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애정결핍은 또 다른 정신질환으로 변질 될 수 있다
<뮌하우젠 증후군(Munchausen syndrome) >
병이 없는데도 타인의 관심을 끌기위해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거나 자해를 일삼는 정신 질환을 말한다. 정신의 방어 메커니즘이 어릴 적 의사에게 보살핌을 받던 상태로 퇴행하는 것이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 리처드 애셔가 18세기 발간된 모험소설 <뮌하우젠 남작의 모험>이라는 책에서 병명을 따왔고, 뮌하우젠 남작의 이야기는 영화 <바론의 대모험>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꾀병>은 뮌하우젠 신드롬 환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이들은 타인의 관심을 얻기 위해 주로 환자 흉내를 낸다.
어린 시절 아팠을 때 주위 사람들이 쏟았던 헌신적인 사랑과 관심을 잊지 못해 사랑받고 싶을 때마다 꾀병을 부려 관심을 끌려고 한다. 이들은 자신의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늘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을 인지시키려 하며 발작, 기절, 실언증, 폭언증, 기억상실증 등과 같은 정신적인 쇼크증상까지 연기해 관심을 유도하기도 한다. 이들은 실제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기도 하지만 병원에서도 꾀병을 멈추지 않는다. 의학 용어와 증상, 검사법 등 정확한 의료지식도 쌓고 있어서 의사들이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치료하기 어렵다.
이들 대부분은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가 비정상적인 경우가 많았는데, 지나친 과잉보호를 받고 자라난 인간이 홀로 서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현실 도피의 수단으로 택할 수 있다고 한다.
<뮌하우젠 신드롬 바이 프록시(Munchausen Syndrome by Proxy)>
<뮌하우젠 신드롬 바이 프록시(Munchausen Syndrome by Proxy)>는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증후군>으로 뮌하우젠 증후군보다 소름끼치도록 더 무섭다. 줄여서 로 부르는 이 증후군은 '아픈 대상'이 본인이 아니라 자신의 주변 인물, 애완동물 등을 고의로 아프게 만든 뒤 헌신적으로 간호하는 자신의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준다. 주위사람들이 자신을 동정하고 격려하는 시선을 즐기는 것이다. 이들은 증상과 과거력을 극적으로 과장하고, 의료진에게 따지기 좋아하고, 의학 용어와 의료 시술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들은 대체로 대부분 생물학적 어머니로, 고지위 고학력 층이며, 피해자의 병증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가졌다.
피해자에게 지나칠 정도로 신경을 쓰며, 아이를 입원시켰을 때 간병하는 모습을 외부인에게 보이고 칭찬을 듣고 싶어한다.
널리 알려진 예로 호킹박사의 둘째 부인이었던 일레인이 있고, 유아 18명을 살해한 간호사가 있다.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둘째 부인은 호킹박사의 간호사였다.
박사는 그녀와 재혼한 후 손목이 부러지는 등의 잦은 부상으로 병원을 찾았으며, 그의 부인 일레인은 이런 그를 헌신적으로 돌봐 주위 사람의 동정을 받았다. 그러나 일레인이 일부러 호킹 박사의 몸에 상처를 입히고 휠체어를 넘어뜨려 손목뼈를 부러뜨렸다는 충격적 사실이 밝혀졌다. 호킹 박사를 지극하게 간호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동정을 받고 싶었고 이 때문에 일부러 호킹 박사를 다치게 했던 것이다. 일레인은 결국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증후군MBP> 환자로 판명됐다.
호킹박사와 일레인
미국의 간호사 존스도 비슷한 경우다. 존스간호사는 입원한 아기를 헌신적으로 돌보았고 그 아기가 죽자 무척 슬퍼했다. 주변 사람들이 슬퍼하는 존스를 따뜻하게 위로했다. 한번도 타인으로부터 주목받지 못했던 존스 간호사. 그 후로 존스 간호사가 돌보던 아기들이 죽어 나갔다. 아이들을 지극히 간호하는 것을 사람들이 걱정해 주는 게 기분 좋았다고 말한 존스. 의사들은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으로 존스의 범행을 추측했다.
MBP는 남에게 관심받기 위해 타인을 괴롭히는 증세다.
줄리 그레고리 (Julie Gregory)가 쓴 <병든 아이(Sickened) >는 MBP의 잔인성을 세상에 알렸다.
『병든 아이 』
원제 Sickened : The Memoir of Munchausen (2003)
줄리 그레고리 (지은이) | 김희정 (옮긴이) | 소담출판사 | 2007-06-30
우리 아기, 입이 심심한가 보구나. 엄마가 뭐 좀 줄까?
