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리터의 눈물, 정말 마음 한구석을 눈물로 꽉 채워주는 듯한 굉장한 드라마.
책도 나왔습니다.
처음 이 포스팅을 하기 위해 사진을 찾다가 이 포스터를 보고 마음이 찡해졌다. 이 사진 한장에 1리터의 눈물의 모든 내용이 담겨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아련해 지는 사진이다. 사진 위에 쓰여있는 어설픈 글씨까지 아야의 아픔이 콕콕 와 닿는다. 아야, 아코, 히로, 리카, 그리고 아빠 엄마와 아소군.
오프닝부터 슬픔이 꽉꽉 묻어난다. 파란 배경에 눈물이 떨어지고, 그 위에 글씨가 새겨진다. 1리터의 눈물. 정말 1리터 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도 이 드라마를 보는 동안 그 정도의 눈물을 흘린것 같다.
뛰는것을 좋아하는 아야는, 중3 수험생이다. 농구부에 있으며, 운동도 공부도, 뭐 하나 빠지지 않고 잘하는, 그리고 누구보다 밝고 명랑한 15세의 소녀이다. 칠칠맞은 면이 있어 자주 넘어지긴 하지만, 그것은 그저 성급한 성격때문이라 생각할뿐, 아무런 이상을 느끼지 못한다. 아야는 행복했다. 이렇게 파란 하늘에 뛰어 올랐을때까지만 해도 아야는 그 누구보다 행복했다.
아야는 명문고인 히가시고에 합격하게 되고, 가족들 모두 행복에 젖어있는다. 물론 아코만 빼고. 항상 잘난언니에 묻히는것에 아코의 최대 불만이다. 아야는 새로운 학교에서도 농구부에 들게된다. 좋아하는 선배는 아야에게 같은 학교 합격해 축하한다고 말해준다. 아야는 모든것이 행복했다. 척수소뇌변성증, 이라는 병을 알게 되기 전 까지. 아야는 그 누구보다 평범한 여고생이었다.
척수소뇌변성증_ 운동신경이 둔해지고, 물건과의 거리감이 없어지며, 결국엔 자기발로 설수도, 말할수도, 음식을 먹을수도 없게되는. 그래서 결국은 그렇게 죽어가는 병. 치료법이 없는 병.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능은 떨어지지 않아서, 자신의 처지를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게 되는, 잔인한 병.
아야의 주치의 미즈노 선생님. 아야를 통해 오히려 자신이 위로 받고 있어, 꼭 살리고 싶다고 말하던 미즈노 선생님. 미즈노는 척수소뇌변성증을 전문으로 하는 신경외과 의사이다. 아야의 현실을 돌리지도, 꾸미지도 않고 가장 현실적으로 말해주는 인물. 그래서 아야에게 어쩌면 조금 잔인하지만, 그만큼 아야를 돕고 싶어 한다.
이 드라마에서는 예전 GTO에 나왔던 인물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미즈노 선생님도 그 중 한분이다. 후지키 나오히토, 를 비롯해 아야의 재활 선생님이라던가, 아야의 두부가게에 자주오는 단골손님인 아주머니라던가. 사진을 찾을 수 없어 올리지 못하지만, 일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1리터의 눈물은 미즈노 선생님이 아야의 상태진전을 보기 위해 자신의 몸 상태를 하루하루 일기로 쓸 것을 아야에게 권유했고, 아야가 병을 겪는 동안 빠짐없이 쓴 일기가 책이 된 것이 1리터의 눈물이다. 아야는 서서히 손에 힘을 잃어갔다. 그래서 샤프로 일기를 쭉 썼지만, 어느날부터 일기를 쓰기 위해 손에 힘을 많이 주어야 했고, 그 덕에 자꾸만 샤프심이 부러져 더이상 샤프로 일기를 쓸 수 없었다. 그래서 아야는 펜으로 글씨를 쓰기 시작한다. 샤프로 글을 더이상 쓸 수 없었던 아야의 아픔이 느껴져서 아야의 펜 글씨를 보면 슬퍼진다. 펜으로 쓰고 싶어서가 아닌,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펜을 쓰는 아야.
아야의 곁에 마지막까지 남아있어주는 아소군. 실화를 엮은 아야의 일기인 책을 먼저 본 나로써는, 아소군이 애인처럼 진행되는게 조금 이해가 안 됐지만a 뭔가, 드라마니까 그럴수 있다 치고. 솔직히 내심 마리가 더 오래 나오길 바랬다. 아야에게 좀 더 기댈 수 있는 여자친구는 없게 나오는 것이 조금 마음이 아팠다. 사키와 마리는 정말 아야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준다. 매일 아침 등교와 이동시에 팔과 다리가 되어주고, 같은 농구부이고, 같은 중학교 동창으로서 항상 신경을 기울여 준다. 내가 가장 많이 울었던 아야의 히가시고 중퇴부분을 이후로 만나지 못하고 있지만, 아마도 실제로는 그 두 사람이 아야의 가장 힘이 되어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내에서 아소군에게 가장 감동받은 부분은, 8화쯤에 아야가 히가시고를 나오는 아야의 뒤편으로 합창대회 노래를 먼저 선창하던 모습. 다른 사람들은 너무 감동을 억지로 짜내는것 아니냐고 했는데, 그 당시에 어떤 말을 내뱉는것 보다 그 노래 한곡이 아야의 마음을 더욱 울렸을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이후로 3月9日의 음만 들려도 이젠 눈물이 난다. K의 노래 (라고 해서 엄청 놀랬다) 인 엔딩도 물론 슬프지만, 그 노래보다 역시 3月9日이 더 슬프다.
