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하세요 라는 말은 일종의 명령어 인데
그 **에 "수고" 라는 말이 들어가면 의미는 상당히 달라진다.
손 윗사람에게 "수고하십시요"라고 할때는 물론이거니와 손 아랫사람에게 "수고해" 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수고하세요" 란 말은 "놀지말고 열심히 일하세요" 라는 명령이나 부탁으로 압박하려는 말은 분명 아니다.
"수고하세요" 의 의미는 "수고하십니다"의 의미와 같은 맥락이다.
그리고 "수고하십니다"는 "성실히 일하는 당신을 인정합니다.", 또는
"성실히 일하는 당신의 헌신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라는 말이다.
이것에는 자신의 성실이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한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뭐든 열심히 하려는 그 자체가 인정 받아 마땅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1차 2차, 또는 3차 산업 같이 성취량은 곧 생산량이고 생산량은 투입한 노력에 비례하던 시절이라면
뭐가 되든 열심히 하는 것 자체는 미덕이라는 이런 인식은 어쩌면 자연스러운지도 모르겠다.
정리하면 수고하세요 라는 말은 명령이 아니라 일종의 덕담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이른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서라면
노력을 많이 한다고 해서 생산성이 꼭 높아지는 것은 아닐 뿐더러
생산을 많이 한다고 해서 딱히 수익도 같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성취를 위해서라면 단순노력이나 다량생산 보다는 현명한 노력이나 적정한 생산이 더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성실은 미덕이라기 보다는 요령없음 고리타분함 같은 유쾌하지 않은 의미로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터인가 "수고하세요" 라는 말이 어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