엄마가 종이성냥을 꺼내 조심스럽게 뚜껑을 젖히자
빨갛고 선명한 두 줄의 작은 성냥알이 모습을 드러낸다.
엄마가 늘 내게 주던 익숙한 것이었다.
하나씩 하나씩, 나는 엄마를 위해 깔끔하게
한 갑을 다 먹어치웠다.
책을 펼치고 서문을 읽기도 전에 읽어야 했던 문장이다.
줄리 그레고리는 어머니가 만들어낸 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x-레이를 찍고, 약을 먹고, 수술을 받았다.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 증후군(MBP)>은 대부분 생물학적 어머니에 의해 일어나는 매우 복잡한 알려지지 않은 형태의 아동 학대이다. 피해 아이들은 대체로 사망하지만 20 여 년 동안 아프기를 강요받은 줄리 그레고리는 살아남았다. 살아남아 홀로서기에 성공했고 이 자서전을 통해 MBP에 의한 아동학대의 진상을 세상에 알렸다.
<사회적 뮌하우젠 증후군> 관심받고 싶은 무서운 거짓말 중독
직장, 각종 단체, 개인간에 발생하는 뮌하우젠 증후군이 있다. 이들은 직장 내에서 동료들은 물론 상사나 부하를 이간질시키는 가 하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사로 나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이와 같은 특성을 보이는 환자들을 '사회적 뮌하우젠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사회적 뮌하우젠 증후군은 남녀사이에서도 일어난다.
자신이 아프다는 것으로 애인에게 동정과 관심을 얻기도 하고, 상대방 주변 사람들을 이간질하고 인간 관계를 망쳐놓기도 한다.
이들은 연기의 달인이고, 거짓말에 능숙하다. 자아가 분리된 듯 얼굴에 철판을 깐 것처럼 보인다. 자신은 언제나 진실이듯이 누군가 따지고 들면 세상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대체로 머리도 좋고, 사회적인 지위가 낮지도 않을 뿐더러 동정 받을 만한 상황 속에 있지도 않다. 그래서 그들은 미친 듯이 관심 받고 싶은지도 모른다.
이미 거짓말로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 시킨 바 있는 인물이 또 다시 진실을 밝히는 책을 써서 모두로 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인물도 관심 받고 싶은 무서운 거짓말 중독 뮌하우젠 증후군일지 모르겠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뮌하우젠 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뮌하우젠 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 있다.
<뮌하우젠은 누구인가?>
Karl Friedrich Hieronymus von Münchhausen
(11 May 1720 – 22 February 1797)
그는 실존인물이다.
황당무계한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 이야기의 주인공
<뮌하우젠>은 18세기 독일의 실존인물이다.
그는 군 장교로 터키와 러시아 전쟁에 참전했고, 1760년 퇴역,
하노버에 정착했다.
<뮌하우젠>은 군인으로서, 사냥꾼으로서, 스포츠맨으로서 자기가 했던 일들을
허풍을 쳐가며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들려주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누군가가 그 이야기들로 책을 썼고,
다시 작가인 G.A. 뷔르거가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으로 각색했다.
이 책은 19세기 전반에 걸쳐 가장 널리 읽힌 모험담 중 하나라고 한다.
『허풍선이 남작 뮌하우젠 』
고트프리트 뷔르거(1747 - 1794) (지은이)
“늘 그렇듯이 나는 겸손히 내가 겪은 일을 이야기하면서 가능하면 정확하게, 덧붙이거나 과장하는 것 없이 말하려 애쓴다네.”
그가 겸손히 겪은 일은 그 당시를 생각하면 상상을 초월한다.
그의 허풍을 몇가지 짚어 보면
1. 총알이 없어 남작은 총알 대신 버찌씨를 총에 장전해 사슴을 맞혔더니, 1년 뒤, 사슴의 머리에 버찌가 주렁주렁 열린 벚나무를 뿔 대신 달고 나타났다.
2. 터키군의 포로로 끌려가던 중 곰을 겨냥해 도끼를 던졌는데, 이 도끼는 그대로 날아가 달에 꽂혔다.
남작은 빨리 자라기로 유명한 터키 강남콩을 심었고, 콩나무가 쑥쑥 자라 달에 가서 닿자 기어올라가 도끼를 가져왔다.
총알 탄 남작
3. 터키와의 전쟁중 난공불락의 요새를 정찰하기 위해 직접 대포알을 타고 갔다가 마주오는 대포알을 잡아타고 다시 돌아왔다.
4. 영국의 바닷가를 산책하던 남작은 달려오는 해마를 발견하고, 얼른 등에 올라타 바다 여행을 했다.
해저 구경을 마치고 뭍으로 올라오니 네덜란드였다.
