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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944234
    작성자 : 익명ZGRka
    추천 : 0
    조회수 : 219
    IP : ZGRka (변조아이피)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3/12/18 14:27:06
    http://todayhumor.com/?gomin_944234 모바일
    오늘 기말이 끝났어요. 그냥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
    아빠 일 때문에 미술 멀쩡히 준비하다가 끌려오게 되었어요 강제유학? 이라고 해야되나..>

    처음엔 정말 적응이 안되더라구요

    전에도 3년 동안 유학 경험이 있었지만 그 후 3년의 시간이 지나고 한국에 완벽하게 적응했어요

    그 때 사춘기도 와서 그런지 몰라도 아빠 따라 간다는 게 확정됐을 때 거부감이 장난 아니더라구요..

    3년동안 시간을 같이 보낸 친구들이랑 내가 좋아했던 우리 동네를 떠난다는 생각에 매일매일을 울었어요

    비행기 타기 한 시간 전 까지도 가기 싫다고 친구랑 울면서 통화했는데 그래도 이미 결정 난 거를 제가 어떻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3년 동안 북미권에서 지냈고 다시 같은 곳으로 돌아왔는데

    그 후의 3년이 너무 인상적이었나봐요..ㅋㅋ 반갑기는 커녕 밤만 되면 매일 울었어요

    방에 들어가서 문 잠그고 울다가 엄마 아빠가 소리 들을까봐 이불로 꽁꽁ㅇ 감싸서 울고

    진짜 힘들 땐 친구한테 전화하려고 했는데 엄마아빠가 막았어요 이제 한국에 있는 애들한테 미련 버리라고


    그렇게 두 달 정도가 흐르고 영국 학교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 학교에서 어영부영 지내다가 엄마아빠가 원해서 학구열이 1위에서 2위를 다투는 학교에 시험을 통과하고 전학을 가게 되었어요


    근데… 정말 너무 힘들더라구요

    내가 여기를 공부하러 온건지 나를 혹사시키려 온건지 싶을 정도로요.


    그리고 워낙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인데 서양 애들을 무서워하는 공포심까지 생겨서 제 곁에는 거의 아무도 없었어요

    한국 애들이 있었지만 수업도 이동수업이 대부분인데 만나는 시간은 극히 드물고 친해질 겨를도 없이 그 친구들은 이미 다른 애들과 무리가 형성되어있었고 전 그 무리에 쉽게 끼어들지 못했어요

    서러운 일이 참 많았지만 나 여기와서 잘 한다고 문제 없다고 괜찮다고 보여지고 싶어서 정말 친한 애들한테도 제 사정을 얘기하지 않았어요


    학교에선 애들을 피하고 집에서는 한국 생각이나 망상만 하고 과제는 어영부영 제출하기만 하니 성적은 점점 떨어져만 갔어요

    그래도 심각성은 전혀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점점 기말은 다가만 오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만 생각하고 있으니 진전이 하나도 없었어요


    낙제가 결정났는데도 심각성은 커녕 한국 생각만 나더라구요

    방학 때 한국 가면 뭐할까 친구들이랑 만나면 뭘할까 어떤 추억을 남기고 올까

    정말 상상만 하는 것으로도 행복했어요

    그러다가 시험 날짜가 코 앞으로 다가왔어요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은 상태로 시험을 봤고 오늘 3일간의 시험이 끝났어요

    이제 뭘할지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한국에 너무 가고 싶어요

    하던 미술 계속 하고 싶고 그 당시에는 아무 생각 없이 즐거웠지만 지금은 그 때가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알기에 더 가치있게 친구와 지낼 수 있을 거 같고

    내가 좋아했던 우리 동네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밤 11시에 걷던 그 길을 다시 한 번 가고 싶고

    거의 10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한 것 같아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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