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혼자만 시원할 수 있는 약사이다 썰 양해부탁드립니다~
일이 벌어진 때는 정말 밖에 서있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던 작년 여름이었음
황금같은 토요일 친구와 약속이 있어 4시 퇴근 후 (그지같은 회사 지금은 때려침) 지하철을 타러감
가는길 내내 이렇게 생을 마감하는건가 싶었지만 무사히 도착해서 탑승
하지만 지하철도 요즘은 에어컨이... 정말 더위로 헛구역질이 나올 지경이었지만 꾹꾹 눌러담고 있었음
자리는 널널했지만 나는 금방 내릴것이므로 노약자석 반대편에 의자 없이 빈공간으로 조용히 가서 섬
여기까진 그냥 평범한 여름날이었는데
다음역 지하철 문이 닫히기 직전에 여자한명이 으갸아하아러악~하는 괴성을 지르며 부리나케 달려오더니 문을 턱 잡음
그러려니 했음. 근데 안비킴... 뭐지 하는 마음에 다들 쳐다보고 있는데 다른여자 한명이 양손에 여자애 하나씩 데리고 뛰어옴
음...아니 분명히 뛰는 모션인데 걸어왔음. 그렇게 아주 당당히 지하철에 모녀 두쌍이 탑승해서 내 평화로운 구석자리를 차지함...
(은근슬쩍 나는 그 옆 문쪽으로 밀려남) 솔직히 그때까지도 그냥 별 생각 없었음.. 그냥 덥다는 생각뿐이었음
걍 이어폰 끼고 폰만 보고 있는데 이 무리 등장이후로 엄청 시끄러움
애들도 애들이지만 애엄마 둘이 목소리가 무슨 성악했나했음 성량폭발 ㅅ..하...
암튼 젊은 엄마들이었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음악중지해놓고 조용히 쳐다보고 있자니
그냥 자기는 안목이 있어서 애들 옷에도 신경 많이 쓰는데 중요한 모임에 형님네 애들은 거지꼴이었다
호칭도 옆에서 부추기니까 이년저년 해가며 깔깔깔 웃고있음 (남의 가정사 내 알바 아니지만 목소리가 너무 크다고 ㅠㅠ)
진심 아하~아핡하하하핡하하하ㅏ!!!하하핡! 하하ㅏ각하하ㅏ학!!!!!!! 아니 그년이 하핳하하하하락ㄹ핡!!!!
그리고 그렇게 신경써서 키운다는 애들은 그 와중에 지하철에서 점핑점핑을 하다 노약자석 할머니들한테 행패부리는중이었음 (레알)
자기들 다리 아프다고 찡찡~ 할머니들이 오구오구 해주시니까 앉고싶다고 빼액~~!!!
이쁘다고 머리라도 쓰다듬을라치면 손 탁 쳐내고 건드리지 말라고 빼액~~!!!!! (주로 한 여자애가 그러고 다른애는 동조중이었음)
진짜.... 다른 승객들도 표정 완전 안좋고 분위기 쌔했음
더워 죽겠는데 짜증폭발할 지경이라 한 정거장 더 지나고서 아줌마들한테 조용히 말 걸었음
나: 저기요~
엄마A (형님욕하던 사람): 뭔가 하는 눈으로 돌아보면서 날 위아래로 훑음
나: 죄송한데 목소리 조금만 낮춰주시면 안될까요? 그리고 애들도...
엄마B: (곤란하게 웃는 얼굴로) 네네
그게 끝이었음 미안하단 말도 한마디 없고 건성으로 애들한테 걍 이리와 손짓하고 다시 깔깔거림 (볼륨은 좀 줄어들더이다)
애들은 지들 창문 볼꺼라고 위험하게 손으로 지하철 문짚고 또 점핑중이었음.
근데 애엄마들끼리 다시 얘기하는데 내용이 요즘 고딩들은 교양도 없고 싸가지도 없다느니 하고다는 꼴도 거지같다 재수없다 어쩌구 저쩌구~ 들으라고 하는 말인거 티내면서 나보고 키득댐
나 고딩아님ㅋ. 토요일 출근은 좀 프리한 옷차림이 가능해서 비비에 섀도우만 하고 정말정말 캐주얼한 차림이었는데 고딩인줄 알았나봄ㅋ 안목없는 년
아무튼 좌측에선 애들 점핑에 우측에선 엄마들 깔깔에...딥빡침..
나: 저기요 애들 관리 좀 하시라구요.
