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당내 핵심 간부들이 대거 참여하는 특정 조직의 회의 중, 반대 정파에 대한 탄압을 조직적으로 모의한 의혹이 드러났다.
지난 7일 <리얼뉴스>가 정의당의 한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해당 회의는 정의당 내 여성주의자들과 당내 정파인 ‘진보결집 더하기’ 소속의 고위 당직자를 비롯한 당내 핵심 간부 등 70명 이상의 활동가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회의록을 통해 드러난 이들의 조직적인 모의 행위는 ‘반대 정파에 대한 고소’, ‘당원게시판 폐쇄’, ‘반대 정파에 대한 탄압’ 등으로 요약된다.
이들은 지난 2016년 당시 ‘메갈리아’, ‘워마드’ 등 극우여성주의 성향 커뮤니티에 대한 당 차원의 옹호와 ‘당 간부의 성폭력 사건 은폐 의혹’ 등 당내 분규에 대한 일부 당원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이같은 모의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첫 번째 모의 대상은 정의당 홈페이지 내 당원게시판이었다. 당원게시판을 중심으로 해당 분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참여자들은 비판 세력을 “새누리(당) 프락치로 몰아야 한다”, “노회찬을 공격해 당게 폐쇄의 당위성을 깨닫게 해야 한다”는 등 당원게시판 내 계획적인 여론 조작과 폐쇄를 모의했다.
심지어 “피씨방에서 유동닉(익명)을 이용해야 한다”, “특정인 지목을 하지 않으면 명예훼손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까지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론조작이 여의치 않자, 이들은 아예 당원게시판을 폐쇄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틀었다. 지난 3월 초, 정의당에서는 ‘당원게시판 폐쇄에 대한 설문조사’라는 괴문서가 일부 당원들의 SNS를 중심으로 공유되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당 홍보팀에서는 “당 관계자가 만든 설문조사가 아니다”라며 “설문조사 제작자를 아는 당원은 당에 제보해달라”고 해명했으나 이번에 공개된 회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이 설문조사 역시 당원게시판 폐쇄를 주도했던 여성주의자 모임 소속 당원이 작성·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메갈리아-워마드’ 사태 당시 워마드 운영자가 ‘정의당 당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는 당원들이 집단 고소를 당한 사건이 있었다. 이번에 입수한 회의록 내용을 보면 해당 고소 사건 역시 정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정치공작이었음을 증명하는 발언들 역시 대량으로 나왔다.
또한, 당기위원회를 장악하는 방식으로 반대 정파 당원들을 축출하기 위한 모의 사실도 밝혀졌다. 당기위원회는 당원에 대한 징계를 관장하는 당내 기구다. 이들은 당기 위원들을 여성주의 성향 당원들로 채워 넣는 방법으로 당기위원회를 장악한 뒤 반대파 당원에 대한 축출 시도를 모의하는 정황의 대화를 주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