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거들의 중국행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 부산 아이파크의 미드필더 박종우가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부리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휴식기 동안 K리그 클래식에서 중국 슈퍼리그로 이적한 선수만 해도 10명이다. 가히 'K리거 대이동'이라 봐도 무방하다.중국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축구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2006 독일 월드컵서 이탈리아의 우승을 이끌었던 마르첼로 리피 감독서부터 이탈리아 국가대표로 17경기나 뛴 공격형 미드필더 알레산드로 디아만티가 광저우 헝다에서 뛸 정도로 세계적인 선수들이 합류하고 있으니 이웃나라이면서 아시아의 축구강국인 한국선수를 눈독 들이는 것은 당연지사. ↑ 중국리그로 이적한 K리거들(데얀-박종우-조병국). 스포츠코리아 제공
↑ 전북 주장 출신의 임유환(왼쪽에서 두번째). 스포츠코리아 제공
↑ 부산 아이파크 시절의 박종우. 스포츠코리아 제공
↑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 데얀. 스포츠코리아 제공
국가대표에 정기적으로 소집되는 국내 선수(하대성, 박종우 등)부터 국내무대에서 최고급으로 인정받던 선수(이지남, 윤신영 등), 외국인선수(데얀, 에닝요 등)까지 그 면면은 다양하다. 포지션별로 중국행이 이어지면서 각 축구 커뮤니티에는 '중국에서 K리거 출신 대표팀 만들어도 되겠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그렇다면 정말로 이 선수들로 포메이션 꾸며보면 어떨까? 아직 이적이 불확실한 곽희주(수원), 김형일(포항)을 제외하고 중국리그로 이미 확정된 K리거 출신으로 포메이션을 꾸며봤다.(*이적선수 없는 골키퍼와 FC 도쿄에서 광저우 부리로 이적한 장현수는 K리그 경력 없어 제외)▲수비이지남(대구 FC-허난 전예) : 이지남은 중앙수비수가 주 포지션이지만 풀백도 가능해 왼쪽 풀백으로 내세웠다. 2004년 서울서 데뷔한 후 경남과 대구를 거친 이지남은 통산 130경기에 출전해 9골. 지난 시즌 뛰어난 활약을 인정받아 국가대표팀의 1월 전지훈련에도 함께했지만 A매치 데뷔는 실패했다.임유환(전북 현대-상하이 선신) : 전북 주장 출신의 중앙수비수 임유환은 지난 7월 팀 무단이탈로 임의 탈퇴됐지만 중국에서 새 둥지를 찾았다. 일본 교토에서 데뷔해 전북과 울산 등의 팀을 거쳤다.윤신영(경남 FC-장수 세인티) : 경남의 주전 중앙수비수인 윤신영은 올시즌 32경기나 출전했을 정도로 팀 수비의 핵. 상무에서 군복무도 마쳐 병역에서도 자유롭다.조병국(주빌로 이와타-상하이 선화) : 이번 이적 선수 중 유일하게 일본에서 중국으로 건너간 경우다. 성남의 2006년 리그 우승, 2010년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주역이면서 국가대표로 11경기 뛰었다. 여기서는 오른쪽 풀백으로 맞췄지만 원래는 중앙수비수가 주 포지션이다.▲미드필더손대호(인천 유나이티드-항정우 뤼청) : 성남시절(2005~2008)이 전성기였던 손대호는 무서운 투지로 포백을 보호하는 역할의 대가였다. 2007년에는 아시안컵 대표로 총 7경기나 뛰었을 정도로 당시 핌 베어백 감독의 신임을 듬뿍 받기도 했다. 공익근무를 하며 축구를 2년간 쉬었지만 돌아온 후에도 여전한 기량을 선보이기도 했다.박종우(부산 아이파크-광저우 부리) :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으로 유명한 박종우는 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인 기성용과의 찰떡호흡으로 월드컵 승선을 노리는 중이다. 지난 시즌 31경기에 출전했고 무려 6개의 도움을 올려 공격력에서도 성장 중이다.하대성(FC 서울-베이징 궈안) : FC 서울의 주장이자 2013 AFC 올해의 선수상이 가장 유력했던 하대성의 중국행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지난 시즌 39경기 5골 7도움으로 2년 연속 K리그 베스트11에 선정되기도 했다.에닝요(전북 현대-창춘 야타이) : 2003년 잠시 수원에서 뛴 후(21경기 2골) 다시 찾은 2007년, 대구 FC서부터 에닝요는 한국에서 축구인생을 제대로 꽃피웠다. 161경기서 57골을 넣는 무시무시한 득점력은 물론 이동국과 환상의 호흡을 보였다. 특히 환상적인 프리킥 능력과 팀 플레이 능력은 귀화설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공격데얀(FC서울-장수 세인티) : K리그 역사상 가장 뛰어난 외국인 선수라고 단언할 수 있는 데얀도 중국으로 떠났다. 6시즌 연속 공격포인트 20개 이상, 7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 3년 연속(2011~2013) 득점왕, 외국인선수 최다 득점인 141득점 등 데얀이 써내려간 기록은 수도 없이 많다.케빈(전북 현대-랴오닝 홍윈) : 지난 2년간 K리그에 신선한 충격을 줬던 벨기에 특급이다. 2년간 리그68경기 30골이라는 놀라운 득점력을 보였고, 지난 시즌에는 이동국의 부상기간 동안 전북의 버팀목이 됐다.이처럼 K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 중국리그에서 다시 마주하게 됐다. 선수가 스스로 택한 이적에 대해 비난할 권리는 없다. 프로에겐 돈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 수단이다. 대신 중국에서 활동하며 K리거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 성장하고 있는 중국리그에 K리거의 위상을 보여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