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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레(Thule)는 고대 유럽에서 세상의 북쪽 끝에 위치해 있다는 전설적인 지역입니다. 툴레라는 이름 자체는 기원전 320년, 고대 그리스의 선장이자 탐험가인 피테아스(Pytheas)가 배를 타고 현재의 영국인 브리튼과 그 인근 지역을 탐험한 후에 처음 언급하였습니다.
피테아스는 영국의 북쪽으로 6일 동안 항해를 했는데, 그가 항해를 마치고 한 말의 내용은 서기 77년 로마의 학자인 폴리니우스(Pliny the Elder)가 자신의 책인 자연사에 인용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툴레는 세상에 알려진 모든 곳 중에서 가장 멀리 있는 지역이다. 툴레에는 봄과 가을이 없고 오직 여름과 겨울만이 있는데, 이 두 계절은 툴레의 1년 동안 절반인 6개월을 차지한다. 또한 툴레에는 밤에도 해가 저물지 않아 온통 낮처럼 환하게 빛난다. 툴레의 평행선에는 스키타이(Scythia)가 있다.”
피테아스가 언급한 ‘밤에도 해가 저물지 않는다.’라는 구절은 오늘날 러시아나 스칸디나비아 반도 같은 유럽의 북극권 지역에서 나타나는 백야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실제로 백야가 되면 밤에도 해가 저물지 않아서 온통 낮처럼 환합니다.
또한 스키타이란 현재의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고대 동유럽의 백인 계통 유목민족과 그들이 살던 지역을 가리키는데, 보통 그리스와 로마 시절에 스키타이 지역은 세상의 동북쪽 끝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피테아스처럼 기원전 1세기 로도스 섬의 그리스인 천문학자인 게미누스(Geminus)도 툴레를 가리켜 “여름 동안 툴레의 밤은 고작 2시간 밖에 지속되지 않으며.” 그런 이유로 “태양이 쉬는 곳”이라고 지목했습니다.
그리스인 지리학자 스트라보(Strabo)는 그의 책인 지리학(서기 30년 출간)에서 툴레는 브리튼의 북쪽으로 6일 동안 항해하면 갈 수 있는 곳이며, 툴레 주변의 바다는 얼어붙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로마의 역사가 타키투스(Tacitus)는 그의 장인이자 장군인 아그리콜라(Agricola)가 함대를 이끌고 영국 해안을 따라 원정한 일을 기록하면서, 그 함대에 탄 승무원들이 툴레를 직접 보았다고 기록했습니다. 타키투스가 말하는 툴레는 현재 영국 북부의 셰틀랜드 제도를 가리킨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4세기 로마의 문법학자인 마우루스 세르비우스 호노라투스(Maurus Servius Honoratus)는 툴레가 현재 아일랜드 섬과 영국 북쪽의 오크니 제도로부터 가까운 곳에 있으며, 태양이 하늘의 게자리에 있으면 툴레에는 밤이 없는 영원한 낮이 계속된다고 믿었습니다.
서기 5세기 스페인의 신학자인 오로시우스(Orosius)는 툴레가 아일랜드와 영국의 북쪽과 서쪽에 있으며, 현재 덴마크 서쪽인 페로 제도의 너머에 있는 섬이라고 주장했습니다.
6세기 동로마의 역사가인 프로코피우스(Procopius)는 툴레를 가리켜 25개의 부족들이 살고 있는 커다란 섬이며, 현재 스웨덴에 살았던 고트족과 사미족 같은 여러 부족들이 툴레로 건너가서 정착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12세기 동로마의 대주교인 테살로니카의 유스타티우스(Eustathius)는 툴레의 주민들이 난쟁이 종족인 드워프(dwarf)들과 전쟁 중이며, 그들의 키도 난쟁이만큼 매우 작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툴레의 위치에 대한 견해는 제각각인데, 오늘날에는 툴레가 대체로 아이슬란드를 가리킨다고 봅니다. 다만 그것도 확실한 사실은 아니며, 노르웨이나 발트해의 섬 및 혹은 아일랜드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출처 | 유럽의 판타지 백과사전/ 도현신 지음/ 생각비행/ 325~327쪽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9282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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