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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9473
    작성자 : 돼지꿀꿀꿀
    추천 : 11
    조회수 : 359
    IP : 220.120.***.58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07/03/08 02:10:56
    http://todayhumor.com/?gomin_9473 모바일
    저희 아빠가 너무 미워요...
    저희 가족은 아빠, 엄마, 저, 동생 (자매)

    이렇게 4인 가족이에요.

    저희 가족은 약 6~7년 전 까지만해도 

    겨우겨우 먹고 살아갈 정도로 힘들었어요. 

    IMF때에는 아버지는 실직하시고, 어머니가 부업과 식당일을 하시면서

    근근히 생활했고 천원 한장도 아까워 해야할 만큼 가난했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여기저기 일자리를 알아보시다가 부동산에서

    잡일거리를 하면서 그 쪽 계통의 일을 조금씩 배우고 그러면서

    점점 부동산쪽 일을 하게 되시고, 아버지가 남들 비위 맞춰가며

    힘들게 일을 배우셔서 그렇게 조금씩 돈을 벌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것이 이제는 아버지가 개인 사업을 차리고 

    저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빠가 여러 사람 거느리고 일을 하게 될 정도로 성공하셨나봐요.

    그 좁던 14평짜리 빌라와 중고 소나타 한대에서

    땅값 높기로 유명한 분당 정자동에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 56평짜리와 bmw 7시리즈로 바뀌었으니까요.

    저희 가족도 갑자기 이렇게 확 변한지라 몇 년동안은 내 집같지 않고 

    적응도 안됐는데... 아무튼 그러면서 시작된 것 같습니다.

    가정에만 충실하셨고 정말 자상하시던 백점자리 아빠였던 우리 아빠가.......

    엄마말로는 사람이 돈을 벌더니 돈 맛을 알게 된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이사오면서부터 부모님이 다투시는 횟수가 잦아졌어요.

    저와 동생은 처음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점점 커져가는 엄마 울음소리와 죽어버릴꺼라는 말들.

    대체 우리 아빠가 뭔 짓을 저질렀을까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아빠가 사업상 술집에 가서 접대를 해야하는 일이 많았고

    그러면서 점점 술을 못하던 아빠도 술맛을 알게되고, 그러면서 술집여자들이랑...........휴

    몸에는 온통 여자 향수냄새, 입술은 닦아보니 립스틱 범벅,

    옷에도 온통 여자 화장품 자국.. 

    또 어느 날은 모르는 번호로 온 수상한 문자들..

    잦아지는 외박과 받지 않는 전화들. 꺼져있는 전화기.

    뭐 이 외에도 카드내역서라던가 영수증......차 안의 다른여자들의 흔적.

    아무튼 이런 일이 수도 없이 반복되어왔고

    아빠는 그럴때마다 절대 아니라며 딱잡아떼셨고 결국 나중에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하시곤 했나봐요..

    저희 엄마가 바본가요. 여자는 직감이라는게 있잖아요.

    저희 엄마가 그러시더라구요.... 이혼하고 싶어도

    엄마는 아직도 아빠를 너무 사랑해서 아빠 없으면 못살 것 같다고...

    그리고 저와 제 동생을 생각하니 도저히 못 그러겠다고...

    저희 집이 22층이에요. 창문도 무지 커요.. 방 한쪽면이 전부 유리창이에요.

    근데 항상 안방에서 그 유리창을 볼때 마다 

    이대로 뛰어내려서 죽고싶다는 생각을 수십번도 더 하셨데요.

    저희 아빠는 또 여자랑 그렇게 뒹굴고 오신날은 딱 티를 내시나봐요.

    평소에는 저희 엄마를 꼭 껴안고 자거나 쓰다듬거나 하시는데

    그런 낌새가 수상한 날은 엄마가 아빠한테 팔만 올려도 확 치우고 그런데요..

    저희 엄마는 소리없이 얼마나 우셨을까요.

    이 얘기는 전부 엄마가 저 대학오고나서 해주셨어요.. 

    그동안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러면서도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나니까

    아빠가 너무너무 밉더라고요. 이제와서라도 이혼하라고 하고 싶었어요.

    저희에게는 정말 부족함없는 아빠지만 남편으로선 실격이잖아요. 

    그리고 그저께인가.. 아빠가 한동안 엄마한테 잘하시다가

    또 그러셨나봐요.........엄마는 울고, 아프면서도 혼자 추운 거실에 나와서 자고 있더라구요.

    속상해서 저도 잠도 못자고 계속 울고.. 들어가서 자라고 해도 고집은 세서 말도 안듣고 우리엄마...

    제가 아들이었으면 아빠랑 남자 대 남자로서 진지한 얘기라도 해보고 싶은데

    지금은 저랑 아빠도 서먹서먹한 상태에요. 말도 잘 안하고.. 평소 같았으면 아빠 퇴근하고 오시면

    아빠 왔냐고 하면서 인사하는데 오늘은 아빠가 너무 미워서 내다 보기도 싫더라구요.

    아빠 출근길에 편지라도 써서 드릴까......생각했는데 잘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아빠로서 딸한테 그런모습 보여서 가장으로서의 체면이라고 해야하나.. 그런것 때문에

    자존심상해하신다거나... 아무튼 그럴까봐 걱정도 되고...

    전 지금 21살 여대생인데, 제가 과연 어떻게 하는게 도움이 될까요.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은 조언이라도 고맙게 받아 들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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