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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960695
    작성자 : 익명aGhwc
    추천 : 0
    조회수 : 451
    IP : aGhwc (변조아이피)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01/02 12:26:08
    http://todayhumor.com/?gomin_960695 모바일
    짝사랑에 대한 고민입니다 긴 글이에요
    12월에 쓰고 지금 올리는 거 양해 부탁드려요
    그냥 주절주절 쓰다보니까 반말인 것도 양해좀 해주세요ㅠ




    ---------------------------------------------------------------

    내가 겁나 바보같기는 해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지금까지 지금은 27 이제 28 될 때까지
    너무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어

    나는 대충 외모는 지극히 평범. 걷다보면 지나갔는지도 모를 그정도. 
    대신 지나가는 도를 믿습니까나 전단지나 길찾는 사람한테는 엄청 잘보이는듯.

    여자애는 아담해 작고 귀엽고 몸만 보면 요즘 고1 같은?
    그런쪽에 관심 없어서 몸매나 그런건 유심히 안봤지만 글래머는 아닌듯
    디즈니 같은 거 좋아하고 처음 봤을 때 누구나 호감 갖는 외모야
    취향이 확고해서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 딱딱 나누는 편이고
    매너도 좋고 유머감각도 있어서 같이 있으면 재밌고 좋아
    친구한테 수수다고 하더라 얘기하면 배려심도 깊고 착해
    나한테만 이뻤으면 좋겠는데 쩝

    얘기를 하자면 겁나 길어
    이렇게 길게 짝사랑 한 사람 드물껄 어지간한 바보가 아닌 이상
    오죽하면 동생이 나보고 오빤 그 여자랑 결혼 못하면 진짜 ㅄ이다 라고 얘기하더라
    나는 이게 혹시 정신병이나 강박관념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 적도 있어

    뭐 중간에 아무도 사귀지 않은 건 아니지만 길어야 3개월이더라
    내가 진짜 좋아서 사귄 적이 없어서 그냥 미안한 마음에 엄청 잘해줬는데
    이게 오히려 독이 된 거 같은 느낌도 들어

    아무튼 여자애는 나랑 동갑에 초등학교 6학년 짝꿍이야
    둘이 엄청 재밌게 보내서 맨날 선생님한테 웃는다고 혼나고 벌서고 그랬던 기억도 나고
    가장 행복했던 학창시절의 기억이지
    내가 6학년 9월달 쯤 전학을 가서 헤어지게 됬는데
    그때 한창 싸이월드다 뭐다 해서 사람찾기 이런 거 엄청 많았거든
    걔 이름이 엄청 흔한 이름이라 남자도 많이 뜨고 그랬는데
    어렵게 어렵게 찾아서 메일 보내고 연락하고 지내고 그랬어 
    초등학교 동창 중에서는 아직도 그 애랑만 연락하고 지내
    중학교 때는 그애랑 1년에 한 두 번 만나기도 했어
    그 때 만나서 둘이 처음본 영화가 태극기 휘날리며를 코엑스에서 봤는데
    나 아직도 그 옆모습이 잊혀지질 않아
    여자애랑 본 영화가 고작 태극기휘날리며였는데.. 난 또 거기에 반하고
    중학교 때 한번 고백하긴 했는데 그때는 겁나 찌질해서 고백 같지도 않고
    받아줄리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나서 중학교 몇학년이지 걔가 외국으로 이사가고 나는 한국 살면서 계속 이메일로 연락도 하면서 지냈어
    얼굴은 잘 보지도 못했는데 같이 지냈던 때 생각 하면서 계속 혼자 몇번이고 반했던 거 같기도 해
    나는 계속 얘를 좋아하는데 너무 멀기도 하고 날 좋아하지 않는 다는 걸 아니까 그냥 참고 있었지
    내가 되게 자존감이 낮기도 했고 우울우울 열매 먹은 때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연예인 좋아하는 팬 입장이었어

    그러다가 나는 대학교 들어가고 얘는 외국에 있다가 와서 1년 늦게 들어가게 됬어
    그이후로도 종종 만나고 데이트 아닌 데이트도 하고 
    나도 뭐 기념일 마다 꼬박꼬박 선물하고 콘서트도 보여주고 필요해 보이는 걸로 선물도 사주고

    그리고 나선 내가 공익을 갔거든 눈이 나빠서
    그 동안 내가 너무 바보같은거야 
    어느날 만나서 자기가 소개받은 남자얘기를 하는데 결국 나중에 남자친구가 되긴 하지만
    아무튼 그 남자만나서 뭘 했느니 그리고 키스했다는 얘기를 나한테 하는데
    난 진짜 내가 표정을 감출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잘 되더라고
    헤어지고 집에 가는 동안 진짜 울 뻔 했어
    누구는 손도 못잡아서 힐끗힐끗 보면서 잡고싶다는 생각에 절절매고
    에스컬레이터 타면 뒤에서 보이는 묶은 머리에 삐져나온 몇가닥 보면서 아 이쁘다 하고 있는데
    내 앞에서 다른 남자랑 키스했다는 얘기를 하는 그 애를 보면서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는거야 한여자를 몇년이나 좋아하면서 뭐 하나 이루어 진 것도 없고
    쟤는 나를 뭘로 보는건가 날 갖고 장난치는 건가 싶어서
    메일로 이제 너 못보겠다고 
    너가 너무 좋은데 더 이대로 있으면 안될 거 같다고
    나도 다른 사람들 처럼 좋아하는 사람이랑 연애하고 싶다고 하고
    2년동안 연락을 끊었어

