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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의 알면행복]돈쓰는 재미보다 더 큰 행복들이 많다
초등학교 시험문제.
'민환이는 길거리에 침을 뱉지않고 길을 건널 때 신호를 꼭 지킵니다.
민환이는 어떤 아이입니까?'
정답은 '착한 아이' 또는 '모범적인 아이' 정도 될텐데 어떤 녀석이 이렇게 답을 적었다...................................순진한 애
부자가 돈 안쓰는 것을 보고 죽으면 싸들고 가나 하고 흉보는 걸 본 적 있다. 또 살면서 언제나 모범답안처럼 범법행동을 하지않는 건 물론이고 조금이라도 흐트러진 모습이나 일탈행동을 하지않고 사는 바른생활사나이를 보고 저 사람 저렇게 속박된 삶을 살아야하니 얼마나 갑갑할까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뇌과학적 행복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돈 쓰는 재미나 적당하게 일탈행동을 하는 재미 보다 더 큰 행복들이 많기 때문이다.
욕망 이겼을 때 더 큰 행복 느껴
음식이나 여행 등 돈 쓸 때 얻는 행복감은 쾌감이다. 범죄나 부도덕까지는 아니더라도 적당히 나쁜 짓도 하며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줄 때 느끼는 행복감 또한 쾌감에 해당된다.
'그 많은 돈 두고 뭐하냐? 이 사람, 인생 즐기지 못하네'
하고 흉볼 때 등장하는 인생의 즐거움이란 주로 이 쾌감을 누리지않는 것을 가리킨다. 많이들 알고있겠지만 인간의 행복은 물질적 쾌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행복감은 쾌감을 포함하여 크게 4가지가 있다.
이 4가지엔 쾌감 이외에 안정감도 있고 몰입감도 있고 초월감도 있다(이 행복감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여기선 더 다루진 않겠다).
흥미로운 사실은 쾌감 이외에 행복감들인 안정감, 몰입감, 초월감 등이 모두 쾌감 보다 더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상위의 행복들이라는 점이다.
1)소비의 행복 보다 절제의 행복이 더 커
먼저 돈 안쓰고 절약하는 부자의 사례를 보자. 이런 검소한 부자들을 보고 존경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적지않은 사람들이 돈 쓸 줄 모르는 바보라는 식으로 보기도 한다. 그건 그렇게 보는 사람이 행복을 잘 모르기 때문일 수 있다.
왜냐하면 검소한 부자는 돈 백만원으로 맛있는 음식을 사먹을 때 얻는 쾌감의 행복 보다 그 쾌감에 대한 욕망을 이겨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부자가 과연 서민 보다 돈 쓰는 법을 모르고 돈 쓰는 재미를 모를까? 그런 부자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부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쾌감 에너지 < 통제 에너지"
이들이 돈을 안쓰고 아끼는 이유는 절약정신이 몸에 밴 것 등 여러 가지로 설명 가능하지만 결국은 소비의 욕망을 이겨내고 절제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물질적 쾌감에 대한 욕망을 이겨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을 '승리감'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성취감'이라 할 수도 있다.
어떻게 부르든 이것은 욕망과 쾌감의 일차원 에너지 보다 더 센 고차원에너지다.
트럭이 승용차를 압도하듯이 어떤 에너지가 다른 에너지를 제압하려면 그 에너지 보다 더 강해야 한다. 이 고차원 에너지는 위에서 열거한 쾌감을 제외한 나머지 3가지 행복감(안정감, 몰입감, 초월감) 어느 것이든 다 해당될 수 있는 행복감이다.
에너지(감마파 등의 뇌파)가 더 강할 수록 더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일차원 에너지의 쾌감 보다 고차원 에너지의 행복감들이 더 큰 행복감을 주는 것이다.
2)일탈 행복 보다 일탈 고통이 더 싫어
일탈의 유혹을 이겨내고 언제나 바른 생활 사나이로서의 면모를 지키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탈행동이 주는 쾌감의 일차원 에너지 보다 바른생활 사나이로서, 품위 있는 숙녀로서 일탈을 절제했을 때 스스로의 가치가 더 높아졌다고 느끼게 된다.
이 때 만들어지는 고차원 에너지가 더 기분 좋고 더 큰 행복을 준다. 스스로를 수준 높은 사람이라고 인식할 때 느껴지는 만족감 또는 행복감으로 볼 수 있다. 이 행복감 또한 위에서 제시된 쾌감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개의 행복감들에 해당될 수 있다.
그런데 물질 소비의 절제와 달리 일탈 행동을 절제하는 힘엔 자신의 가치가 높아지는 측면의 에너지와 더불어 중요한 에너지 하나가 더 보태진다. 그것은 만일 일탈행동을 했을 때 자신의 흐트러진 모습이 부끄럽기 때문에 그게 무서워서 일탈을 회피하려는 에너지다. 가령 자신이 술 먹고 추태 부릴 경우 스스로 수준 낮은 사람으로 전락하는 것으로 생각되어 두려운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가치가 높아지는 기분 좋은 에너지와 함께 자신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피하려는 에너지다(이건 안정감이라는 행복감인데 일탈 행동에서 멀어질 때 느끼는 안전한 느낌이다). 좋은 것에 다가가려는 힘도 있지만 나쁜 것으로부터 도망가려는 힘도 있는 것과 같다.
이상의 내용들을 통해 행복은 단순하지않고 신비하고 오묘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여기서 또 확인하게된다.
글쓴이: 이상준 『이타적 자존감수업 』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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