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독재시절 반공교육을 시켰다고 참회한 원로교사들의 좌담회 내용 중에서 퍼온 내용입니다.[미디어 다음]


..............전략...........

질문 : 학생들에게 반공교육을 시켰다고 참회하셨지만 그간의 면면을 보면 나름대로 목소리를 내셨던 것 같습니다. 정해숙 선생의 '아람회 사건'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 같습니다만. 

정해숙 : '아람회 사건'은 전두환 정권 최초의 공안사건으로 불리고 있죠. 동료와 제자 등 6명과 함께 구속돼 2년 5개월 동안 옥고를 치렀습니다. 당시 친구의 딸 '아람이'의 백일잔치에 모였던 우리들이 모두 반국가단체 '아람회'의 조직원으로 둔갑했고, 광주항쟁에 대해 토론하던 중 "전두환 일당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이 '대통령 시해 기도' 혐의로 둔갑했습니다. 
전두환 일당이 피 묻은 손으로 정권을 잡았을 때 이대로 있으면 역사에 큰 빚을 지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터무니 없고 말도 안되는 일이었지만 어디 하소연할 때도 없었습니다. 5공화국이 막 들어서고 암흑의 시기였지요. 감옥살이를 하고 나오니 주위 사람들이 저를 멀리했어요. 그때 국가보안법이 무고한 사람을 괴롭힐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서로 의심하고 불신하게 만드는 법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냉대에 더 가슴 아팠던 시절입니다.

..............후략.....................



프로그가 덧붙이는 말.

국가보안법은 국가의 안보가 아니라 정권의 안보를 위해 쓰인 법이란 걸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얼마전 노무현대통령에 대해 욕설 연극이 잠깐 문제가 되었었죠? 만약 그 당시에 그런 일이 있었다면 그 분들 모두 감옥에 갔습니다. 어떤 법으로? 바로 국가 보안법입니다. 그리고 몇일뒤 신문 머리기사에 이렇게 나옵니다. 이름은 일명 "육시랄회 간첩단 일망 타진"으로

그리고 요새 각종 인터넷에서 대통령을 비판하는 수준을 넘어 욕설과 비하하는 분들. 바로 국가보안법으로 '인터넷간첩단'하나 조직되어서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 갔을 겁니다.

과거에 그랬지만 지금은 그런 일이 없지 않느냐? 안보를 지키는 법을 폐지하면 안된다 최소한 그런 나쁜 조항만 고쳐서 남겨놔야 한다라고 하시는 분들..

네. 지금은 안 그렇지요. 지금은 그렇게 악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왜냐하면 지금은 최소한 독재나 수구 세력이 집권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그런데 만약 한나라당이 다시 집권해도 마찬가지일까요? 그때도 경찰이, 검찰이, 법원이 국정원(구 안기부)이 지금과 같이 이법을 악용하는 일이 없을까요?

지금 우리 주변을 살펴봅시다. 집권은 노무현정부가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의 각종 수구세력들이 쿠데타까지 공공연하게 떠들면서 저항을 하고 오히려 더 큰소리를 치고 있습니다. 지금도 이런데 만약 그들이 다시 집권을 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우리가 현재 대통령도 마음껏 욕할 만큼 자유롭게 누리고 있는 이 민주주의 사회는 그냥 얻어진게 아닙니다. 멀게는 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운 독립운동가들로부터 가깝게는 독재에 항거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피눈물위에 만들어 진 것입니다.

이제 우리에겐 그런 민주주의를 더욱 다질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후손들은 단지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민족의 평화통일을 꿈꾼다는 이유만으로 감옥에 가고 고통받는 시절은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