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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952955
    작성자 : 익명aGdta
    추천 : 11
    조회수 : 668
    IP : aGdta (변조아이피)
    댓글 : 103개
    등록시간 : 2013/12/26 06:00:11
    http://todayhumor.com/?gomin_952955 모바일
    착하게 살지 말래요
    며칠전에 친구랑 진득하게 술먹으면서

    친구 한테 들은말이에요 "착하게 살지마라"

    뜬금없이 무슨 소리냐 하시겠지만, 한 번 들어보실라우?

    곧 달력을 바꾸면 24살되는 평범한..아니, 평범해지고 싶은 남오징어입니다.

    23년을 살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 착하다

    어릴 땐 착하다라는 칭찬이 듣기 좋아서 그랬는데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를 다니는 지금은

    말 그대로 '모든 사람이 저를 좋아해줬으면'하는 마음에서

    착하게 사는거 같아요,

    감정적인 부분에서든 육체적인 부분에서든 금전적인 부분에서든

    제가 남들보다 더 대인배이거나 체력이 좋거나 돈이 많은 것도 아니면서

    어떤 일에서 항상 손해보는게 마음이 편해요, 안 그러면 그 관계되는 사람이 

    저를 싫.어.할.까.봐요


    1. 저는 남들과 다투는 것을 못해요
       
       저도 제가 원하는게 있고 기분 나쁠 때가 있는데, 그걸 표현을 못해요 그래서 제가 겁나 한심해요
      가령 누가 제 자존심을 건드는 말을 했다던지 비꼬듯이 나오면 허허허 하면서 웃어 넘기고 
      그게 반복되면 혼자 속앓이 하고 그래도 겉으로는 티안내고 그냥 허허허 하고 
      만약 거기서 제가 받아치면 감정싸움으로 번질까봐요 서먹서먹해질 것 같고 그냥 지금 참으면 아무일 
      없을 것 같기도 하구요, (결국 반복되면 혼자서 아.. 이사람은 아닌거 같다, 하면서 멀리하게 되구요)

     연애도 마찬가지에요 
    좋아하던 여자애가 있었어요, 밥도 먹고 손도 잡고 영화도 보고 
    좋았어요, 고백을 했는데 거절 당했어요 그리고 다다음날 남자친구가 생겼더라구요
    정말 슬펐는데 그날 저녁에 친구들이랑 술먹으면서 제가 뭐랬는 줄 알아요?
    "하  날 거절할 때 진짜 마음 아팠겠다, 미안해서 우짜냐 괜히 고백했다"
    이랬대요 취중이니 진담이었겠지요 하...병신
      
    2. 저는 제가 조금 더 고생하는게 마음이 편해요
     
       가령 친구랑 둘이서 노가다를 하러 갔잖아요?
      제가 친구보다 체력이 좋거나 몸이 좋은 것도 아닌데,
      가령 둘 중에 한 명이 조금 더 어려운 일을 해야 한다고 하면
      차라리 제가 가는게 마음이 편해요,...
      한 번은 손해보는 느낌이 싫어서 이기적으로 편한 일 하겠다고 갔는데
      일하는 내내 신경쓰이고 내 욕 하고 있을 것 같고 그냥 싫어요
      그래서 거절도 잘 못해요, 이래 저래 부탁 들어주다가 정작 내일은 뒷전이고
      혼자선 되게 스트레스 받는데 그렇다고 거절 하려니까 괜히 미안하고 다신 못 볼것 같고
      결국은 제자리.,

    3. 저는 돈을 안 내거나 덜 내는게 싫어요

      예를 들면 친구랑 치느님을 한 번 뵙고
      계산을 하려고 계산대 앞에 서면
      손님 19000원입니다 이러잖아요?
      그럼 뭐 기분 좋게 잔돈 나누기가 불편하니까 제가 만원을 내요
      뭐 여기 까진 좋아요, 쿨하고 얼마나 좋아요
      근데 매번 제가 내니까 그리고 무서운건 같이 있는 친구가 그걸 당연시 여긴다는걸 알게 되는 거에요


    친구한테 진지하게 이런 고민을 털어 놨더니
    친구가 착하게 살지말래요 
    넌 너무 착한 병신이라고
    세상 사는데 제일 중요한건 니자신이라고 그러대요
    너무 고마웠어요

    요즘 생각이 너무 많아요
    세상은 이렇게 삐뚤고 험한데
    난 혼자서 너무 청승떨고 있는 것 같고 멍청한 것 같고 순진한 것 같고
    언젠가 한 번 크게 데일 것 같아서 겁나고 쪽팔리고 괜히 자신감 떨어지고

    23년을 이리 살아왔는데 하루 아침에 바뀔리도 만무하고
    천천히 고쳐 나가고 싶은데

    조언좀 부탁드립니다.
    좀더 치졸해지고 악랄해지고 싶다는게 아니라
    현명하게, 융통성있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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