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일반적으로 절단된뒤 12초정도 의식이 존재한다.
물론 허파가없으므로 성대를 사용할순없지만, 눈깜박임과 찡그림 정도는 가능하다.
레갈르와라는 생리학자는 1812년에 출간한 보고서에서 만일 인격이 정말 두뇌속에서 자리 잡고 있다면,
잘린 머리에 산소가 함유된 혈액을 주입하면 머리를 되살릴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레갈르와의 동료인 뷜피앙 교수는 이렇게 썼다.
"만일 기요틴 형을 받아 죽은 직후의 사람 머리를 상대로 이같은 실험을 한다면, 어쩌면 그 생리학자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론적으로, 혈액공급이 지속되는 동안 머리는 생각하고 듣고 보고 냄새를 맡을수있다.
(이를 갈고 눈을 찌푸리고 실험실 탁자를 씹을수 있다.)
목위의 신경이 머리의 기관과 근육에 전부 그대로 이어져있으니 말이다.
성대를 사용할수 없으므로 이 머리는 말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실험이라는 측면에서 볼떄에 아무래도 상관없다.
레갈르는 실험을 실행에 옮길 자원이나 배짱이 없었으나 다른 연구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1857년, 프랑스의 의사 프라운 세콰르는 개의머리를 잘라낸 뒤, 산소가 함유된 피를 동맥에 주입함으로써 되살릴 수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머리를 몸통으로부터 절단해낸뒤, 산소가 함유된 피를 동맥에 주입함으로써 되살릴수있는지를 살펴보았다.
머리를 몸통으로부터 절단해낸뒤 8분 만에 혈액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3분뒤, 브라운 세콰르는 개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판단되는 눈과 안면근육의 움직임을 보았다.
개의 두뇌에서 뭔가가 진행되고 있음이 분명했다.
1884년부터, 프랑스의 당국자들은 기요틴 형을 당한 죄수들을 라보르드에게 보내 뇌와 신경계의 상태를 조사하게했다.
기요틴 형을 당한 머리가 잠시동안이라 해도 자신의 상황을 - 몸통없이 통속으로 떨어져있는 상황을 -
의식할 수 있다는 "무서운 소문"의 진위를 라보르드가 파헤칠수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떄문이었다.
(이러한 실험에 대한 보고서는 <과학비평>을 비롯한 프랑스의 여러 의학잡지에 실렸다. )
라보르드의 첫 실험대상은 캉피라느 이름의 살인자였다.
라보르드의 묘사를 읽어보면 캉피는 일반적인 흉악범이 아니었다. 우아한 발목, 손톱손질이 잘 된 하얀손, 그리고 왼쪽 뺨의 찰과상 외에는 흠잡을 데 없는 피부... 라보르드는 캉피의 머리가 기요틴의 머리 받이 통에 떨어지면서 찰과상이 생긴 것으로 추측했다.
하지만 라보르드는 실험대상의 신상을 살피느라 시간을 보내는 일이 별로 없었다. 그들을 지칭할떄에도 그저 싱싱한 유해라고 불렀다.
캉피는 두 동강으로 도착했다.
그리고 늦게 도착했다.
이상적인 상황이라면 처형대에서 라보르드의 실험실까지는 7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
캉피의 시신은 1시간 20분이 자나서야 인도되었는데, 라보르드에 따르면 최형된 죄수의 신체가 시의 공동묘지 경계선을 넘은 다음에야 고학자 손으로 넘어오게 되어있는 "멈청한 법률" 떄문이었다. 말할 것도 없이, 캉피의 뇌는 이미 한참전에 정상이라고 할 만한 상태를 벗어나 있었다.
사망 직후의 결정적인 시간을 80분이나 허비한데 화가난 라보르드는
다음 죄수의 머리를 묘지 문에서 인계받아 그자리에서 실험을 하기로 했다.
그와 조수들은 말이 끄는 포장마차에 실험대와 의자 5개, 촛대, 그밖에 필요한 도구들을 다 갖춘 이동식 임시 실험실을 만들었다.
두번째 실험 대상은 가마위라는 사람이었다. 가마위의 머리가 포장마차 실험실에 도착하자 연구자들은 지혈제를 바른 통안에 세워놓고
몇분안에 작업에 들어 갔다. 라보르드 연구팀은 머리에 꽂은 바늘에 전류를 흘려 보냈다.
그러자 예상한 대로 가마위의 입술과 턱에서 경련이 일어났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거기 있던 모두가 탄성을 질렀따.
