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에게 "민주당 추천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는데 민주당이 제기하는 부분과 일치하는 게 많다"며 포문을 열었다.
백 의원은 "청문회 준비과정에서 헌법재판소에 후보자와 가까이 지낸 분으로부터 의미 있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민주당이 추천했기 때문에 통합진보당 사건 심리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소수의견을 낼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다고 한다"고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가 즉각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정정했으나, 백 의원은 "제가 헌법재판소 (내에 김 후보자와) 가까운 데서 들었다"고 강변했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반대, 교원노조법 위헌 의견, 국가보안법상 동조행위 처벌조항 위헌 의견 등 김 후보자가 피력했던 소수의견들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모두 민주당의 입장과 일치했다고 공격을 이어갔다.
곽 의원은 "(김 후보자가 낸 소수의견 중) 오로지 민주당의 주장만 추종하는 사례가 20여 건"이라며 "왜 유독 김 후보자만 민주당의 주장을 맹목적으로 따라갔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억지 주장이 이어지자 김 후보자는 불쾌해하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김 후보자는 "저는 결코 민주당 의견을 따라가서 제 의견을 낸 적이 없다"며 "민주당 의견을 똑같이 따라갔다는 것은 저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맞받아쳤다.
곽 의원이 발언 시간 초과로 마이크가 꺼졌음에도 계속해서 이와 유사한 취지의 질문을 던지자 김 후보자도 즉시 응수했다.
김 후보자는 "특정 정당의 주장을 따라갔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렇다고 하면 다수의견은 다른 당을 따라갔다는 논리가 가능하지 않나. 저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단호히 반박했다.
자유한국당의 억지 주장에 꽉 막혀있던 청문회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일침 덕분에 시원하게 뚫렸다.
박 의원은 "김 후보자는 구 군형법 제92조의5(현 92조의6) '계간이나 그 밖의 추행'에 대해 위헌이라는 내신 적 있죠. 그 결정을 보니 민주당을 추종하는 게 아니라 저를 추종하는 것 같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는 유사한 의견을 냈다는 이유만으로 '김이수 후보자가 민주당을 추종한다'고 억지부렸던 자유한국당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박 의원은 "92조의6 폐지 법안을 발의하는데 민주당 의원들 대부분이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이었다"며 "여기 있는 저와 진선미·금태섭·권미혁, 이렇게 4명의 의원들만 발의에 참여하거나 지지 의사를 표명했고 나머지 의원들은 그런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사형제 폐지 의견도 가지고 있죠"라고 질문한 뒤 "역시 저를 추종하는 것 같다. 민주당은 사형제 폐지에 대해 의견이 많다"고 유사한 예를 들었다.
박 의원은 또다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나 모욕죄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기 때문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죠"라고 물으며 "역시 저를 추종하시는군요. 민주당 내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굉장히 많은 이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같은 질문을 잇달아 던진 후 "저하고 생각이 비슷하다고 해서 저를 추종한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미소를 지으며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할 수 있는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조금 터무니없죠?"라며 "김 후보자가 다뤘던 사건이 1,300여 건이 넘는데 소수의견, 즉 반대의견을 낸 것은 10%에 불과하다. 그럼 나머지 90%는 당시 여당을 좇아서 판결을 내린 것인가"라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다시금 일침을 가했다
오늘도 열일하는 박주민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