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부쩍 쌀쌀해졌다.
방에서도 손발이 시렵다.
오랜만에 몸도 마음도 녹일 겸 입욕.
오늘은 궁금했던 익스페리멘터를 사용했다.
익스페리멘터의 한국 가격은 18,000원으로 굉장히 비싸다.
한 때 인터갈라틱과 함께 우주 느낌이라고 광고했던 것 같다.
14면체의 독특한 모양으로 색도 다양하다.
그래서 무슨 색이 날 지 궁금했다.
투하!
생긴대로 다양한 색을 뿜으며 풀린다.
보통 구형의 입욕제를 넣어도 뱅글뱅글 잘 돌지 않는데
이건 팽그르르 잘만 돈다.
주워보니까 우주선 모양이었다.
의도적으로 이렇게 녹도록 만들어진건가?
그런데 도대체 무슨 색으로 섞이는 건지 감이 안온다.
색의 조화가 이상해서 딱히 풀리는 모습이 영롱하거나 하지도 않다.
전혀 예쁘다거나 놀랍다거나 하지 않아..
이 촌스러운 색감은 뭐지?의 느낌이었다.
도대체 정체가 뭐니.
비싼 입욕제에서 색은 참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러쉬의 입욕제에는 일종의 컬러 테라피적인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다.
하지만 그 부분에서 익스페리멘터는 실패작이다.
사대강에 떠다니는 몹쓸 괴생명체 느낌..
실망을 감출 수 없다.
결과적으로 한강물같이 구린 색이었다.
잘 보면 반짝이는 펄들이 떠다녀서 이게 우주같은 부분인가 싶었지만
물색이 전혀 우주답지 않다.
힐링을 한다거나 마음을 차분히 한다거나 그런 심리적 기능은 전혀 할 수 없다.
오히려 불안하다거나 기분 나쁜 느낌이 들어 부작용의 측면이 강하다.
입욕하면서 책을 읽어서 무시했지만 입욕제로써 전혀 만족감을 느낄 수 없다.
18,000원 내고 구정물에 입욕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은 고객은 없을 것이다.
향은 알싸한 허브 향이 난다.
'빅 블루'와 쌍벽을 이루는 비추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