가마위의 불안한 마음을 금치 못하겠다는 듯 천천히 눈을 뜬것이다. 마치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 지옥이라는 곳은 과연 얼마나 낯선 곳인지 알아내려고 하는 듯했다. 그렇지만 물론 흘러간 시간을 고려해볼떄 그런 움직임은 원시적인 반사운동에 지나지 않았을 수 없다.
세 번쨰 기회가 왔을때 라보르드는 '싱싱한 유해'를 확보하기 위해서 뇌물이라는 원초적인 방법을 동원했다.
이번 머리의 주인은 가니라는 이름의 남자인데, 그는 이웃 경찰서장의 도움을 받은 덕택에 머리가 잘린지 7분이 되지 않아 연구실에 도착했다.
목 오른쪽의 동맥에는 산소를 함유한 소의 피를 공급했고,
반대쪽 동맥은 브라운 쉐콰르가 쓴 방법에서 벗어나, 살아 있는 동물, "건강한 개"의 동맥에 연결했다.
라보르드는 세밀한 묘사에 탁월한 감각을 지녔고,
그런 성향이 당시 의학잡지들의 구미에도 맞아 떨어진것 같다.
그는 문단 하나를 완전히 할애하여, 개의 피가 주입되자 절단된 채 실험대 위에 똑바로 놓인 머리가 고동치며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약간씩 흔들이는 모양을 멋들어지게 묘사했다. 또 다른 보고서에서는 - 실험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정보임에도 - 가마위가 사망한 후 배설 기관에 남아있던 내용물을 세밀하게 묘사하기도 했다. 특히 끝부분에 있던 작은 '숙변 조각'외에는 위와 장이 완전히 비어있었다는 점에 매료된듯했다.
가니의 머리를 이용한 실험에서 라보르드는 정상적인 뇌의기능을 되살리는 데 가장 근접한 결과를 얻었다.
눈꺼풀, 이마 , 턱의 근육을 수축시켰고, 한순간이지만 가니의 턱이 너무나도 힘차게 닫힌 나머지 이가 맞물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가니의 뇌는 의식 비슷한 상태로 되돌릴수 있는 시점인 혈액공급이 중단된뒤 6~10분의 시점을 훌쩍 넘긴 뒤었다.
라보르드는 이내 머리에 대한 흥미를 잃어 버렸지만 ,
아옘과 바리에라는 실험가들이 그에게서 바통을 넘겨받았다. 이들 두 사람은 가내공업 공장이라도 차린듯, 살아있는 ㅏㅁㄹ과 개의 피를 이용하여 모두 12개의 개머리에 피를 주입했다. 이들은 개목에 특별히 맞춘 실험대용 기요틴을 설치했으며, 단두 이후 신경활동의 3단계 변화에 대한 보고서를 출간했다. 초기단계, 즉 단두이후 "경련성"단계 에 대해 이들이 묘사한 글을 기요탱 각하가 읽었다면 유감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머리를 외관상 관찰했을 떄 놀라움 또는 "대단한 불안"이 나타났꼬, 3~4초 동안 외부세계를 의식 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18년이 지난뒤, 보리외라는 이름의 프랑스의사가 아옘과 바리에의 관찰이, 또 죄머링의 추측이 옳았음을 확인했다.
그는 파리의 공개처형장을 실험실 삼아, 랑귀라는 죄수의 목에 기요틴의 날이 떨어진 직후 그의 머리를 대상으로 몇가지 간단한 실험을 했다.
자, 이것이 내가 단두 직후 관찰한 내용이다.
기요틴 형을 당한 사람의 눈꺼풀과 입술이 5~6초 동안 불규칙적으로 수축을 반복하다가 ...멈추었다. 얼굴에서 긴장이 풀리고 눈꺼풀이 눈알을 반쯤 가렸는데, ..우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죽어가는 사람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그 순간 나는 강하고 예리한 목소리로 "랑귀!"라고 불렀다. 그러자 눈까풀이 천천히, 아무런 경련성 근육수축없이 위로 들려 올라가는 것을 볼 수있었다.
무언가의 의해 잠이나 상념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보였다. 이어 랑귀의 눈은 아주 분명하게 내 눈을 쳐다보았고, 동공도 초점도 맞아 있었다.
그순간 내가 마주보고 있던 눈길은 죽어가는 사람에게 말을 걸 떄는 관찰 할 수있는, 아무 표정없는 흐리멍덩한 눈길이 아니었다.
내가 마주보고있던 눈길은 의심의 여지없이 살아서 나느 쳐다보는 생생한 눈길이었다.
