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화면을 찍은거라 화질이 안좋네요ㅠㅠ
학년 2학기 처음으로 4.5!
예전에 오유에서 4.5나온 성적들을 봤을 때 얼마나 부러웠는지ㅋㅋㅋㅋ
친구랑 같이 괴물들이라고 그랬는데
제가 4.5가 나왔네요.
가족한테 제일 먼저 말했는데 제가 생각한만큼 많은 칭찬이 돌아오지 않더라구요.
먼저, 제 이야기를 하자면 중학교 때부터 외고를 준비했어요.
그만큼 기대가 크셨는데 떨어지고 말았죠.
그래서 다시는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아서 고등학교가서 나름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래서 모의고사에서 만점 받을 때도 있었고 언수외 121 이 종종 나오곤 했어요.
그런데.....ㅋㅋㅋㅋ 수능에서 난생 처음으로 언수외 333.
대학교 최저를 못 맞추는 바람에 다 떨어지고
지금 다니는 학교에 수시 3차를 넣어 합격했습니다.
저는 수능을 친 다음부터 저희 집 미운오리였어요.
남들에게도 제가 어느 대학갔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한마디로 부끄러운 딸이었죠.
1학년 1학기 때 성적장학금을 받았지만
그 학교에서 전액도 못받는다고 하시고
빨리 취직이나 하라고 그러시더라구요.
그 뒤로 더 열심히 했지만 성적은 점점 떨어졌어요
확고한 목표없이 공부를 해서 그런지...
부모님께서는 1년이나 지났지만 제가 다니는 학교를 못받아들이셨습니다.
매번 실패자라고 하셨어요.
아직 19년 밖에 살지 않았는데 실패자라는 말을 계속 들으니까
처음에는 아니라고 부정하다가도 저 스스로도 점점 수긍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다가 여러 교육봉사활동을 하면서 점차 유치원 교사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고
마음을 다잡았죠. 교사가 되기 위해서 꼭 교직이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교직이수를 하려면 좋은 성적이 필수라 공부를 열심히 해야했죠.
팀플이 3,4 개씩 있는 중간고사 이후에는 하루에 3시간 이상 자본 기억이 없네요 ㅋㅋㅋ
원래 하루에 12시간은 잘 정도로 잠만보인데ㅠㅠ
솔직히 말하자면 지난 학기들보다 더 열심히 했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다만 공부하는 걸 즐겼어요. 열심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즐기는 거 같더라구요.
컴퓨터가 고장나서 피시방 가서 성적확인했는데
진짜 너무너무 기쁜데 소리도 못지르고ㅋㅋㅋ
동생에게 제일 먼저 말했는데 오히려 동생은 기분나뻐하더라구요.
자기는 이번 시험 못봤는데 누난 잘봤다고.
억지로 축하인사 받았지만 뭔가 비꼬는 거 같고, 엎드려 절받는 기분이라서 솔직히 서운했어요.
부모님도 잘했다고는 하시지만
이번에도 입시에서 실패했으니까 성적이라도 잘 맞아야 하는게 당연하지 않냐고 그러시고.
친구들도 이번엔 성적이 생각보다 안나왔는지 침울해 있어서 말도 못 꺼냈어요.
저는 단지 가족이 축하한다고, 얼마나 고생했냐고, 장하다는 말을 듣고 싶었을 뿐인데.
성적이 잘나와서 교직이수할 확률이 높은데
부모님께서는 빨리 취직이나 하라고 휴학하고 공무원 시험을 보라고 하시네요.
유치원 임용고시는 티오도 적고, 상대적으로 현재 유치원 교사이신 분들이 많이 보기 때문에 불리할꺼라고.
좋은 성적을 받았기 때문에 조금은 저의 꿈을 지지해 주시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설득을 하려고 해도 자기가 생각하는 바가 있으면 다른 사람이 뭐라 하든 그것만 고집하시는 경향이 있으셔서
설득하기도 힘들어요. 더구나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니까 제 설득이 전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네요.
제 인생 제가 사는거라 제가 결정하는 것이 맞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실망만 안겨드렸으니 빨리 공무원 시험준비해서 합격해서 기쁨을 안겨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제 말다툼하는 것도 지치구요.
ㅋㅋ 제가 봐도 제가 한심하고 답답하고 갑갑하네요.
밖에 나가면 결단력있다는 말도 듣고, 종종 다른 사람들을 이끌어나가기도 하는데 왜 집에만 오면 이렇게 되는지 모르겠어요.
한번도 이런 이야기를 다른 사람한테 해 본적이 없어서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썼더니
마음은 편하네요:)
사실 성적이 잘나와서 자랑게에 쓰려고 했지만
성적이 잘나와도 여전히 부모님의 생각엔 변함이 없기 때문에 고민이라서 이렇게 쓰게 되었어요.ㅠ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좋은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