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본인은 2010년 1월에 전역을 하였음.
전역한지 2년이 지나서 3년이 다되가는 이 시점에, "진중권vs간결" 토론(토론도 아니지..학살)을 보고 개같았던 선임놈의 스토리가 떠오름.
2008년 3월에 자대배치를 받고 침상에 앉아서 눈동자 굴리며 눈치를 보고 있었는데 왠 상말놈이 나에게 다가옴.
병장은 몇명 없었고 그나마 그들도 말년휴가를 나갔던 중이라, 상말이 실세이자 왕고였음.
처음에는 나를 비롯한 신병들에게 관심을 엄청 보였으나, 그 관심은 "나를 떠받들어라" 라는 암묵의 지시가 섞인 관심이였음.
군입대 전에 "군대를 가면 사람이 유치해진다." 라는 얘길 들었던 터였지만, 막상 겪어보지는 못했음. 그러다가 그 선임새끼 덕분에
"아..이래서 유치해지는구나" 라는걸 깨닫게 됨. 애들에게 별에 별 말같지도 않은 질문을 하고 다님.(내가 몇개월 남은 줄 아냐, 내 위에 몇명이 있는줄 아냐, 내가 너를 괴롭히면 안되는거냐 라는 등등) 동기녀석들은 딱딱하게 굳어가지고 "잘 모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이러고만 있는걸 보니까 내가 다 답답했음. 본인은 원래 말 안통하고 답답한걸 안좋아하는 편임. 그래도 지금 있는 곳이 군대이기 때문에 조용히 넘어가고 싶었음.
그러다가 그 선임새끼가 나에게 질문을 함. "너 딱 보니까 너는 센척 존나 많이 할거 같고 정의로운 척 존나 많이 할거 같다ㅋㅋ 그치?"
이거 뭔 ㅄ같은 소리인가 싶기도 하고, 질문의 의도가 뭔지를 모르겠어서 "어떠한 의도로 하신 말씀이십니까?" 라고 물어봄.
그러자 그 선임새끼가 하는 말이, "너 막 애들 앞에서는 정의로운척 하면서 막 신호등 빨간 불 아니면 안건너는 척 하고, 친구가 깡패한테 맞고 있으면 그냥 보고있을 새끼 아니야?ㅋㅋ" 라고 함.
슬슬 기분도 나빠지고 그새끼는 이걸 즐기는거 같았음. 나는 내 나름대로의 논리를 펼쳤음.
"제가 그렇다 안그렇다 얘길 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상황에 맞춰서 행동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기 신념이 있고 고지식하다면야 차도 안오는 횡단보도에서 무단횡단을 안할겁니다. 하지만 주변사람들이 그걸 보고서 욕을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엄연히 따지면
고지식한 사람의 입장에서 "차 없을때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은 법을 어긴 사람으로 볼 것이고,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은 "차 없어도 신호 기다리는 사람"을 고지식한 멍청이라고 생각을 할테니 서로 피차일반 입니다."
이렇게 말을 하고 나니까 조금 아차 싶은게 있었고, 지금 생각해도 아차싶었음.
그때 '아차!' 했던건, 이 말 안통하는 ㅄ새끼를 더 오래 상대했다간 나만 힘들고 주변 선임들도 좋게 안볼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고
(그래도 천만다행으로 우리부대에서는 "이등병은 말 못붙인다." 이런 악습이 없었음. Free talking의 분위기였음.)
지금 '아차!' 하는건, 말이 안통하는 사람을 굳이 상대했어야 할 필요가 있나 싶었음.
하여튼 서로 얘길 주고받는데 그 선임새끼가 대뜸 이러는거임. "왠지 너는 그럴 새끼야. 내 생각이 확실해. 아니라고 말 할 수 있어?ㅋㅋ"
라고...ㅋㅋㅋㅋㅋ진심 어이가 없었음. 그날 또 교육훈련장을 도보로 20분 이동하는 날이였는데 내내 이 얘기만을 함.
"너 내가 한 말이 틀렸다는 증거를 대봐ㅋㅋ 친구들한테 편지를 쓰든가, 전화를 하든가 해서 니가 그런새끼가 아니라는걸 증명해봐ㅋㅋㅋ
증명 못하면 넌 내 예감대로 그런새끼야ㅋㅋㅋ",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걸 증명해봐ㅋㅋ" 라는 등..
속에서는 존나 끓어올라서 "마음대로 생각하십시오!" 라고 하고 싶은데 그랬다간 주변에서 욕을 바가지로 처먹을거고, 가만히 있자니 그 새끼의 논리대로 되는가 싶었음. 나는 계속 "추측을 하지 마시고, 제가 그럴거 같다는 이유와 근거를 대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라고 반박하면 그새끼는
"내 느낌이 그래. 나는 니가 그런 새끼라고 확신해. 아니라고 증명해봐ㅋㅋ"라고 함.. 계속 이짓이 이어지는데 그순간ㅋㅋ
맞선임이 나에게 뭐 시킬게 있다고 나를 데려감. 알고보니 계속 언쟁하는걸 보고 있었는데, 듣고 있는 주변사람도 피곤해서 빼왔다고 함ㅋㅋ
하여튼 그 선임새끼는 그렇게 내내 허세+센척 하다가 말년에 찔러서 영창을 갔다오고서 전역대기 함.
그때서야 나도 그 선임새끼에 대한 긴장도 풀리고 나도 부대 분위기 적응 한지라, 별 거 없는 놈이라는걸 알게 됨.
전역하고 나서 한번 전화온거 내가 받았는데 그냥 네~ 네~ 만 하다가 끊었음ㅋㅋ
결론 : "계급 믿고 말도 안되는 이빨 까지 맙시다. 근거없는 주장은 오히려 자기 무덤 파기입니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