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였는데요.
저랑 여동생, 엄마 셋이서 난리치는 아빠 붙잡고 쑈를 하고 아주난리였습니다.
일년에 한두번씩 아빠가 이렇게 난리칠 때가 있는데.
어릴때는 더 잦아서 저에게 깊은 트라우마로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남자사람이 갑자기 화를 내거 나하면 저한테는 정말 큰 공포로 다가오기도하구요.
지금은 횟수도 줄고 해서 어느정도 아빠와 대화도 하고 하지만...가끔씩 일어나는 이런일들도 너무 힘드네요.
엄마에게 다시금 이혼을 종용한 상태입니다.
..
결국 문제는 이러고나서 한참동안 아빠를 뜯어말리느라 부들거리는 팔목을 잡으면서
만나기로했던 남자친구와 만나서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돌아다니고 웃고, 선물도 주고받고 집에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남자친구 팔배게 배고 자다가 깼는데 갑자기 눈물도 펑펑 나고 그 팔도 너무 저려오고, 남자친구를 속이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남자친구는 분노할일에는 분노할 지언정, 쓸데없는 화도 내지 않고 자상하고 재밌는 사람입니다.
나이차이가 좀 나도 말도 잘통해서 정치, 전공공부, 사회 등등 정말 터놓고 얘기 많이합니다.
오래사귄건 아니지만 싸운적도 없어요. 서운한 일이 있으면 서로 대화로 오래오래 풀어나갑니다.
남자친구의 집안도 이상적일 정도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화목하고 경제적인 형편도 꽤 되는 집입니다.
그래도 남자친구는 저한테 다 말했었거든요. 부모님 하는일이 안되서 망해서 반지하 살던 시절하며, 아빠한테 맞았던 기억들 하며..
그러나 남자친구는 스스로 혼자 있는 시간들을 보내면서 스스로 극복을 잘 했더군요. 제가 부러워하는 면이기도 하구요.
저도 어느정도 저희집의 형편이나 이런건 말했지만..........이것만은 말한적이 없습니다.
아무리 CC여도 남자친구는 이제 졸업하는 데다가 남의 얘기를 남한테 하는 사람도 아니고.
정말로 제가 빨리 졸업했으면 좋겠다고.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얘기까지 서로 진지하게 한 적 있습니다.
그만큼 서로 이야기도 많이하고 믿고 그러는 관계에요. 물론 정말로 제가 남자친구 속을 다 알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어쩄든 제가 느끼기엔 그렇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정사 얘기를 하면, 남자친구가 계속 저를 안쓰러운 눈길로만 보게 되진 않을지..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그런것들이 하나하나 신경쓰이네요. 누구한테 이런 고민을 말해본 적도 없습니다.
항상 전 모든 고민을 혼자 참고, 혼자 울고, 혼자 해결하려했거든요.
얼마전에도 고민 하나 참다가 결국 남자친구 앞에서 울면서 얘기하게 되었는데.
남자친구가 진심으로 왜 이야기 하지 않았냐고, 얘기하지 않으면 모르지 않냐고, 그렇게 항상 혼자 쌓아만 둘거냐고
위로와 함께 타박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고민이나 그런게 있으면 꼭 얘기하자고 약속도 했구요.....
정말. 이야기해도 되는걸까요. 항상 저는 남자친구를 비롯한 주위사람들에게 밝고 건강한 이미지에요. 한번도 이런 모습을 꺼낸적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남자친구를 그만 속여야 할 것 같고...저도....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습니다. 제가 가장 믿는 남자친구에게........
혹시 애인에게 가정사를 이야기 해보시거나 한 분 있으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글이 너무 두서가없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좋은연말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