몇초가 지나자 눈꺼풀은 다시 닫혔다. 느릿느릿 일정한 속도로 눈꺼풀이 덮이더니 그의 머리는 내가 부르기 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 순간 나는 다시 그를 불렀다. 그러자 다시 한번 아무 경련도 없이 느릿느릿 눈꺼풀이 올라갔고, 의심의 여지 없이 살아있는 눈이 내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이번에는 처음보다도 더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같았다. ....나는 세번째로 불러 보았다. 그러나 더 이상 움직임은 없었다. 그리고 죽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흐리멍덩한 눈빛이 됐다.
물론 이야기가 어디로 이어지고 있는지 눈치챘을 것이다. 이야기는 인간의 머리이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만일 외부의 혈액주입을 통해 뇌와 -인격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머리가 제 기능을 유지하게 할 수 있따면,
그렇다면 살아 숨쉬는 몸통에 머리를 통쨰로 이식하여 혈액공급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게 하지 못할 것도 없다.
떄는 1908년, 장소는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 루이스에 이른다.
찰스 거스리는 장기이식 분야의 개척자였다. 그리고 그의 동료 알렉시 카렐은 노벨상수상자에, 혈관봉합술의 달인이였다.
5월 21일, 거스리는 개 한마리의 머리를 다른 개의 목에 덧붙여 접합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로써 세계최초로 머리가 2개달린 개가 생겨쩡한 개의 피는 덧붙인 개의 머리에서 멀쩡한 개의 머리로 갔다가 다시 몸으로 흘러들어갔다.
그의 저서 <혈관 수술 및 응용>에는 이렇게 하여 탄생한 역사적인 개의 사진이 실려 있다. 사진에서는 어미 개의 털에 파묻힌 주머니 속에서 커다란 아기개의 머리가 튀어나와 있는것처럼 보이는데, 사진 설명이 없으면 캥거루처럼 주머니가 달린 희귀종 개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이식된 머리는 목 밑부분에서 거꾸로 꿰매져 있어서 2마리의 개는 턱이 서로 맡닿아 있다.
하지만 가니의 머리로 실험했을때처럼, 잘라낸 개의 뇌에 다시 혈액을 공급하는 데까지 지나치게 시간이 많이 흘러 뇌기능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다. 거스리는 동공수축, 코의 벌름거림, 혀의 뒤끓는 듯한 움직임등 라보르드와 아옘이 본 것과 비슷한 원초적 움직임과 기본적 반사운동들을 관찰했다. 거스리의 실험기록을 살펴보면, 거꾸로 매달린 머리가 자기에게 벌어진 사건을 인식한 듯한 느낌을 주는 내용이 꼭하나 나온다.
"5시 31분. 눈물분비"
[여기서 개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라는 시답지 않을 태클리 나올법한데, 포유동물은 격한 감정이 있을경우 눈물분비가 된다.]
하지만 합병증이 나타났고 그는 이 두 마리의 개를 모두 안락사 시켰다. 수술 후 7시간 정도가 지난 뒤였다.
그후, 이식한 뒤 대뇌의 기능을 완전히 정상화 가동한 최초의 개머리들은
1950년대에 소련의 이식수술 대가인 블라디미르 드미코프가 수술한 것들이었다.
드미코프는 '혈관봉합기'를 이용합으로써, 잘라낸 머리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그는 완전히 성장한 개에게 강아지 머리를 덧붙여 이식하는
(사실은 머리 어꺠 허파 앞발을 통째로 이식했고 식도는 지저분하게도 음식물이 몸 바깥으로 나오게 연결했다.)
수술을 수무 차례 걸쳐 해보면서,
수술 뒤 어떻게 행동하는지, 얼마나 오래 생존하는지를 보았다. (대게 2~6일이었지만, 한번은 29일같이나 생존했다.)
드미코프는 1954년 2월 24일 실시한 '제2번 실험'에 대한 실험기록과 사진을 자신의 저서 <중요 장기들의 실험적 이식>에 수록했다.
1개월된강아지의 머리와 앞발을 시베리안 허스키 같아 보이는 개의 목에 이식하는 실험이었다.
기록에는 이식된 머리가 전적으로 즐거워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래도 강아지답게 활발한 모습으로 나타나 있다.
09:00 제공자의 머리가 열심히 물과 우유를 마시고, 마치 수용자의 몸으로부터 떨어져나오려는 듯 자기 머리를 마구흔듬.
