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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비가 내리는 날이었어.
아마 오늘처럼 엄청나게 쏟아지는 날이었던 것 같아.
당시 대학 재수중이어서 집에 돌아와 공부한거 마지막으로 복습하고 자야겠다고 생각하던 시점이었던 것 같아. 워낙 더워서 창문을 열어두고 선풍기를 켜 두었지.
침대 위에 앉아 오늘 공부의 요약본을 꺼내 읽는데, 창밖이 그날따라 시끄럽더라고.
그래서 다시 창을 닫으려는데 갑자기 창문에 커다란 얼굴이 나타났어.
그건 약간 고개를 기울인 것 같은 각도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얼굴이라기보다는 가면 같았어. 눈도, 코도 그리고 입 역시도 그냥 구멍만 뚫어놓은 것 같은 그런 모습이었지. 그리고 굉장히 크고 피부 역시도 하얀 색이었어.
30cm도 안 되는 거리에서 그것과 나는 서로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어.
갑자기 그 하얀 얼굴이 말을 하더라고. 무기질 적인 그 뻥 뚫려 있기만 한 것 같은 입이 움직인다는 사실이 상당히 괴이하게 느껴졌어.
-호, 호호호호, 혹시! 저저저저저저저저, 절 아세요?-
말을 더듬는 것인지, 아니면 빠르게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괴상한 울림이었어.
“모, 모르겠어요.”
녀석의 모습에 질려 목소리가 떨려서 나왔지. 그러자 녀석이 동그랗고 새카만 눈구멍을 깜빡 거리며 다시 말했어.
-나, 나나나나나나를 따, 따따따따따따따라하는 건가요?-
“아니요! 그냥 말이 잘 못 나왔어요.”
하지만 녀석은 그 커다란 머리를 창문에 가져다 대며 가시같은 손가락으로 창틀을 쥐었어.
-미미미미미미믿을 수 어어어어어없어요. 나나나나나나나나를 드드드드드들여보내 주주주주주주주세요.-
놈은 내 방에 들어오려 했어. 근데 들어오지 못하고 계속 나 보고 들여 달라고 말하더라고.
물론 나는 거부했지만, 녀석은 계속 내게 들여보내 달라고 얘기했어.
잠시 시간이 지나니까 몸이 움직이더라고.
-드드드드드드드드들여보내줘!-
녀석은 멍청하게 보이는 그 하얗고 커다란 얼굴로 계속 안에 들어오겠다고 소리쳤지만 난 녀석을 들여보내주지 않았고 그냥 창문을 닫아버렸어.
그러자 녀석은 더 이상 떠들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 같았어.
그런데 말야?
그 녀석 지금 또 밖에 나타났어.
-차차차차차차창문 여여여여열려 있느느느느는 사람들 마마마마많아! 나나나나나! 많이 드드드드들어가가가가갔어!-
그러면서 자랑스럽게 자기 입을 벌리더라고.
그 입 안에는 경악한 얼굴로 굳어버린 잘린 목들이 잔뜩 들어있었어.
도대체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창문 밖에 하얀 머리가 나타나서 들여보내 달라고 하면 거절하고 창문을 닫아버리도록 해. 저거 들어오면 머리를 잘라가는 모양이야.
내 방은 아마도 방충망 때문에 들어오지 못했던 것 같으니까... 최소한 방충망이라도 좀 닫아두도록 해.
그리고 이 녀석하고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게 좋아.
비 오는 밤에 밖에 돌아다니면 뒤에서 입을 벌리고 졸졸 쫓아오거든. 내 머리를 자르려고 낫을 들고 말이야.
잠깐! 엄마가 작은 방 창고방 열어두셨다고 그거 닫고 오라고 하시네. 밖에서 녀석에게 당하지 않는 방법은 조금 있다가 다시 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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