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고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내고 있으므로 음슴체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글이 산만하고, 꽤 길어질 것 같으므로 긴 글을 싫어하시는 분은 뒤로가기를 누르셔도 괜찮습니다.
흔한 오유의 남징어임.
오늘 밀린 베오베를 탐독하다가 글을 하나 발견함.
여자가 계산을 해야하는가 와이프에게 물어본 유머글이었는데 거기에서도 콜로세움이 열림.
콜로세움을 죽 읽다가 내 썰이 생각나서 풀어봄. 물론 신세한탄임.
그 애가 볼 수도 있고, 자기란 거 알면 기분 나쁠까봐 몇몇 상황은 각색하겠음.
지난 겨울방학이었음. 그 아이와 나와는 사귀는 상태였는데, 내가 알바를 하게 됨.
근데 주말, 평일 전부 일을 하던 터라 만날 시간이 없었음.
시급은 짰지만 근무시간이 길어서 받는 돈은 꽤 쏠쏠했고, 급여도 월급 아니고 주급으로 몰아줘서 당시 주머니에 돈이 꽤 있었음.
물론 당시에는 풋풋했던때라 나 안보고싶냐며 닭살도 좀 떨고 서로 카톡도 자주 보내고 그럴 때였음.
내가 바빠서 많이 못 만나는 것에 미안했던터라, 일 끝나고 그 아이를 만나거나 쉬는 날에 그 아이 만나면 각종 물량공세 ㄱㄱ했었음.
물론 물량공세라고 해 봤자 맛있는 것이나 데이트 비용을 내가 부담하는 것임.
선물은 바빠서 사러 갈 시간도 없고 일 끝나면 너무 지쳐서.. 그냥 집에가서 쉬고 잠이나 자고 했음.
인당 십만원씩 하는 고급 참치횟집이나 레스토랑, 영화관, 공연 등 데이트에 필요한 경비는 전부 내가 부담하곤 했음.
당시에는 주머니에 돈이 있으니 갈 곳도 많고 할 것도 많아서 여자친구랑 노는게 너무 즐거웠음.
일할 당시에 수입이 좀 생기니 가계부를 썼었음.
정리해 보니 한달 벌이가 150~170정도 나왔던 것 같은데, 이 중 여친과 데이트할때 쓰는 돈이 100 이 넘게 나왔음.
내가 돈을 많이 쓰고 있다고는 느꼈지만, 우리가 즐거웠기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음.
여자친구는 공부한다고 따로 알바도 안 해서 돈을 벌고있는 내가 내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음.
그러다가 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감. 자연스레 알바도 그만 두게 되었지만 1학기는 당시 남겨뒀던 돈 중에 부모님 100만원 정도 떼어 드리고 남은 돈과 용돈으로 어떻게든 버텼음.
문제는 여름방학 이후부터 터짐. 평일만 하루에 만원씩 용돈을 받는데, 점심 컵라면이나 삼각김밥에 담배 사고, 2주일에 한번 정도 친구 만나서 술 한잔 하다 보니 아무리 절약해봐야 일주일에 삼만원 정도 남길 수 있었음. 물론 이것도 나 먹고싶은거 안 먹고 사고싶은거 안 사면서 버티는 거였음.
이 돈이 한 번 만나서 영화 보고, 치킨이나 삼겹살 먹으면 바닥남.
당시 여자친구 어머님이 점포를 하셨었는데, 나중에는 서로 수중에 돈도 없으니 거기에서 있는거임.
여자친구가 서로 돈 없으니 나가봤자 할 거 없다고 안 나가려고 함.
근데 당연히 눈치가 보이잖음? 그럼 일 도와드림.
그러다 보니 어머님 눈치 보느라 애정표현도 적어지고 서로 그냥 '붙어만 있는' 시간을 보내게 됐음.
방학 때야 괜찮았지만 학기 중에는 시험이다 과제다 있어서 바쁜데 얘는 점포에서 바쁘다고, 힘들다고 찡찡댐.
그럼 난 또 가서 도와줌. 그리고 집에가서 밤새서 과제를 해서 내는거임.
근데 여기까지는 다 좋았음. 나도 여자친구 많이 좋아했고, 여자친구도 나 좋아해준다고 생각했으니까.
서로 돈 없이 궁상맞게 이러면 안 되겠다 해서 나는 나대로 더 절약하고 여자친구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될까 고민하는데,
여자친구는 지나가는 말투로 뭐 먹고싶다, 뭐 갖고싶다, 뭐 하고싶다 계속 말을 꺼냄.
그럼 나는 또 사주고, 다시 빈털털이 일주일을 보내는 거임.
이것에 대해서 말해 본 적이 있었음. 나는 사주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미안하기도 해서 쭈뼛쭈뼛 말을 꺼내는데 돌아오는 대답이 이상했음.
'난 그냥 갖고 싶어서 먹고 싶어서만 그러는 거니까 신경쓰지 마라'
말은 이렇게 하는데, 이걸 어떻게 신경을 안 씀?
