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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밑에 있는 글 중 길게 여러 질문을 여쭈어보았던 글의 작성자입니다.
긴 글이었음에도 친절하게 댓글로 의견을 말씀해주신 분들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어제 그 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무래도 '모 연예인은 불교인 것이 단점이다'라는 말을 제가 받아들이지 못해서 친구들과 다소 갈등이 있었던 것도 어제 만남을 가지게 된 원인 중 하나였고, 이야기 끝에 사고방식의 차이가 너무도 확연하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친 : 왜 그 말이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나 : 그렇게 타의 모범이 되고 국민적인 사랑을 받을 정도로 인격이 좋은 사람이, 다른 것도 아니고 종교가 개신교가 아니라고 해서, 그것이 단점이라고 언급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친 : 내가 단점이라고 한 것은 단지 '나와 다르다'는 뜻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말아달라.
나 : '단점'이라는 단어는 분명 잘못되고 고쳐야할 점이라는 뜻인데, 왜 그것이 '나와 다르다'는 뜻으로 표현될 수 있는가.
친 : 그 단어를 그렇게 사용한 걸 네가 이해 못하는 것을 나는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리고 애초에 불교 어쩌고 라는 말은 네가 먼저 꺼낸 것이 아닌가.
나 : 나는 그저 '그 사람이 불교 신자였구나'라고, 내가 뒤늦게 알게 된 것을 말한 것 뿐이다. 네가 '난 전부터 알고 있었다'라는 정도로 대꾸를 하리라고 생각했지, '그 사람은 그게 단점이다'라고까지 말할 줄은 몰랐다.
친 : 단점이라고 표현한 것이 왜 잘못인가.
나 : 종교의 자유가 분명히 있는데, 다른 종교 신자라고 해서 잘못된 점이라고 지적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친 : 너는 예전부터 몇 번 '종교의 자유'를 꺼내는데, 내가 강요를 한 적이 있었는가. 내가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을 찾아가 개신교로 개종하라고 강요할 것도 아닌 데다가, 그야말로 '나와 다르다'는 뜻일 뿐이었다.
나 : (여기서 고양이요정님께서 가르쳐주신 지식을 써먹었습니다) '종교의 자유'라는 것은,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강요를 해야만 침해받는 것이 아니라, 특정 종교를 가졌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비난받지 않을 자유 역시 가리키는 말이다.
친 : 그렇다면 나는 네가 '불교는 좋은 종교인데 왜 단점이라 불리워야 하는가'라고 한 말 역시 불쾌했다. 나는 내 종교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불교가 좋은 종교라는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네가 가끔 교회 관련한 범죄 이야기를 꺼내면 그걸 들을 때도 기분이 나빴다.
너는 개신교에만 그렇게 민감하게 구는데, 그건 네가 엄마와의 갈등으로 인해 감정적으로 구는 것이다.
저는 여기서, 지금까지 많은 시간동안 모태신앙이라는 이유로 생각없이 따라왔던 교회 생활에 회의가 든 나 자신에 대해 혼자 갈등하고, 책을 보고 인터넷을 검색하고 하면서, 조금씩 천천히, 그래서 결국 확고하게 다진 제 결심을 '감정적으로 개신교에 반발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심하게 답답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예전에 면담을 요청했던 그 전도사님은 저에게 0부터 10까지 중, 하나님의 존재를 믿지 않는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물었고, 저는 0에 가깝다고 대답했었습니다. 그때 전도사님은 어째서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것인지 놀라워했습니다. 또한 개신교가 말하는 영혼, 천국과 지옥도 존재하는지 알 수 없다고 하자 경악을 금치 못하셨었습니다.
나 : 내가 예전에 전도사님과 대화를 했을 때, 그분은 '개신교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너는 단지 엄마에게 반항하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개신교와 성경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단정을 내렸었다. 지금 네가 하는 이야기는 그 전도사님과 놀랍도록 똑같다. 나는 절대 그런 단순한 감정으로 신을 믿지 않는 것이 아니다.
친 : 나는 그 전도사님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너는 엄마와의 갈등이 예전부터 심해서 반발하고 싶다는 생각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개신교에 반감을 가지는 것이다. 만약 그런 일이 없었다면 너는 지금도 별 문제없이 교회에 잘 다니고 있었을 것이다.
제가 참 많이도 의지하고 믿고 좋아하는 친구인데... 이런 거리감은 처음 느껴보는 것이라 너무도 당황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전도사님, 친구 1, 친구 2, 그리고 인터넷에서 봤던 다른 개신교 신자들의 생각이 서로 말을 맞춘 것도 아닌데 이렇게도 같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놀랐습니다.
더이상 여기에 대해서는 대화를 지속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친구는 아마, '너는 신앙심이 깊어 절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불교 신자 역시 너희가 너의 종교를 최고이고 완전무결하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존중받아야 된다'고 한 말에, 불교는 좋지만 개신교는 싫다... 개신교만 싫어한다는 뜻으로 들렸지 않았나 싶습니다.
친구는 아마 무신론이라는 단어도 어제 제 입에서 처음 들은 듯 했습니다.
이 친구가 '네가 무신론...? 그거라고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개신교에 대해 감정적이 되어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건 순전히 네 반항심, 감정 때문이다'라고, 반복해서 말했습니다.
이 일도 있고, 또 다른 여러 말이 오간 후에... 어제 이후로 그 친구들과 많이 멀어졌습니다.
가족도, 친구도, 친구의 형제도, 모두 개신교...
넌 단순히 네 감정 때문에 개신교를 부정하는 것이다 라고 나를 결론짓는 사람들.
정말 이 세상에 혼자가 된 기분입니다.
오늘만 해도 너무나 소심하고 인간관계가 협소한 저는, 그냥 교회에 다니는 척 하면서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덜 외로운 게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몇 번 들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많은 생각 끝에 쌓아낸 가치관, 신념을 감추고 지내는 것이 더 힘들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 글 또한 괜히 길어졌네요.
그냥 제 푸념이었구나 싶습니다. 달리 어디 말할 곳이 없어서 이곳에 기대게 되었습니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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