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금까지 가위를 4~6번정도 눌려봤습니다.
처음 가위 눌려본 경험은 고등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엎드려서 자고 있었는데 잠깐 잠에서 깬 순간 누가 제 위에 올라타더군요.
집에 아무도 없을 때라 너무 놀랐는데 가위에 눌려 몸이 움직여지질 않았습니다.
제가 엎드린 상태에서 손은 제 머리위에 살짝 떠있었고 고개는 살짝 왼쪽을 보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올라탄 귀신(일단 귀신이라 칭하겠습니다)의 머리카락까지 느껴졌습니다. 여자의 부드러운 긴 생머리처럼 느껴졌습니다.
저의 짧은 머리카락은 분명 아니었구요.
그리고 제 귀에 아주아주 작은 목소리로 얘기를 하는데 전혀 뭐라고 하는지 못알아듣겠더라구요.
또 등뒤에 느껴지는 촉감, 무게감까지 느껴져서 정말 소름이 돋았습니다. 한.. 0.5~1kg, 160cm키의 인형(그냥 느낌상)이랄까요?
겨우겨우 손을 움직여서 깼는데 귀신은 바로 사라졌고 등이 식은땀에 젖고 정말 소름돋고 무서웠습니다.
제가 원래 혼자 밤에 헤드셋끼고 공포영화나 공포게임도 잘 하는 편이라 거의 무서움을 못느끼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서웠던 적은 처음이네요.
그러다 한 30분쯤 고민에 빠졌는데, 이게 귀신이 아니라 나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군대(GOP)있을 때였습니다.
부대적응 기간일 때라 분대에서 혼자 다른 시간때에 소대장님과 통신병 근무를 마치고
침낭에서 자고 있는데 침낭 속에서 귀신이 제 다리를 당기는 겁니다.
분명 주변 소리가 들려서 선임들이 청소를 하고 있는 것도 느껴졌고, 이건 분명 가위에 눌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선임들에게 소리를 내려고 안간힘을 썼고 "으으으으으"하는 소리를 들은 한 선임은 저를 깨워 무슨일이냐고 왜그러냐고 그러더군요.
보니까 다들 정말 청소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후에 겪은 가위눌림은 아무것도 나타나진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에 겪은 일로 인해 가위눌림에 나타나는 귀신이란 단순히 인간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넷플릭스'라는 사이트에서 미국드라마 '반헬싱'을 한참 즐겨봤습니다. 영화와 달리 미드의 배경은 현대시대이며 뱀파이어들이 존재하는 세상입니다.
3일동안 새벽마다 4~5편씩 보며 잠을 잤는데(아직 시즌1밖에 나오질 않아 금방 다 보더군요..)
또 가위에 눌린 겁니다. 손가락을 움직이려고 애를 쓰는데 미드에서 본 뱀파이어가 제 배위에 올라타더군요;;
그러면서 제 목을 막 물어뜯는데 무는 힘이 느껴지긴 느껴졌습니다. 아주 귀여운 조그만 강아지가 무는 힘정도?
그러고 나서 손가락을 움직여 겨우 깼는데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이 때부터 가위눌렸을 때 보는 귀신을 믿지 않게 됐지만
처음 제가 고민했던 생각대로 촉감, 무게감, 힘 이런 건 다 뇌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하니 신기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