이 친구가 마리, 사키의 사진을 올리지 않는 이유는 마리가 아야에게 있어 더 큰 의미였다고 생각해서 이다. 중학교부터 아야의 모든것을 알고있던 마리는, 몸 때문에 부활동을 그만 두게 된 아야에게 화를 낸다. 왜 내게 한마디 말도 없이 그만두는 거냐고. 내가 너한테 고작 그런 존재였냐고. 아야때문에 항상 수업에 늦고, 아야때문에 손이 다쳐 농구시합에 못 나가게 되기도 하고, 또 아야때문에 점심시간을 반납하며, 아야때문에 항상 아침 일찍 일어나 교문앞에서 아야를 기다려야 하지만. 그래도 한번도 불평하지 않고, 오히려 아야가 대단하다고 말해주던 마리. 사키도 결국 힘들었다고 말하는 순간에도, 마리는 끝까지 아야의 편에서 울어줬다. 폐 끼치는 것 없다고. 저렇게 열심히 있는 아야가 대단하지 않냐고.
아야는 결국 하는 수 없이, 모두에게 피해가 되니까_ 라는 이유로 양호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서서히 근육이 느려져 필기가 느려지는 아야때문에 아야반은 자꾸만 진도가 더뎌졌고, 덕분에 모두의 불만은 터져나왔다. 아야는 학교를 나오기 직전 교실에서 이야기했다. 자신이 자신의 병을 알게 되고 다시 웃을 수 있게 되기까지 1리터의 눈물이 필요했던것 같다고. 그리고 1리터를 울었던 아야는 비로소 웃게 됐다. 아야는 양호학교에 들어간 이후 병의 진행속도가 남들과 달리 훨씬 빠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도 아야는 웃는다. 누구보다 노력해 자신의 다리로 걸으려 노력하고, 최대한 울지 않으려 애 쓴다. 그렇지만 자신도 서서히 느끼고 있다. 이제 더는 자신의 다리로 걸을 수 없는 날이 가까워 지고 있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엔딩에 나오는 자막을 다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자막만 보고 펑펑 울어버린 자막.
사람은 과거에 살고 있는게 아니에요.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는 거예요.
지금 나에게 가장 와 닿았던 말이 아닌가 싶다. 이 외에도 정말 아야의 일기는 주옥같은 말이 많다.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 보다, 지금을 살아가겠다는 말이나, 넘어진다 해도 다시 일어나면 된다라던가, 넘어진 뒤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보면 나는 살아있구나, 하고 느낀다는 말이라던가. 정말이지 아야는, 그 아픔속에서도 희망을 자꾸만 되세기고 또 되세겼다. 그리고 마지막 자신의 일기에 더이상 알아보기 힘겨울 정도의 글씨고 남겨둔다. 고맙습니다, 라고.
극 중에서 아야와 양호학교 기숙사를 같이 쓰던 언니 (일 꺼라 생각된다) 너와 같은 병에 걸렸고, 양호학교도 먼저 들어왔으니까, 모든게 선배야. 라며 웃으며 말하던 이 언니는, 1리터의 눈물 영화에 출연했다. 아마도 이 극에 대해서도 선배였으리라. 모든게 선배인 그녀의 연기는 빛이난다. 아야의 곁에서 힘을 주는 또다른 아야.
이건 개인적인 여담인데, 아코를 보는 내내 너무 이뻐!! 를 외치며, 한때는 아야보다 아코가 보고 싶어... 라고 생각도 했다OTL (초반에) 틱틱대는 아코 덕분에 웃기도 했고, 그런 틱틱거림이 나쁜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을때 울기도 했다. 상을 받았는데, 아무도 알아 주지 않아서 독한 소리를 하기도 하는 아코지만, 언니를 위해 히가시고를 졸업하겠다고 마음먹는 아코는 예쁘다. 그리고 보는 내내 아코를 어디서 봤지... 생각했는데, 어디서 본게 아니라 김정화를 닮았다. 나는 김정화 같은 얼굴을 너무 좋아한다ㅠㅠ
이분이 실제 주인공인 키토 아야. 극중에서는 이케우치 아야라고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실제 이름인 키토 아야로 나온다. 15세부터 25세까지 척수소뇌변성증을 앓으며 삶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힘겹게 힘겹게 써 내려간 소녀. 그녀는 누구보다 사랑스러웠고, 누구보다 당당했다.
1리터의 눈물은 내게 살아있는것에 대한 행복함과 아무렇지 않게 숨을 쉬고 뛰고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 인지를 깨닫게 해 주었다. 그리고 아무리 힘든 벽에 부딪혔어도 결국은 희망이 있다는 것 역시 알려주었다. 1리터의 눈물, 1리터의 희망의 빛과 함께 오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출처] 1리터의 눈물 (1リットルの, 2005) |작성자 엘양
책으로도 나왔는데..드라마가 제대로 많이 감동입니다.
일본드라마 특유의 유치함이 있지만 그 유치함마저 감동으로 날려버리는..
솔직히 몰입해서 본다면 안울고(적어도 눈시울이 붉어짐)는 못배길...
슬픈일이 잇으신가요? 펑펑 울고싶으신가요?
과감히 추천합니다.
처음엔 주인공의 미모에 혹해서 보게되더라도
한편한편 지날때마다.. 가슴이 찡해짐을 느끼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