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바다의날' 기념식 후 비공개 오찬이 열린 군산시 수송동의 `12동파 수산횟집' 김정미 대표의 아버지 득환씨가 울자 따뜻하게 안아준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군산시내 영세 어민을 따뜻하게 껴안고 눈물을 닦아준 사연이 1일 지역사회에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제22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후 영세어민이 경영하는 군산시 수송동의 ‘12동파 수산횟집(41·대표 김정미)’에서 소탈한 회 정식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엔 김영석 해수부 장관과 송하진 전북도지사, 국내 해운업·수산업 등 업종 대표 등 30여 명이 함께했다.
식사 전에 참석자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횟집 대표의 아버지인 김득환 씨(66)가 문 대통령을 보고 갑자기 기쁨의 감정에 북받쳐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김씨는 60평생을 군산시 고군산군도 최북서단 섬인 말도를 떠나본 적이 없는 영세 어민으로, 서해안 십이동파 해상에서 물고기를 잡아 4년 전 개업한 딸의 식당에 제공하고 있다.
말도 어촌계장으로 생활해온 김씨는 6년 전부터 뇌경색으로 병원에 3번씩 입원했으며, 보름 전에 퇴원해 안색이 그리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어민의 눈물에 자리 반대편에 앉아 있던 문 대통령은 곧바로 일어나 다가갔고, 두 팔로 꼭 껴안은 채 “좋은 섬에 사신다. 고생도 많으셨다. 직접 고기를 잡으셔서 따님에게 주시고…”라고 위로했다.
대통령의 포옹과 격려의 말을 들은 김씨는 감동해서 다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생전에 이렇게 기쁜 자리를 가져봤으니….” 눈물을 흘리는 영세 어민을 꼭 안아준 대통령의 인간적인 모습에 식당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머쓱해진 문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취임한 후 지역의 정책적인 발걸음으로는 전북이 처음이다. 전북의 친구가 되겠다는 약속, 꼭 지키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송 지사 쪽을 잠깐 바라본 후 “여러분, 제가 전북의 친구 맞죠?”라고 웃으며 말했고, 송 지사는 “전북의 친구가 아니라 가족입니다”라고 응수해 분위기가 화기애애 반전됐다.
김씨의 딸인 김정미 대표는 “평생 힘들게 바닷일만 해오신 아버님이 좋아하시는 대통령을 보자 갑자기 감정에 북받친 것 같다”며 “어부의 눈물에 단 1초의 주저함도 없이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와 거친 손을 잡고 꼭 껴안아 주는 모습에서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의 따뜻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오찬 행사는 비공개여서 ‘어부의 눈물을 닦아준 사연’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고, 다음날인 1일 주변인들의 전언으로 지역 곳곳에 회자했다. 김씨는 하루가 지난 이날에도 여전히 감명받은 듯 인터뷰 요청 전화 통화에 펑펑 울며 말을 잇지 못했다. “뉴스에서만 봤는데, 나이도 들고, 몸도 좋지 않은데…. 대통령이 손수 다가오셔서…. 언제 이런 영광을 보것시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