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메신져로 돌아다니던 글이군요. 저 글을 받고선 아래와 같이 답해줬더랬습니다.
1. 독일은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욕심부리다가 다쳤습니다.
2. 중국도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이념적으로 대립하다가 "작전"을 바꿨습니다.
3. 대한민국. 한국은.. "대등"했습니까? 우리나라가 언제.. 어떤나라와 "대등"한 위치에서 큰소리를 친적이 있습니까? 우리나라는 "대국"이란 나라의 무서움에 대해 누구보다도 더 잘 압니다. 우리나라사람들은 역사적으로 몸에 배였습니다. "사대주의"란 관념이 거의 본능적이라 생각되는데요.. 위로는 떼놈들에게 아래로는 왜놈들에게 한시도 쉴틈없이 유린을 당해오지 않았습니까? 그들에게 큰소리 친적은 글쎄요.. 몇번될까요? 늘 우린 굽신거리며 살아왔는데요.. 해방후엔 이젠 우린 태평양 건너편에 있는 미국에게도 굽신거려야 했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굽신거리며 살아온 우리 역사에서 얻은건 뭘까요. 빨아먹힐 등골 뿐이였습니다. 그렇게 굽신거리면서 얻은 등골은 빨아먹혀야 하는것이고.. 결국은 늘 빨아먹히고 있습니다.
장미햏님.. 우리는 이제서야 조금 아주 조그마한 소리로 미국에게. 중국에게. 일본에게 소리칠수 있게 됐습니다. 그 개혁적이라는 대통령 마저도 미국에 가서 아무소리도 못하게 되는 이런 상황에 우린 기껏.. 촛불로.. 혹은 인터넷으로.. 아주 조그맣게 소리낼수 있게됐습니다. 이게 과연 님이 옮겨놓은 글의 주인공이 말하는 대단한 코리안 입니까? 이제서야 늘 굽신거려야 했던 우리가 그들이 겨우겨우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소리를 낼 수 있게 됐는걸요. 그런데 그 소리를 낼 수 있게 만들어준 이들은 피와 땀, 온몸을 바쳐야 했습니다. 장갑차에 깔려야 했고.. 우산이 자궁에 박혀야 했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우린 살아왔고.. 이제서야 조금 소리를 낼수 있게됐는데.. 그래도 아직 너무너무 멀었는데 말입니다.
칼의 노래 읽어보셨습니까? 2부에 명의 원군이 이순신장군에게 보내는 서신이 나옵니다. 참 비참한 우리나라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죠.. 밑에 첨부해 드릴테니..읽어보시죠. 우린 이렇게 살아왔습니다. 독일과 중국처럼이 아니구요..
명의 도사부 담종인 장군의 서신
"이제 일본군 수뇌부들이 속속 귀순하고 있으니 그 마음이 실로 어여쁘다. 본래 인간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종자들이거니와, 우리 천자의 크고 깊은 교화의 덕이 저 금수와도 같은 왜에게까지 미쳐 일본군은 이제 군사를 거두어 돌아가려 하고 있으니 실로 천자의 덕이 아니고서야 바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제 함대를 해산하고 군사를 풀어헤쳐서 고향으로 돌아가거라. 인간은 인간이므로 마땅히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창생의 슬픔과 고통을 지극히 헤어리는 천자의 뜻이다. 이제 너희는 일본군 진영에 가까이 가서 공연한 싸움을 일으키지 말고 천자의 변방 남쪽 바다를 소란케 하지 말라. 내. 너희의 수영을 한번 들여다보고 쓰다듬어주고 싶은 마음 간절하나 멀어서 가지 못하고 이제 글을 전하니 내가 친히 너희에게 간 것과 무엇이 다르랴. 대저 천자의 무장은 정한을 가벼이 드러내는 일을 삼가는 것이다. 그러니. 그리 알라."
이후.. 이순신의 답.
"적들이 진을 친 거제, 웅천, 김해, 동래가 모두 우리 땅이어늘 적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 하심은 무슨 말씀이며, 이제 우리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라 하시나 우리는 이에 돌아갈 고향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적이 바닷가 육상 기지에 성을 쌓고 해가 바뀌어도 돌아가지 아니하고 살육과 약탈이 날로 자심해 가고 있으니 적이 돌아갈 뜻이 과연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대인의 뜻과 저의 뜻을 삼가 우리 임금께 알릴 것이오니 대인은 그리 아소서."
- 칼의 노래 중에서.. -
아래는 임진왜란 당시 명의 군사와 왜놈들의 강화협상이 진행될때 이순신이 괴로워하던 장면입니다.
"나는 환도 아래서 몸을 뒤채었다. 나는 강화 협상이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적이 나의 강토와 연안을 내습했으므로, 적이 전쟁을 끝내기 원한다면 군대를 거두어 돌아가면 될 일이었다. 그리고 온 국토를 갈아엎고 돌아가는 적을 온전히 사려서 돌려보낼 것인지, 종자를 박멸해서 시체로 바다를 덮을 것인지는 적이 아니라 나와 내 함대가 결정할 일이었다. 적은 귀로의 바다 위에서 죽음을 통과해야만 돌아갈 수 있을 것이었고, 그 바다에서 적의 죽음과 나의 죽음은 또 한 번 뒤엉킬 것이었다.
이 세계에서는 그토록 단순하고 자명한 일이 단순하지도 자명하지도 않았다."
- 칼의 노래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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