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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하는 착각이 리더십은 자기 아래 사람을 잘 부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개인의 리더십은 자기 일의 주인이 되는 것, 자기 일에 전문성을 갖고 자기 일을 꿰뚫는 것이다. 리더십은 조직의 수장에게만 필요한 덕목이 아니라, 가장 말단의 존재에게도 필요하다.
2017년 양평군 행정사무감사를 참관하며 새삼 놀란 것이, 공무원이 집에 가져갈 수 있는 돈은 비록 적을지언정, 만지고 집행하는 돈의 크기는 엄청나다는 점이다. (군수의 공약을 실현시키기 위한 사업비가 1조 1천 4백억원이 넘는다) 수많은 사안들, 어마어마한 금액들의 홍수 속에서 담당자의 리더십을 새기게 된다.
사례 1. 행정력과 돈의 운용권이 개인의 권력으로 둔갑해버린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사안이 있다. 양평군은 문화예술을 관치하고 싶은 것일까? 문화예술이나 역사인문 콘텐츠를 다루는 공무원은 값을 매길 수 있는 것과 값을 매길 수 없는 것, 돈만 있으면 꾸밀 수 있는 것과 절대적으로 유일무이한 것, 관이 주도해야 할 일과 관이 지원해야 할 일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을 구분해내는 안목이 그 업무 담당자의 전문성이다. 명백한 개인의 비위 사실 건에서는 압류조치에 지지부진하던 부서가, 몽양기념관에 대해서는 그게 그렇게 문제삼을 일인가 싶을 정도로 미미한 사유를 들어 위수탁 계약을 해지하고, 소송을 불사한다니, 그 권력 적용의 기준이 명료하지 않다. 뜻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의 독단으로 흘러가는가 싶어 마음이 편치 않고, 결과적으로는 양평군의 이름으로 오만의 기록을 남기는 것 같아 보는 입장에서도 송구하고 부끄럽다. 원만한 봉합을 바라는 군의원의 중재안까지 거부하고, 법리 판단이라는 외길만을 주장하니, 담당 주체가 해결의 열쇠를 끝내 내던져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행정과 돈의 잣대로 재단할 수 없는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서로가 서로를 빛내주는 관계는 불가능할까? 우리 사회는 그것을 이룬 경우를 가리켜, 그 분야의 전문성을 살린 성공한 문화행정이라 하지 않는가.
사례 2. 개발부담금의 징수 의무가 있는 부서에서 체납된 개발부담금 94억원의 징수를 포기하고, 결손 처리, 즉 ‘군에서 손해 보는 것으로 처리’ 하는 것은 바람직한 결론일까? 담당부서원들이 94억 추징에 매달리기 보다는 결손처분의 확정에서 더욱 홀가분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의심하게 되는 것은 지켜보는 군민으로서 서글픈 노릇이다. 특히 개발부담금 부과 시점을 놓친 공무원의 오류에 대한 군의원의 지적을 목도하면서 그런 의심은 더욱 짙어지는 것이다. 리더십, 주인의식을 정말 1차원적으로 묻게 되는 대목이다. 내가 그 돈의 주인이라면 94억이란 돈이 포기하면 마음 편해지는 금액이 맞는가? 정말로 그게 내 돈이라면 그런 결론에 자족할 것인가?
공무원들을 놓고 지적하기에 앞서, 군수는 왜 감사장에 나오지 않는 것일까? 감사 첫날부터 군수의 참석여부를 확인하느라 진행이 정지되고, 군수님이 왜 자리하시지 않는지 군의원의 탄식이 터져 나왔다. 절대적인 결정권은 행사하되, 책임의 자리를 지킬 뜻은 없으신 것인가. 리더는 마땅히 최전선의 방패막이가 되어야 할 터인데, 공무원들만 보내시고 군수는 어디에 가셨나. 근엄한 군수의 명패만이 여러 날 째 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편 행정감사의 성패는 절대적으로 군의원들의 활약에 달렸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군의원의 사안 파악 수준이, 처음으로 그 자리에 와서 자료집을 들여다 보는 사람의 수준과 별다를 게 없다면 문제다. 수년간의 사업 진행 내력과 그 과정 중의 특이점을 선행 파악하고 질의하지 않는다면 행정감사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행간에 감춰진 오류를 사전에 파악하고, 다각적 관점에서, 심층적, 전략적으로 접근해야만 타성적이고 관행적인 업무 처리방식을 흔들어 깨울 수 있다. 시간 때우기 질의가 아니라 제대로 과녁을 맞춘 지적을 통해 문제의 재발 방지와 향후 개선방안을 도출해 내는데 이르러야 한다. 미진한 부분은 후속 보고서의 재감사를 통해 끝까지 추적되길 바란다. 공무원이 리더십을 갖고 일하지 않을 수가 없도록, 군민들을 대신해 날카롭게 감시해 달라. 군의원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
감사 기간 동안의 참관만으로는 보여지는 현상에 대해 그러저러한 사실이 있었나 보다 피상적인 파악에 불과할 뿐이며, 군 행정이 돌아가는 전체 주기를 잘 모르니, 문제는 어느 지점이었다고 꼬집어 적시할 수도 없겠다. 분명한 것 한가지는 행정의 전(全) 단계에서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더 좋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사실, 즉 다양한 주체의 “참여”가 절실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군 행정에 관심을 갖고 참관의 기회를 쉽게 흘려 보내지 않는 것,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발휘해야 할 리더십이라 하겠다.
별다른 예산이랄 것도 없이 자발적 기부와 봉사를 이끌어내 이것저것 사업을 모색하고 성과를 끌어내신 부서장께는 나가시는 길에 손이라도 잡아드리고 싶을 만큼 응원을 보내고 싶었다. 리더십을 가진 분이실 게다.
양평군 공무원들께 바라는 바는, 맡은 업무의 전문성으로 군의원과 군민을 압도해 달라는 것이다. 공무원 한 명 한 명이 전부 다 자기 일의 리더이다. 일에 끌려 다니고 일에 압사당하지 마시고, 자신이 아는 것이 전부라 믿지 말고, 현재보다 더 나은 수준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두시기를 바란다. 마침내는 본인의 업무를 꿰뚫은 자로서, 자기 일의 주인으로서, 의문을 던지는 군의원과 군민을 당당하고 떳떳하게 압도해 달라.
출처 | http://www.ypsori.com/news/articleView.html?idxno=113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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