    다른 여자 만나고 싶은 생각도 안들고
    그냥 바보처럼 2년을 지냈어
    기계처럼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멍하니
    술은 안먹었어 무서워서 내가 술에 취하면 뭘 할지 몰라서 너무 무서운거야
    어두컴컴해지는 시간이 되면 별별 생각이 다 들지
    그 애는 내 생각은 할까
    다시 친구로라도 지내자고 할까
    별별 생각은 다 했지만 그렇게 무의미하게 2년을 소비하고 복학을 했지

    복학하고 그렇게 피하던 술자리를 어쩔 수 없이 마주하게 되더라고
     어느 날 술 기운에 결국 문자를 보냈더라고
    그런데 다음 날 보니까 생각보다 아무렇지도 않은거야
    뭐 너도 너 좋아하는 사람 만나길 바란다 너가 행복하면 된거지 하고 그냥 넘겼어
    그리고 나중에 얼굴이나 보자 이런 식으로 한번 얘기해서 만났는데

    아 진짜
    빌어먹게 이쁜거야
    옆에 송혜교나 김태희를 데려다놔도 얘랑은 비교 안될 거 같은 그런 기분
    나한테는 이 사람 밖에 없는 거 같다..
    누구와 몇 번을 거쳐와도 좋으니 나와 결혼하자
    그 날 걸었던 공사중인 삼청동 길거리가 그렇게 이뻐
    했던 얘기 하나하나가 너무 좋고 먹었던 수제비가 그렇게 맛있었어
    난 어쩔 수 없구나 싶었어
    막 고민했지
    좋아한다고 얘기해야 하나
    지금껏 좋아했지만 정작 고백한 적은 중학교 때 한번이니까
    걔도 내가 자길 계속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었으니까
    고백해도 될지 말지 친구로 지내야 하는건지 계속 망설였는데

    곧 남자친구가 생기더라고
    그 이후로는 연락 안했어 헤어지기 전까진
    예의가 아니니까 그냥 죽어라고 참았지 2년도 참았는데 더 못참겠냐면서
    가끔 얘가 힘들다고 남자는 왜이러냐고 징징대는 카톡 받아주면서 
    그래그래 그러는 내 속은 어떻겠냐 그런놈이랑 사귀지 말고 나랑 사귀면 내가 백배는 잘해줄텐데
    이런 생각 하면서 꼴에 베프라고 손가락은 위로의 말을 쓰고 있더라고
    종종 얘기하는 너는 내 친구다 하는 뉘앙스의 말을 들으면 다음날은 또 우울우울 열매를 처드시곤 했지

    그렇게 작년 겨울에 얘가 남자친구랑 헤어졌어
    나는 그동안 얘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니까
    그냥 들이대지도 않고 내가 니 옆에 있다는 사실만 인지시키고
    종종 만나서 영화보고 밥먹구 친구처럼 지냈지만
    한 번 한 번 만날 때 마다 점점 숨기기 힘들어지는 건 어쩔 수 없더라

    결국 올 해 2월에 고백했어
    눈오는 날 수북수북 쌓이는 눈 맞으면서 
    집으로 데려다주는데 
    아파트 놀이터에 가서 잠깐만 얘기하자고
    아마 눈치 다 챘겠지
    그 눈에 벌써 난처함이 감도는데
    난 얘기 해야겠어 차라리 거절당하고 차이는 게 낫지
    이대로 내 마음 숨기다가는 블랙홀이 생겨서 날 잡아먹을 거 같아서
    고백했지 너 좋아한다
    아무리 친구로 지내보려고 노력했지만 너가 너무 좋다
    근데 그 어색해 하는 표정 보면 내가 너무 나쁜 놈 같더라
    결국 안받아줬지

    나중에 물어봤지만 친구인 나를 잃고싶지 않았대
    난 도저히 이해가 안가
    서로 취업준비생이었고 힘들었을 때라 안받아줄 거라고 합리화 하면서
    그래 친구로 지낼 수 있다면 지내보자 하면서 지금껏 친구인 척 또 지내고 있지만
    얘는 내가 아직도 자길 좋아하는 걸 알아
    내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어떻게 잘 되면 이루어 질지도 모른다고 생각은 해... 쩝

    하지만 난 아직도 왜 나랑 친구로 지내자는 지 이해가 안가
    내가 너랑 다른 사람이 사귀는 동안에도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누군가와 결혼 하게 된다면 우리 만나는 게 옳은 일 일까?
    넌 나를 잃기 싫다면서 나를 잃기 전까지라도 그냥 친구로 지내고 싶을 뿐인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면
    정이 떨어질 법도 한데...

    올해는 진짜 친하게 지냈어
    원래 일년에 20번 보면 엄청 많이 보는 걸텐데
    올해는 내가 걔네 집 근처로 이사 가기도 하고 해서 자주 만났지
    다행히도 우리 둘 다 취업했어
    난 울산 발령받긴 했지만... 올 해 안에 다시 올라갈 거 같긴 해

    울산 내려가면서 그런 얘길 했어
    너 내가 다시 올라오기 전까지 남자친구 만들어라 이렇게 말하고
    속으로는 그래야 내가 널 안만나고 지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한 얘기지만
    솔직히 다시 올라가게 되면 다시 자주 만나고 그럴텐데
    난 친구로 계속 지낼 자신이 없어
    내 자신이 점점 망가지는 거 같아서 이젠 그만하던 어떻게든 해야될 거 같아

    사실 지금에도 엄청 죄책감 느끼는 일 중 하나가 처음에도 얘기했지만
    얘를 잊겠다고 소개팅해서 여자친구를 사귄 게 너무 아직도 그 애한테 미안해
    이러면 안되는 건데 나도 그렇게 되면 잊고 다른 여자에게 충실할 줄 알았는데
    뭐 내가 바람피우거나 그래서 헤어진 건 아니고 다른 이유이기는 했지만

    내가 어떻게 해야할까
    모르겠다 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내가 할 수는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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