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은 정말 내성적인 아이다. 그리고 감성적이기도 하다. 절대 딸에게는 뭔가를 하라거나 하지 말라고 직설적으로 말할 수 없다. 마치 내가 야단이라도 친 것처럼 아이는 큰 상처를 받을 것이다.
최근에는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법을 시도하고자 했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교훈적인 이야기를 딸에게 해준다. 베풀 줄 모르는 외로운 곰인형이나 반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 조랑말 같은 이야기들 말이다. 이것이 딸에게 요점을 이해시키는 가장 적절한 방법인 것 같다.
어젯밤에 실수를 저질렀다. 온종일 딸과 대화를 하면서, 아이의 시선이 내가 아닌 다른 곳에 가 있는 것을 보고는 정말 실망스러웠다. 그날 밤, 딸을 팔에 안아 들고 침대로 데리고 갔다. 나는 아이를 단단히 껴안고 옆에 앉았다.
"아빠, 오늘 해줄 이야기는 뭐예요?"
"음, 옛날 옛적에 한 소녀가 있었단다."
"나처럼?"
"너처럼. 이 소녀는 아주 똑똑한 아이였어. 하지만, 소녀에게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지."
"그게 뭔데요?"
"글쎄, 지금 말해주마. 사람들이 이 소녀에게 말을 할 때마다, 소녀는 사람들을 쳐다보지 않았어. 소녀는 천장이나 바닥, 혹은 벽에 있는 얼룩을 보곤 했지. 어느 날, 소녀가 홀로 숲속을 걷고 있을 때 한 마녀가 다가왔단다. 마녀가 말했어. '오, 정말 똑똑하고 훌륭한 아이로구나!' 소녀는 고맙다고 말했지만, 그때 소녀는 나무의 꼭대기를 올려다보고 있었어. 마녀는 매우 화가 났지. 그래서 소녀를 붙잡아서 마녀의 오두막으로 데려갔어. '왜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지?' 마녀가 물었어. 소녀는 잘 모르겠다고 했어. 소녀는 무척 겁에 질려 있었어. 마침내, 너무나 화가 난 마녀는 숲 주위를 돌아다니며 근처에 있는 동물들의 눈을 뽑았단다. 마녀는 눈으로 된 왕관을 만들어서 소녀의 머리에 씌웠어. 그래서 그 마녀가 어디에 있든 간에, 소녀는 항상 마녀를 쳐다볼 수 있었지."
내려다보니 나를 바라보고 있는 딸의 눈이 휘둥그레져 있었다. 나는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물론 마녀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단다." 나는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며 말했다.
딸은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나는 침대로 가면서, 내 이야기 때문에 악몽을 꾼 아이가 한밤중에 겁에 질린 채 내 방으로 달려올 거라고 예상했다. 놀랍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식탁 위에 왕관이 있었다. 눈들은 서로 다른 크기와 색을 갖고 있었고, 모두 분홍색의 시신경 줄로 엮어져 있었다. 내 딸은 그 옆에 서 있었고, 동시에 자랑스럽고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딸이 나를 향해 피 묻은 손을 들어 올렸다.
"이제 언제나 아빠를 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