엄마B: 네네 알겠어요
엄마A: 쟤 뭔데 자꾸 나대니 (아직도 생생히 기억남)
나: 나대는게 아니라 그쪽이 너무하시는거에요, 아까도 애들이 할머님들한테 버릇없이 구는데 그쪽은 수다 떠느라 신경도 안쓰셨잖아요
엄마A: 그쪽이 뭔상관이냐구요 아까 제 친구가 미안하다 했잖아요
엄마B: 니가 참아~
나: 참는건 지금까지 저랑 다른 승객들이 참은거구요,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 비슷하게라도 말한 적 없으세요
엄마B: 알았어요 학생, 미안해 미안해, 됐지?
엄마A: 쟤한테 미안하긴 뭘 미안해 (싸가지 없다느니 어쩌고 들으라는듯이 궁시렁댐)
여기서 승객들도 헐 하는게 다 느껴짐, 나도 2차 딥빡침
본디 싸가지 없는 년이라 눌러담아둔 싹퉁바가지가 올라옴
나: 아줌마, 저 학생아니거든요? 진짜 진상이네ㅉㅉ, 아까부터 안목 어쩌구 저쩌구 하시더니 왜 사람 나이는 그 안목으로 분간이 안되시나 보죠?
엄마A는 뭐라뭐라 하는것 같고 B는 말리는 모양이던데 이때부턴 빡쳐서 하나도 안들렸는데 아줌마 소리에 빡친게 눈에 보였음
나: 아니 나같으면 애들이 어르신들 손 팩팩 밀쳐가면서 싸가지 없게 굴고있으면 눈 돌아가겠는데, 교양있으신 아줌마들들 눈에는 그딴 짓거리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이년 저년 깔깔댈 정신머리밖에 없으신가보다~ 싸가지없는 제가 귀하신 아줌마들 몰라뵈서 거 참 죄~~송하네요~
애들이 이제 내 등 뒤에 있는 상황이었는데 애들한테 몸돌려서 말해줌
나: 너희들도 나중에 크면 꼭 지하철에서 깔깔 대면서 이년저년 그러고 다녀라~ 너무너무 보기좋네~ 아 어차피 보고 배운게 있어서 너네 저 아줌마랑 똑같이 교양이 넘치게 클건데 내가 괜한 걱정을 했네 미안해 언니가 좀 나대는 기질이 있어서~ 계속 신나게 뛰어 놀아 계속 해, 계속~
난 할말의 10%도 못했는데 엄마들이 뒤에서 큰소리 내면서 개지랄 시전 + 나 곧 내릴역 당도
아줌마들 시끄러우니까 목소리 낮추라고 그렇게 교양있고 안목있는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되먹지 못하게 뭐하는짓이냐고 당신들이 애를 낳았으면 낳은거지 애 낳는다고 무슨 어른 취급 받길 원하냐고, 사람이 하는 행동이 있어야 어른취급을 받는거지 지금 당신들 하는 행동꼬라지 아주 가관이라고 다다다 쏘아 붙여줌
옆 사람들도 그래요 조용히 좀 하고 할머니들한테 사과하라고 해줌 (하 노란 가디건 여자분 감사ㅠㅠ)
엄마들 얼굴 시뻘개져서 애 데리고 지하철 문 열리자마자 내려버림
아놔...나도 내릴 역이라 아까 그분한테 감사합니다~ 하고 내림
하..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만남..
엄마B가 에스컬레이터 줄에서 엄마A랑 얘기하려고 뒤 돌아보다가 나랑 눈마주치고 다시 앞에 봄ㅋㅋ
근데 애가 진짜 무개념으로 컸는지 에스컬레이터에서 팡팡 거리면서 발구르고 있음...
엄마들이랑 내 사이에 사람들이 있어서 뭐라하지도 못하고 있는데
내릴때쯤 애가 막 개찰구쪽으로 뛰어가다가 지 엄마 힐 신은 발 걸음
엄마A 원피스 입고있었는데 에스컬레이터 은색 발판에 고대로 앞으로 넘어지면서 핸드폰이랑 지갑 날라감 속옷도 보였음
근데 애는 잠깐 뒤 돌아보더니 지 엄마 신경도 안쓰고 뛰어감, 엄마B는 어머 어떡해 하더니 누구야~누구야~하면서 애 잡으러 감
사람들 다 비웃으면서 엄마A 보고가고ㅋㅋㅋㅋ
나도 걍 가려다가 안쓰러워서 지갑 줏어다 줌
아줌마 그러니까 애 관리 좀 하시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좋게 말했는데 엄청 째려봄...
아직도 정신 못차렸나 싶어서 안목이 있으신 아주머니라 속옷도 이쁘시네요ㅋ 하고 나왔음
쓰다보니까 엄청 길어졌는데 그렇게 속 시원한 썰이 아니라서 죄송합니다ㅋㅋ
그래도 나름 소소한 인과응보 같아서 엄청 비웃으면서 나왔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