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의 글만으로 제가 무슨 '야 인디게임은 다 쓰레기야!'라는 생각을 가진 건 절대 아닙니다.
그냥.... 하, 씨. 이건 글로 표현해야 납득을 하실 겁니다. 그러므로 제 쓰라린 이야기를 꺼내겠습니다.
올해 초였나요, 한 2월달인가 아무튼 그정도 즈음 되었을 겁니다. 그때 전 우연찮게 타운즈라는 게임을 알게 되었죠.
제 글들 보시면 제가 무슨 파괘와 폭력을 찬양하는 디스뜨로이아정도의 게임사상을 가진 것으로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의외로 저 시뮬레이션 파입니다. 도시건설을 비롯한 수많은 건설과 건축을 찬양하는 사람이었죠.
한 가지 일화를 말씀드리자면, AoC 할때도 쌩판 지인도 아무런 연고도 없는 길드가 길드도시만 먹고 건설은 안해서 휑하길래....
날 이 길드에 넣어주면 내가 너희들의 건물을 짓겠다.
자비로
라는 패기로운 발언으로 들어간 뒤 혼자서 1단계 도시 완공후 2단계 들어가고
3단계는 만렙을 찍어야 건축이 가능해서 3단계 건설을 위해 렙업을 했었죠.
아, 참고로 저 건축자재는 거의 다 제 손으로 캐냈습니다. 설계도는 비용문제상 2단계부터 조금씩 기부를 받았지만.
구라냐구요? 걔네들도 1단계 올리기 전까진 'ㅋㅋㅋㅋㅋㅋ야 무슨 개소리임ㅋㅋㅋㅋㅋ 그냥 재미있어보이는 놈이니 넣어줌'이라고 말했죠.
그리고 그들은 하루 자고 일어나면 건축물이 허공에서 솟아나는 기적을 맛보았죠.
물논 그 게임 망했으니까 그것도 다 추억이지만서도...
그 외에도 와우에서는 전문기술이 필요해서만렙을 찍었고, 어지간한 게임에서 생산기술이 있다면 그게 최우선목표였습니다. 하....
아무튼 전 파괘를 지양하고 창조와 건설과 제작을 지향하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니 타운즈같이 '도시를 건설하고 몹을 잡아서 템을 떨구고 그걸로 제작하는 께임'은 인지상정으로 했죠.
마침 스팀 그린라이트에 똭하고 '야 이거 해봐라?'라고 떠 있길래 얼씨구나 바로 사다가 깔아서 플레이했습니다.
즐거웠죠. 존나 식량생산 안하면 굶어뒤지고 무기에 방어구 제대로 안만들면 괴물들 처들어올때 주민들이 '끼야아아흑'을 외치며 뼉다구가 되고,
뼉다구를 며칠 방치하면 그게 유령이 되서 주변의 주민을 아작내고 그 주민이 유령이 되어서 증식해서 유령마을이 된 경우도 있었지만,
그래도 즐거웠습니다.
어느 정도 게임에 대해 지식이 쌓이고 난 뒤, 저는 파워풀하게 제 본연의 본능을 표출했습니다. 건설, 건설, 건설!
그 때 당시에는 AI가 정말 호구같아서 애들이 일하다가 밥도 못챙겨먹어서 굶어죽거나 물건 옮기다가 굶어죽거나 채굴하다가 굶어죽거나하는 불상사가 시시때때로 벌어졌었죠.
게다가 이 게임이 주민 수 늘리려면 행복도라는 걸 충족시켜야 하는데, 그 때 당시 버전에선 행복도가 개별체크로 '마을 주민 전원이 행복도가 일정수치 이상 되지 않으면 주민 수도 안올라가서 주민을 뿔리려면 애들을 내버려둬야하는' 일도 있었죠.
물논 마을에다가 황금딜ㄷ... 아니, 황금동상을 깔아버리면 일상생활 하면서도 행복도 유지가 되서 주민 수가 올라가기도 했지만, 황금동상 구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더라구요.
아무튼 그렇게 삽을 푸고 노하우를 쌓으면서 상인이 오면 황금딜ㄷ... 아니, 동상 보이면 죄다 사서 박고, 행복도 올라가는 것들로 마을을 도배하다시피 꾸미고, 밀밭에도 깔고, 지하에도 깔고, 작업소에도 깔고 하는 식으로 마을 주민을 늘려갔습니다. 근데 이거 한 10~20분마다 주민이 한 번씩 들어오는데 한 다섯명정도 들어옵니다. 행복도가 충족될 때만.
