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에 복슬복슬한 하얀 털, 큰 덩치에 순한 성격을 가진 사모예드, 많이들 좋아하시죠?
그런데 그 사모예드를 작게 만든 종이 있다는 거 아시나요?
바로 스피츠라는 개입니다~
사모예드와 매우 비슷하게 생겼는데 크기만 줄어들어 소형~대형견에 속해요.
차이점이라면 털의 복슬거림이 사모예드보다는 좀 덜하고 다리 부분은 털이 적다는 점,
눈이 더 커 보인다는 점 등이 있어요.
사모예드는 정통 북극개(?)라 그런지 솜털이 많아 보이는데
스피츠는 솜털과 장모가 같이 나 있어서 찰랑거리는 털과 푹신푹신한 털이 함께 있어요.
어쨌든 저는 그런 스피츠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 녀석은 사실 떠돌이였는데 아파트 관리실 직원에게 잡혀 묶인채
주인을 기다리던 중 우연히 제게 발견되었어요.
상태가 깨끗한 것으로 보아 누가 키우던 것인데
며칠이 지나도록 찾아가지 않은 걸 보면 일부러 버린 것 같아요.
녀석을 발견했을 때 크기가 막 커지는 중이었는데요,
스피츠가 소형견인 포메라니안과 어렸을 때 매우 닮아서 전문가도 헷갈리는 경우가 있대요.
추측하기로는 포메라니안인줄 알고 키우다가 크기가 너무 커지니 버린 게 아닌가 싶어요.
아무튼 관리소에 물어보니 다음날에 유기견 센터에
보낼 예정이라고 하길래 연락처를 남기고 데려와 버렸습니다.
이미 키우던 개가 있긴 했지만 어린 강아지는 역시 키우기 힘들더라고요.
게다가 스피츠는 보시다시피 털이 많고 길어서
엄청나게 털을 날리는 종입니다 ㅠ (각오 없이는 키우지 마세요)
그래서 엄마에게 폭풍 잔소리를 들으면서 어찌어찌 벌써 3년이나 지났습니다.
녀석은 가공할만한 식욕과 흡입력을 보이며 건장한(크고 무겁고 털빠지는)
중형견으로 자라나 10킬로그램을 넘어버렸습니다.
가끔 사모예드 만큼 커져서 타고 다니거나 베고 자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하지만 이대로도 좋아요.
너무 착해서 도둑이 와도 좋아할 것 같아요.
덩치는 큰 게 겁이 많아서 큰 물체나 소리 나는 물체가 있으면 기겁을 합니다.
바닥에 비닐 봉지가 움직이면 주변에 다가가지도 못하고 도망간 뒤 멀리서 짖어요. 멍청..
제일 무서워하는 건 청소기입니다. 청소기 줄뽑는 소리만 나면
그 큰 덩치가 보이지도 않게 어디론가 숨어버립니다.
심지어 수컷입니다..
시기를 놓쳐 중성화 수술을 못했는데..
혹시나 교배에 관심있으신 분은 말씀해주세요~ㅎ
장가보내주고 싶어요!
사실 같은 사진들로 한번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내용없이 사진만 올렸던지라 다시 올려봅니다.
맛있는 걸 가지고 있으면 차렷을 합니다. 평소엔 잘 안해요 -_-
잘못했을 때도 차렷을 합니다. 접시 깨고 혼나는 중.
함께 키우는 누나개와 한 바구니 안에서..-_-* 사실 누나개가 녀석을 엄청 구박합니다.
녀석은 덩치는 2배인데 꼼짝도 못해요. 나이차가 10년이 넘어서 그런지 막 친해지지 않더라고요.
이건 스피츠 녀석이 먼저 바구니에 들어갔는데 누나개가 질투나서 자기도 들어간 상황..
근데 녀석은 무서워서 나오지도 어쩌지도 못하고 얼어 붙어 있는 거예요..ㅋㅋ 표정 ㅋㅋ
서리늑대로 키워서 타고 다니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털 엄청 빠지는.. 그냥 개
피아노만 치면 꼭 아래 와서 이러고 있습니다. 요즘엔 덩치가 커져서 페달 밟으려면 녀석 엉덩이를 파고들어야합니다.
뭘봐 피아노나 치셈
누님 앞에선 꼼짝 못합니다. 퍼자는 사람은 동생
??????????????????????????? 사람처럼 자지마
???????!!!!!!!!!!!!! 자체 모자이크//사람처럼 자지 말라고! 개는 원래 엎드려 자는 거 아닌가요? 얘는 항상 이러고 자요
녀석은 똑똑하긴 한데 멍청합니다(?) 멍청하면 해맑은 것 같습니다.
예쁜 사진으로 마무리 (꽃 감상하는 것 같지만 사실 건너편 집 베란다에 걸어다니는 사람보고 짖기 직전)
스피츠가 예전엔 인기가 많았다는데, 요즘엔 크기도 크고 털 많이 빠진다고 잘 안 키워서 보기가 힘들다고 해요 ㅠ
버려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
그래도 착하고 예쁘고 똑똑한(예외도 있어요 ㅠ) 스피츠, 많이 사랑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