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 로봇 만화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양국을 대표하는 로봇 히어로 태권브이와 마징가가 싸우면 과연 누가 이길거냐는 부질없는 생각들 말이다.그러나 끊임없는 연구에 의한 과학문명의 발달 덕분에 그 바보같은 내 상상들을 현실속에서 만날수 있게 되었으며, 그 꿈의 대결이 실현됐다.
지난3월 20일,오다이바(お台場)에 위치한 일본과학미래관에서 열린 제7회 로보원(ROBO-ONE)에서 양국을 대표하는 두 로봇이 결승전에서 만난 것이다.
이 대회는 자신들이 직접 제작한 2족 보행로봇들의 격투기 경기로 양일간 120개의 로봇들이 치열한 예선전을 거쳐 32개의 로봇이 결승 토너먼트에 오르게 되며, 정해진 시간내에 3번 다운을 삣는 로봇이 승리하게 되는 경기로 최근 한국,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소리소문 없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과학 기술 경기다.
각국의 자존심을 건 이번 경기는 로봇 메이커들이 간접적으로나마 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며, 최근엔 K-1,프라이드처럼 격투기 경기등으로 확산되어 로봇 매니아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대회로 최근 한일전이 열려 매니아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낮은 예선점수로 간신히 예선을 통과했던 태권브이는 끈질긴 투지와 막강한 펀치로 속속 일본 로봇들을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고, 마징가와의 숨막히는 접전끝에 적지에서의 값진 승리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TAEKWON-V(태권v) - 한국
준우승 그레이트 마징가 - 일본
3위 MYRO 2 - 한국
대다수 로봇의 조종은 작은 리모콘이나, 노트북의 키보드에 의해 움직이는 반면 마징가의 경우,몸에 부착한 센서에 의해 로봇 또한 그대로 반응하게 되어있기에, 다른 로봇에 비해 월등한 순발력과 강력한 로켓펀치등으로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 후보였기에 그의 우승은 더더욱 일본인들의 자존심을 자극한 승리였다.
비록 준결승에서 마징가에게 패하긴 했지만, 3,4위 결정전에서 승리해 3위를 차지한 MYRO 2은 출전로봇중 최장신임에도 불구하고 정교한 움직임으로 한국 로봇기술의 우수성을 다시한번 증명해 주었다.
각 나라의 로봇의 성능을 가늠할 수 있었던, 이 대회는 올해로 7회를 맞이 했는데, 한국 로봇의 절대적인 강세를 보여준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특히 대회가 열리던 시기는 독도문제로 양국의 관계가 어느때보다 시끄러웠던 때였기에 우승의 기쁨과 의미는 더욱 값지게 느껴졌다.
또한, 오는5월 28-29일, 2회ROBO-ONE 아시아 대회가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라 홈 그라운드에서의 멋진 한일전을 다시한번 볼 수 있을 듯 싶어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자세한 대회소식과 동영상 자료는 클릭해주세요 마징가 제트의 원작자 나가이 고(永井豪)가 대회장에 등장해 많은 로봇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왜 하필 V(브이)인가?
어릴적부터 즐겨보았던 로봇 매니아들에게 태권브이와 마징가는 뗄레야 뗄수 없는 영원한 라이벌이자 양국을 대표하는 로봇이었다. 70년대 유년시대를 보냈던 필자에게 로봇 히어로의 우승소식은 비록 리모컨으로 조정하는 아마추어 로봇경기였지만,무척이나 반갑고 기쁜 소식이었다.
그러나,경기를 보면서 왠지 모르게 링위의 두 로봇의 가슴에 새겨진 V(브이)자가 계속 눈에 띄었다. 왜 두 로봇의 가슴엔 수많은 알파벳중 똑같은 V(브이)일까?
지난70년대와 80년대는 만화영화의 대국이라고 불리우는 일본이 만들어 낸 수퍼로봇들이 한글더빙을 탑재되어 한국제로 변신해 속속 소개되었고, 그 인기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전국적으로 높아만 갔다.
그 대표적인 로봇이 바로 나가이 고(永井豪)의 마징가 제트였고, 그 이후 등장한 김청기 감독의 태권브이가 그 주인공이다. TV에선 마징가 제트가, 방학땐 극장에서 태권브이가 전국의 수많은 어린이들의 히어로였으며, 국적을 초월한 그 인기에 힘입어 이후 그와 비슷한 수많은 아류작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그 두 로봇의 가슴에 V가 새겨져 있는건 아마 승리(Victory)의 이니셜인 브이(V)의 의미였겠지만,그 외에도 두 히어로의 비슷한 점은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이 닯았다.
호버 파일더를 타고 쇠돌이가 마징가 제트의 머리위에 올라타는 상황, 훈이와 영희또한 비행선을 타고,태권브이에 올라타는 상황은 굳이 더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너무나 비슷한 설정과 상황이 아닐수 없다.
과거 일본 문화개방를 개방하기전, 우리네의 만화영화는 이미 알려진대로 가장 가까운 외국이자 만화의 대국인 일본의 그것들을 상당수 참고해 만들어 졌으나, 누가 어떤 작품을, 어느정도 참고해서 만들어졌는가 등에 대해서는 몇몇 이들에 의해 소문등으로만 알려졌을 뿐 공개적으로는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왜 굳이 지금 와서 다 지난것들을 소개하는냐 하는 불만어린 만화영화 관계자들이 계실지는 모르나,최근 독도분쟁,과거 교과서등의 문제로 떠들석한 지금이야말로 우리네들의 지난 과거또한 바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지않을까 하는 바램과 작은 기대때문이다.
어린시절 그토록 열광했던 그 기운센 천하장사는 메이드인 재펜이었으며,우리의 쇠돌이는 알고보니 한글을 알아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다.
P.S
이번 대회에서 태권브이를 들고 출전해 우승을 차지한 전영수씨에게 다시한번 우승을 축하를 드리며,사전 양해없이 소식을 전하게 되는점 많은 이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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ㅆㅂ 나도 그게 다 한국만화 인줄 알았었다.
우리들의 기억속에 자리하고 있는 90% 이상의 어렸을적 추억의 만화는 모두 일본 원숭이들의 것이었고..
자연스레 그렇게 커온 우리는 이제 와서 일본만화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며 혀를 차고 있는 웃지못할 상황에 놓여있다.
술먹으면 "맞어 맞어 그때 그 만화.." 하면서 얘기하는 만화는 죄다 일본만화 였었다는걸 알면서 말이다.
어쨌거나 태권브이의 승리에 원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