22:30 수용자를 재우려 할때 이식된 머리가 연구원중 한명의 손가락을 물어 피가 나게함.
2월 26일, 18:00 제공자의 머리가 수용자의 귀 뒤를 물었고, 그러자 수용자는 짖으면서 머리를 흔듬.
드미코프가 이식한 대상들은 대게 면연체계의 거부반응 떄문에 죽었다. 당시는 아직 면역억제 약물이 개발되지 않은 시기였다.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개의 면역체계로서는 자신의 목에 접합된 다른 개의 머리가 당연히 적대적인 침입자로 보였을테고
또 그에 따라 반응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드미코프의 연구는 벽에 부딪혔다.
사실상 개의 모든 신체부위와 부위의 조합을 다른 개에게 이식해본 그는 결국 연구소 문을 닫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잠시 쉬어가는 타임으로 말하자면, 드미코프는 장기와 머리를 이리저리 옮겨 붙이는데 싫증이 나자 개의 절반을 옮겨 붙이는 일에 나섰다.
그의 책에는 개 두마리를 가로막 위치에서 잘라 상 하반신을 바꿔 붙이고 동맥을 다시 연결한 실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하는 편이 장기 두세개를 이식하는 것보다 시간이 덜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척수는 일단 절단 되면 재연결이 불가능하므로 환자의 하반신은 마비될것이며,
이로 인해 이 수술법은 그다지 큰 반향을 불러 이르키지 못했다.
만일 드미코프가 면약학에 대해 좀더 알았더라면 그의 경력은 판이하게 달라졌을것이다.
뇌에는 면역상의 특권이라는 게 있고, 그래서 다른몸통으로 부터 피를 공급받는다고 해도 거부반응 없이 수주동안 살아있을 수있다는 사실도
알게 됬을것이다. 뇌는 혈뇌장벽이라는 것에 의해 보호받기 떄문에 여타 장기나 조직처럼 거부당하지는 않는다. 거스리와 드미코프가 이식한 개들의 경우 점막 조직은 수술후 1~2일 만에 붓고 출혈하기 시작한데 비해, 뇌는 부검결과 정상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이야기는 이상해 지기 시작한다.
1960년대 중반, 로버트 화이트라는 신경외과의사가 ' 적출 뇌표본' 즉 뇌를 동물의 몸밖으로 꺼낸다음 다른 동물의 순환계에 연결하여 살아 있게 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드미코프나 거스리가 한것처럼 머리 전체를 이식하는 것과는 달리, 얼굴도 감각기관도 없는 이러한 뇌는 기억과 생각에 국한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개와 원숭이들의 뇌 다수가 이런식으로 이식되었다. 정보의 유입없이 과거의 기억으로만 뇌가 존재하자 생각이 극도로 빨라졌다.
화이트는 수술 동안 뇌를 차게하여 세포손상이 일어나는 과정을 둔화시키면
뇌의 기능을 대부분 정상상태로 유지시킬수 있음을 알아냈다. ( 오늘날 장기회수 및 이식수술에서 쓰이는 기법이다.)
그렇다면 원숭이 한마리를 그렇게 만든 명분은 무었이었을까? 알고 보니 두뇌적출 실험은 몸에 이식한 새로운 머리전체를 생존하기 위한 작업의 한단계에 지나지않는다. 화이트가 등장했을 무렵 초기단계의 면역억제 약물이 나와있었고, 조직 거부 문제의 많은 부분이 해결되고 있었다. 만일 화이트의 팀이 뇌와 관련된 문제점들을 해결하여 정상기능을 유지하게 했다면 실험은 머리 전체의 이식으로 진행되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원숭이 머리로, 그런 다음 인간의 머리로도 실험할 수있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1971년에 화이트는 우리가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을 해냈다.
한원숭이의 머리를 잘라내, 머리를 잘라내 버린 다른 원숭이의 몸통에 연결한 것이다.
이수술은 8시간 동안 계속되었고, 수많은 조수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조수들은 어디에 서야할지 무슨 말을 해야할지를 비롯한 모든 사항을 사전에 지시받았다
화이트는 수술이 있기 몇주전부터 실험실에 나가, 마치 축구 감독처럼 분필로 동그라미와 화살표를 그리면서 각 사람의 위치를 표시했다.
수술의 첫단계는, 원숭이들에게 기관절개술을 실시하여, 호흡기에 연결하는 것이었다. 숨통을 잘라내야 했기 떄문이다.
그런다음 두 원숭이들의 목부분을 벗겨, 척추와 주요 혈관들이 드러나게 했다.