5. 전투 중 말에게 물을 먹이는데 말이 쉬지 않고 물을 계속 들이켜서 뒤를 보니, 허리가 잘라져 거기로 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잘라진 말의 뒷부분은 나름대로 전투를 하고 있었다.
뒷부분을 찾아서 나뭇가지로 허리를 붙여주었는데, 후에 이것이 나무로 자라나 더울 때는 그늘도 제공해주고 은폐에도 도움이 되었다.
6. 매우 영리한 사냥개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줬다가 사냥개가 총에 맞아 죽는다.
남작은 애도의 뜻으로 사냥개의 가죽으로 조끼를 만들어 입고 다녔는데, 사냥감이 나타나면 조끼의 단추가 날아가 위치를 알려주었다.
판타지 소설에나 나올 법한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을 마치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처럼 끝없이 부풀려 이야기를 했다.
과장과 허풍의 진수를 보는 것 같다.
그의 무용담이 입에서 입으로 옮겨지며, 1785년 <바론 뮌하우젠의 놀라운 모험>이라는 책으로 출간된다.
고트프리트 뷔르거의 『허풍선이 남작 뮌히하우젠』은 200년도 더 된 황당무계한 이야기들의 모음집이다.
1951년, 미국의 정신의학 박사 리처드 애셔는 과도한 허풍과 거짓말을 자신이 직접 체험한 일이라고 주장하던 뮌하우젠 남작의 이야기에서 그의 이름을 따 뮌하우젠 신드롬이라는 명칭을 최초로 만든다.
1951년, 미국의 정신의학 박사 리처드 애셔는 과도한 허풍과 거짓말을 자신이 직접 체험한 일이라고 주장하던 뮌하우젠 남작의 이야기에서 그의 이름을 따 뮌하우젠 신드롬이라는 명칭을 최초로 만든다.
이 내용은 다시 영화로 제작되었다.
1911년 조르주 멜리아스 감독의 무성영화 <뮌하우젠 남작의 환상>
1943년 조제프 본 바키의 <뮌하우젠>
1964년 카렐 제만의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에는 귀스타프 도레의 삽화가 배경으로 삽입되어 제작되었다.
1989년에는 테리 길리엄 감독의 헐리우드판 '바론의 대모험(The Adventures of Baron Munchausen)'이 제작되었다.
1989년에는 테리 길리엄 감독의 헐리우드판 '바론의 대모험(The Adventures of Baron Munchausen)'이 제작되었다.
바론의 대모험 The Adventures Of Baron Munchausen, 1989
판타지, 코미디 | 영국, 독일(구 서독) | 126 분
감독 : 테리 길리암
출연 : 존 네빌, 에릭 아이들, 사라 폴리, 올리버 리드, 찰스 맥케온
뮌하우젠 남작(Baron Munchausen: 존 네빌 분)에게는 4명의 부하와 명마가 있어 어떤 내기에서도 이길 수 있다.
그의 기상천외한 머리는 달나라 여행과 불의 나라에도 다녀올 수 있다. 남작은 특별한 능력을 지닌 그의 부하들의 도움으로 터키 황제와의 생명을 건 도박에서 이긴다. 그 대가로 황제의 보물을 가져갈 수 있게 되었다.
힘이 센 알브레힛이 황제의 보물을 몽땅 짊어지자 화가 난 황제가 남작 일행을 추격해 사건은 예측불허의 사태로 발전한다.
결국 황제가 남작이 머문 도시를 포위하게 되고, 남작은 베르톨트가 있는 불의 나라로 대형기구를 타고 떠나는데, 갖가지 신비한 모험이 펼쳐진다.
장엄 망상증에 빠진 달의 왕도 나온다. 달세계에서는 몸과 머리가 분리된다. 지적인 왕은 때때로 몸에서 탈출하여 인간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몸은 왜 욕망에만 충실한가 고민한다. 머리만 있을 때는 남작일행에게 친절하지만 몸과 결합하면 일자무식의 불친절한 왕이 된다.
황당무계한 공상 이야기를 테리 길리암 감독이 이야기를 덧붙여 익살스런 어드벤쳐 스토리를 만들었다. 초음속의 사나이 베르홀트, 괴력의 슈퍼맨 알프레힛, 수백킬로의 천리안 아돌프스, 초능력의 귀와 태풍의 바람 구스티바스 등 바론 남작의 초능력 4인방과 기상천외한 모험이 펼쳐진다.
영화 <바론의 대모험>은 과장과 허풍의 컬렉션,
뮌하우젠의 황당무계한 이야기는 뻥일 뿐이다.
그의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다.
그러나 <뮌하우젠 증후군>이나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 증후군>이나 <사회적 뮌하우젠 증후군>은
애정결핍에서 오는 자신과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거짓말 중독의 위험한 질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