돈이 없으니 백화점이나 아울렛 푸드코드에서 밥먹고 돌아다니다가 예쁜 물건 보이면 '갖고싶다. 근데 난 돈 없으니까... 엄마도 안 사주는데 뭘, 일 해야지...' 이러는데 난 내가 돈이 있던 없던간에 신경 쓸 수밖에 없었음.
물론 여자친구도 나랑 보고는 싶은데, 일부러 돈 안 쓰게 하려고 했음.
그래서 점포에서 있고 서로 잠시만이라도 붙어있으려고 했던 건 이해함. 딱히 이거 사줘~ 하는 애는 아니었음.
단지 맛있겠다, 먹고싶다 이런 표현을 잘 했음.
헤어지자는 맘에 불씨를 지핀 것은 다른 문제였음.
고마운 마음을 표현을 안 함.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상대방 감정을 헤아릴줄을 모름.
한 명이 서운해하거나 속상한 경우가 있잖음?
나같은 경우는 여친이 서운해하면 막 눈치보고 미안하다고 하고, 나 때문이 아니더라도 토닥거리고 붙어있으려고 하고 달래줌.
근데 걔는 내가 속상하고, 우울하고 할 때도 자기 기분대로만 감. 나 기분 나쁜데 자기도 기분 나쁘면 신경도 안 씀.
결국 내가 혼자 풀고 미안하다고 해야 함.
이런 상황이다 보니, 뭘 사다줬을때도 고맙다고 표현을 잘 안 함.
나는 아끼고 아껴서 나 먹고싶은거 사고싶은거 참고 걔 좋아하는거 사 준 건데, 내가 뭘 사들고 걔 앞에 나오면
걔는 그걸 준 나를 반기는 게 아니라 그 물건을 반김. -_-;;; 기분이 묘함.
걔는 내가 하고싶은 말도 잘 안 들어주고 자기 위주로만 나가다 보니 상처도 많이 받았음.
이런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나도 점점 지치고, 결국 이별을 결심하게 됨.
여기서 이 이야기를 하는 본론이 나옴.
헤어지자고 카톡을 하는데, 얘는 자기가 피해자인 것처럼 말을 하는거임.
난 너한테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주고, 많이 좋아했는데 결국 니가 날 버리는구나
이러면서 증거로 제시한 게 얘가 나에게 선물 줬던 거임.
발렌타인데이 초콜릿, 생일선물로 생활소모품과 식품류와 속옷, 크리스마스 선물로 겉옷.
이런식으로 말을 하니 난 벙쪘음. 난 데이트 비용으로 지출한 돈이 압도적으로 많기는 했지만 딱히 얘한테 '선물'로 준 건 별로 없었음.
그리고 피해자라고 하는 것도, 좋아했으면 좋아한다고 느끼게 해 줘야 하는 건데 난 좋은 것보다 힘든 게 더 컸음. 그래서 이별을 결심한 거고.
헤어질 때 즈음엔 얘는 점포에서만 있느라 만날 시간도 없고,
약속 잡으려 해도 일 도우러 가야 한다면서 만나려는 의지도 안 보이고(결국 내가 가야 얼굴만 볼 수 있는거임),
힘들게 약속 잡아봤자 피곤하다고 파토내고... 어떨지 대충 상상이 가심?
그런데 이걸 하나하나 따지고 들자니 쪼잔해 보이기도 하고, 어차피 헤어진 마당에 쓴소리 하기도 싫었음.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씁쓸했음.
결론은?
내가 능력 되고 해줄 수 있으면 여자친구 적게 내도 됨. 어차피 능력따라 내가 해줄 수 있는 것도 정해지는 거임.
상대방이 능력이 되면 같이 하는 것도 좋는데, 어차피 내가 더 많이 해주더라도 얘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면 괜찮음.(내가 보람을 느낀다면)
근데 해 주고도 이런 식으로 대접받을 거라면 나도 뭘 해주면서 생색을 좀 내야 하나 싶음. 고마운 줄을 모르면 해 준게 후회됨.
여러분들은 그러지 않길 바람.
여성분들은 남자가 자기를 챙겨주고 있다는게 느껴지면 상대방 좀 잘 챙겨주고, 고마워 해 주고 신경 써 줬으면 좋겠음.
남성분들은... 능력을 키우시길 바람 ㅠㅠ! 그래야 내가 좀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음
요약은 잘 못 하는데. 코멘트로 누가 잘 요약해 주실 거라고 믿음.
★★그냥 난 이랬었다, 하는 썰이니까 욕은 안 해 주셨으면 좋겠음. 앞으론 잘 될거라고 나도 믿고, 그렇게 되려고 함.
3줄 요약.
1. 여친이랑 만나서 잘 사귀었음. (돈이 있는 동안에는)
2. 돈 떨어지니 만나는 횟수 적어지고 거리감 조성
3. 이래서 좋은 사람 만나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