주요 혈관이란 머리에 피를 공급하는 경동맥 두가닥과 피를 다시 심장으로 흘려보낸느 경정맥 두가닥을 말한다.
이어 그는 신체 제공자의 목 위쪽 뼈를 깎아내 금속판을 씌웠다. 머리 아래쪽 부분도 마찬가지로 처치했다.
(양쪽 금속판은 혈관을 다시 연결한후 서로 맞붙이고 나사로 고정했다.)
그런 다음 길고 유연한 관을 이용하여 제공자 신체의 피를 새 머리에 공급하고 혈관을 봉합했다.
끝으로 머리의 원래 몸에서 공급되는 피를 끊어냈다. 이는 물론 극단적으로 단순화시킨 성명이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받짇고리로도 해낼 수 있을 것같이 들린다. 더 자세한 설명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외과> 1971년 7월호를 권한다.
수술 절차에 대한 화이트의 보고서가 펜화와 함께 자세히 수록되어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화이트가 원숭이가 의식을 찾은후에 겪는 표정을 이렇게 묘사했다.
"원숭이의 두부교페 이식후 ...교체된 각 두부는 외부환경을 의식하는 것이 분명했다.... 이들의 시선은 시야에 들어오는 사람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였다. 두부는 내내 기본적으로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이런 태도는 입에 자극을 받으면 무는 행동으로 나타났다."
화이트가 입에 음식을 넣어주자 이들은 씹어 삼키려 했다. 식도를 연결하지 않아 막혀 있는 상태였으므로 사실 야비한 행동이었다.
원숭이들은 6시간에서 3일정도 살았는데, 대부분은 거부반응 문제나 출혈때문에 죽었다.
혈관 봉합부위에 피가 엉기는 것을 막기 위해 원숭이에게 항응고제를 투입했는데, 이 약물자체가 예기치 못한 여러 문제를 낳은 것이다.
현재 76살의 노인이 되어버린 화이트는 이렇게 말한다.
"이건 완전히 혁명적인 수술입니다. 사람들은 이게 전신이식인지 머리이식인지 뇌나 영혼이식인지를 놓고 마음을 정하지 못하죠.
그리고 또한가지 문제가 있어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거요. '신체 하나에서 얻는 장기들로 구할 수있는 생명이 저렇게나 많은데, 그 신체를 한사람에게만 주겠다는 말인가. 그것도 마비된 사람에게? 키예프에서는 내일이라도 할수있습니다. 독일과 영국에서는 더 관심이 많아요. 도미니카 공화국도 그렇고, 다들 그것 원하고 있죠. 하지만 비용이 그렇게나 많이 드는데다 소수의 환자들에게만 도움이 될 수술연구를 누가 후원하겠소?"
화이트는 이문제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수술을 실행에 옮기고 싶다는 마음에는 변함이없다.
화이트는 그 수술을 머리이식으로 생각하지 않고 전신이식으로 생각한다.
죽어가는 수혜자가 장기 한두개를 기증받는게 아니라
심장이 뛰는 뇌사자의 전신을 얻는 걸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거스리나 드미코프가 만들어낸 머리 둘 달린 키메라와는 달리,
화이트는 신체제공자의 머리를 제거하고 그자리에 새머리를 붙이려 했다.
화이트는 사지마비 환자들이 이런 새 신체를 얻는 가장 적당한 수혜자 일 것으로 생각한다.
-p.s-
흥미롭게도 화이트는 독실한 천주교인이면서 교황청 과학원의 일원이다.
교황청 과학원은 78명 가량의 유명한 과학자들로 이루어져있는데, 2년에 한번씩 바티칸에 들러 교회가 특별히 관심을 갖는 과학문제의 근황을 교황에게 알려준다. 여기에는 줄기세포 연구, 복제, 안락사 , 다른 행성의 생명체 등도 포함된다. 어떻게 보면 화이트의 입장이 난처할 것이다.
종교에서는 영혼이 뇌뿐만이 아니라 몸 전체를 차짛하고 있다고 가르치기 떄문이다. 이에대한 이야기는 화이트와 교황의 면담자리에서도 나왔다. "교황 성하, 저로서는 인간의 정신 또는 영혼이 물리적으로 뇌속에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할수밖에 없습니다" 교황은 대단히 불편한 태도를 보였지만, 하지만 그뿐 대답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화이트는 교회가 죽음의 정의를 "영혼이 몸을 떠나는 순간"에서 영혼이 뇌를 떠나는 순간으로 바꾸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