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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9413
    작성자 : l3ra
    추천 : 18
    조회수 : 1469
    IP : 115.161.***.194
    댓글 : 27개
    등록시간 : 2017/07/24 18:16:51
    http://todayhumor.com/?wedlock_9413 모바일
    내가 이렇게 사랑받을 자격이 있나?!


    가끔 이런 생각이 들어요


    대학도 학고 2번받고 무기한 휴학중이고.

    딱히 능력도 없고.

    막 이쁜것도 아니고.

    친정이 잘 사는 것도 아니고.

    제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ㅋㅋㅋㅋ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어요..............

    근데 요즘 너무너무 행복해서 아 이렇게 남편에게 사랑받고 행복해도 되나? 싶은 기분이 가끔 들어요 ㅎ


    임신하고 가슴 쳐져서 슬퍼하니까 평생 데리고 살거니 걱정 말라는 남편.

    살 터서 속상해하니까 그래도 이쁘다는 남편.

    진짜 쌩얼 개못생겨서 절대 시부모님한테 공개 못할것같은 저인데........ 쌩얼에 머리 묶고 얼굴에 기름 흐르고 눈썹 없는데도
    갑자기 오늘 왜이렇게 이뻐? 오늘 왜케 섹시해? 이 소리 해주는 남편..ㅋㅋ


    임신후 다리 올리기 힘들어서 빤쮸입기 힘들어하는 나를 위해, 같이 샤워후 먼저 나가서 입혀주려고 속옷들고 기다리는 남편..

    바닥에서 상에다가 밥먹는데, 그러고 나서 일어나기 넘 힘들거든요. 그때 꼭 겨드랑이 사이에 팔 넣어서 일으켜주는 남편..ㅋㅋ

    싸운날만 아니면 늘~ 꼭~ 출근할때 자는 제게 뽀뽀해주며 사랑해 속삭이며 나가는 남편..♥


    결혼 초반엔 서로 부딪히기도 많이 부딪히고 상처도 주고 힘들었지만.

    대부분 다 극복한 지금은 세상에 나하고 이렇게 잘맞는 남자가 있을까?싶어요 ㅎ



    서로 노력하고 배려하면 그만큼 더~더욱 큰 행복으로 돌아오는게 바로 결혼 아닐까..? 싶어요.


    토요일엔 몇달만에 남편이 친구를 만나러 갔어요~

    임신후 매일 집에 있다보니 남편만 돌아오면 껌딱지가 되는 저인지라...

    다녀오라고 말은 하지만 남편 가는게 넘 슬픈 저를 보며 가지말라고 하면 안갈게~ 하길래ㅎ

    아니야 갔다와~~ 오면서 맛난거 사다죠~! 했지여..

    오다가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 보이면 햄버거 사다달라구.... 맥날 치즈버거 사랑하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


    4시 반쯤 나가서 10시 반? 정도쯤에 오는 중이라고 전화가 왔어요 ㅎ

    맥도날드 안보이는데 지금 과천쪽이니까 주변에 맥날 찾아서 알려달라구... 그럼 들러서 사오겠다구 ㅋㅋㅋ


     아니야~ 괜찮아~ 굳이 들려서 사올필요까진 없어~했더니 혼자둔거 미안해서 그런다고~ 찾아보래요 ㅎ

    그래서 아니야 햄버거 사오면 여보가 더 늦게 오잖아~ 햄버거보다 여보 빨리 보는게 더 좋아~ 했지용 ㅋㅋ

    꽁냥꽁냥 하다가 전화 끊고

    한 11시 좀 넘어서 남편이 온것 같아요

    딱 들어왔는데 손에 뭔가가 들려있는거에여

    피자 포장같아서 좀 설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냐구 자세히 보니까 동네 유기농 파이집 파이더라구요...ㅋㅋㅋ 호두파이!!!

    빵덕후거든요 ㅜㅜㅜ

    웬 파이야?! 했더니 

    집에 오는데 파이집이 보였대요.

    문 닫았나보다, 했는데 불끄고 안에서 사람이 재료 준비하고 있길래 ㅎㅎ

    가서 두드리고 혹시 파이 남은거 없냐고 물어보고 마지막 남은거 사왔다네요..ㅠㅠㅠ

    막 민폐끼치고 그런거 되게 싫어하는 사람이거든여... 근데 저를 위해서 문닫은집 찾아가서 파이를 사왔다는데.

    아 ㅠㅠ

    감동이 진짜 물결처럼 밀려왔어여.....

    이런게 사랑이구나~~ 매일 느끼긴하지만 ㅋㅋㅋㅋㅋㅋ 그날따라 두배 세배 열배로 와닿는 날이었어요 ㅎ

    임신하고 체중조절 하느라 야식도 절대 안먹는데 12시 그시간에 남편하고 파이 한조각씩 냠냠하고 ㅋㅋㅋ

    너무너무 행복했어요

    글 쓰는 지금 이 순간도 너무 행복하구요

    남편이 한 7-8시쯤에 퇴근하거든요.

    어린왕자에 그런 구절이 있잖아요.

    네가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질거야.

    정말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에요.

    하루종일 좀비처럼 늘어져있다가 남편 퇴근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설레고 행복해져요...♥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남편분 참 좋은 분이네여..하시겠죠..?

    저는 저도 좋은 와이프라고 자부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화도 잘 안내구요, 이해심도 많구요. 

    어쩔땐 여자같이, 어쩔땐 친구같이, 어쩔땐 엄마같이 보살펴주고.

    콩깎지인지, 사실인지 잘 모르겠지만 매일매일 남편 칭찬 해주구요 ㅋㅋㅋ
    [잘생겼다 소리 하도해서 이제 지겹다고 함ㅋㅋㅋ]

    남편을 정말 편하게 해주거든요.

    약간 예민한 남편인데, 제가 캥거루처럼 케어를 잘해준다고 말할 정도에요. 
    그 소리 들은날 진짜 그동안 남편 보살피기위해 열심히 한 것들이 모두 보상받는듯한 느낌이었어요 : )


    너무 자랑만 했나요..ㅋㅋㅋㅋㅋ



    좋은 사람 만나서
    나도 좋은 사람이 되고.
    노력하고 배려하면, 상대방도 나를 위해 노력하고, 배려하고, 이해하고.

    그렇게 행복해져요

    다들 좀 힘들어도 서로 노력하고 배려해서 행복한 결혼생활 만들어가용...!!!




    ps.저는 결혼후 초기에 진짜 뼈저리게 느낀게, 평생을 나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거였어요. 내가 맞다, 내가 옳다 이런 생각 버리고 내가 틀릴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게 중요한것 같아요.
    내가 내 생각만큼 좋고 완벽한 사람은 아니구나 인정하는 순간 더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거라고 생각해요.
    다들 행복하세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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