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이후로 월~목 뉴스룸을 챙겨보고 있습니다.
오유에선 주로 눈팅만 해오다가 글 남겨봅니다.
손석희씨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괜히 글 길게 늘어뜨려봐야 읽기힘드니, 최대한 삼천포로 빠지지 않게 적겠습니다.
어제부터 JTBC 손석희에 대한 비아냥 글이 많이 보입니다.
메갈사태때의 스탠스, 그래프 조작, 반발이 컸던 앵커브리핑으로 인한 누적된 불신엔 공감합니다.
그렇지만 손석희 앵커는 항상 이슈에 대해서 반론의 입장을 질문형식으로 던져왔습니다.
상식적으로 보면 A의 과오로 보이는 뉴스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B쪽에서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라는 식으로요.
또한 저는 탄핵정국 이후로 뉴스공장을 챙겨듣고 있습니다.
김어준은 우리의 답답한 곳을 시원하게 긁어줍니다.
라디오에서건, 팟캐스트에서건 보통의 관망자/조언가 정도의 스탠스에서 때론 무게중심을 확 바꾸고 독설가로 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손석희에게서도 그런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핀트가 어긋나있다고 생각합니다.
JTBC는 종편임에도 현재 공중파를 능가하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원동력이 어디서부터 왔는가는 굳이 묻고 답하지 않아도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일 겁니다.
즉 손석희가 있는 곳은 우리 희망과는 조금 다른 곳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다시말해, 상식적인 인간이 보고 듣고 공감하는 "이쪽" 미디어에 그는 있지 않습니다.
그대신 비상식적인, 그렇지만 상식적으로 계도될 수 있는 단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접근하기 쉽고, 공신력있는 매체의 위치에 있는, 말하자면 튜토리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희 어머니에게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굳어진 시각을 가져오신 분이라 제가 당신의 생각을 감히 바꿀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 제가 권할 수 있는 최대치는
"조선일보 보지마세요 다른거 아무거라도 괜찮으니 조선 말고 다른거 보세요"
"JTBC 뉴스도 가끔씩 보세요. 거기가 요새 상도 받고 잘한대요"
정도입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이야기가 길어지는데, 정리하고 마치겠습니다.
저는 손석희, 김어준, 유시민 다 좋아합니다. 아니 좋아하는걸 넘어서 신뢰합니다.
그 분들 살아온 인생이 짧지 않고, 그 모습에 기회주의나 변절 같은 것이 없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지금 제가 저희 어머니에게 권할 수 있는 것은
김어준도, 유시민도 아니고 우선은 손석희입니다.
그래서 저는 손석희씨의 위치가 거기라고 보고 있으며,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그 위치를 지켜온, 그리고 지킬 수 있는 현재로썬 유일만 인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눈믈이 자꾸나서 보기 힘든 노무현 대통령의 영상이
어째서인지 자꾸 유튜브 추천영상의 썸네일에 보입니다.
개중엔 (당시엔 그게 얼마나 멋진 일인줄 몰랐던) 손석희씨와 노무현 대통령의 토론 장면도 여럿 있습니다.
썸네일에선 손석희씨가, 정말 즐거운 듯한 웃음을 지으며 노무현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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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서없는 글이지만 반대되는 생각, 비판 모두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