고로 작업하면서 주민이 들어올 정도까지 마을 발전시키는데 며칠 걸렸죠. 그리고 그 수가 300 언저리를 찍는데는.... 일주일 꼴아박았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마을이 도시급으로 발전하고, 수십명 수용하는 7층짜리 대규모 아파트도 막 짓고(해보신 분이라면 아실겁니다. 이런게 얼마나 막대한 규모인지) 영웅들 오는 여관방도 6층으로 쌓아올리고, 던전도 지하 20층을 돌파했죠.
이제 그야말로 초월적인 발전을 했었습니다. 이 게임이 인력충원이 빡치는데 일하다가 죽어 나자빠지는 주민이 생겨도 내버려두면 그 인원 충원이 될 수준까지 되면 말 다했죠. 애석하게도 이 께임에선 애는 안태어나고 이민자만 받기 때문에 굉장히 사람받기 힘듭니다. 헌데 그런 걸 상쇄할정도면...
아 잠시, 눈물 좀 닦구요.
그 번영의 순간을 떠올리니 눙물이 흐르네...
아무튼 그렇게 이룰 건 거의 다 이뤘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상황에서 옵션 메뉴 중에 '시즈 레벨'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 시즈는 일정 주기별로 몬스터들이 마을침공을 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냥 처들어오고, 때려잡는거죠.
난이도를 변경해볼까 생각을.... 하아, 그때 그짓만 안했으면....
아무튼 난이도를 설정하는데, '임파서블' 이라는 난이도를 봤습니다. 익스트림같은것도 아니에요. 그냥 임파서블이었음.
300인의 마을을 부리는 저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기시네임파서블같은소리하네' 라는 마음과 함께 난이도를 올렸습니다.
....왜그랬니. 왜, 대체 왜....
그리고 뭘 봤냐구요?
존나 끝없이 몰려드는 개떼의 향연이요
그냥 슬라임이에요. 녹색 슬라임. 몹중에서 제일 약한놈이에요. 그런데 그것들이 수천단위로 몰려들더라구요. 수십마리씩 뭉쳐서 우르르 오는데, 하도 많이 와서 그런지 시간아 멈춰라 The World! 까지 벌어지더라구요. 마을주민과 영웅들 모두 굳어버리고....
마을 주민과 영웅들은 수백마리의 슬라임들에게 둘러쌓여서 각개격파당했습니다.
그것도 아예 못움직이는 게 아니라, 슬라임이 붙으면 혼자서 처절하게 저항하다가 학살당했습니다.
마치 마을 주민 한 명 한 명이 '으아아! 너무 많아! 도와줘! 누가 날 좀 도와줘! 싫어! 죽고싶지 않아! 으아, 안돼!'라고 외치듯이 처절하게 저항하다가 사망.
그리고 그걸 전 쌩 라이브로 지켜봤습니다. 제 주민들이 하나씩 처절하게 학살당하는 걸 두 눈 뜨고 바라봤죠.
남은 것은 사람들이 저항하면서 잡은 슬라임들 찌꺼기와..... 아직 나오고 있는 슬라임 웨이브뿐이었습니다. 하 시발...
멘붕하려던 찰나, 전 세이브 기능을 떠올랐죠. 그래, 로드를 하면 돼!
그리고 로드를 했더니 보이는 풍경은.... 슬라임 웨이브가 처참하게 개발살 낸 나의 마을....
아이고 내 세이브가....
아, 그 때 당시만 해도 세이브슬롯은 딱 하나만 지원했고, 오토세이브가 그 슬롯을 덮었습니다. 하아....
그리고 저는 그 게임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시뮬레이션 게임은 건들지도 않았습니다. 심시티가 발매되기 전까진.
이 멘붕대란 이후, 저는 아직까지도 시뮬레이션은 하질 못하고 있습니다. OTTD 하려고 켰다가 3분만에 끔. 하......
아무튼 타운즈는.... 뭐 게임은 나쁘지 않습니다. 지금은 패치도 되었고 개선도 되었죠.
근데.... 하.... ㅆ.... 더 이상 떠올리면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추억은 육두구문자밖에 없으니 자세한 것은 여기서 컷.
하....존나 1주일동안 컴도 안 끄고 그것만 돌려서 인구 뿔려놨는데........ 하아......
그래, 어차피 박살날거 열나게 만들면 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