·이탈리아·교황청·에스파냐·헝가리·폴란드 등의 일부 국가도 승인했다.
'만주국'의 국토는 랴오닝[遼寧]·지린[吉林]·헤이룽장[黑龍江]·러허의 4성(省)으로 인구는 3000만명에 이르렀다.
만주국의 실권은 관동군사령관이 장악했고 중국인의 국무총리 및 각부대신은 장식품에 지나지 않았다. 1945년 8월 소련의 참전으로 관동군이 괴멸하자 곳곳에서 민중반란이 일어나 푸이가 잡히고 '만주국'도 무너졌다.
- 2004년 9월 16일(목) 오후 4:17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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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그럼 그렇지. 이게 만일 사실(사실이겠지만)로 밝혀지면 얼마나 창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