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청년실업' 발언 논란 확산
[프레시안 2005-05-18 10:12:07]
'정부 무대책' 솔직히 시인, '현장과의 체감도 차이' 논란
[프레시안 이지윤/기자]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이 '성년의 날'인 지난 16일 정보통신부에서 가진 20대 청년과의 간담회에서 '청년 실업' 문제와 관련, "취업에 대한 책임은 각자가 지는 것"이라며 "정부가 특정한 대학생들을 어디에 취직시킬 가능성을 높여주는 일, 이것은 현대국가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한 발언을 놓고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유 의원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보서비스-제도적 완충장치"
유 의원의 이날 발언은 최근 현안에 대한 참석자들의 여러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 나왔다.
유 의원은 '취업문제에 대해, 청년 실업에 대한 생각과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한 앞으로 방안이 뭐냐'는 한 대학생의 질문에 대해 "방법이 있으면 왜 이리 해결이 안 되겠나"며 "모든 산업국가가 고학력 청년층의 실업 문제를 가지고 있다. 교육에 대한 투자는 리스크가 가장 높은 투자"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취업에 관한 책임은 각자가 지는 것"이라며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국민들에게 교육투자를 할 때, ‘장차 상황이 어떻게 전망된다’, 이런 점에서 정보서비스를 하고. 그 다음에 투자가 잘못되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부작용을 좀 완화하기 위한 '제도적인 그런 완충장치를 만드는 것', 이런 정도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정부가 특정한 대학생들을 어디에 취직시킬 가능성을 높여주는 일, 이것은 현대국가가 할 수 없는 일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로 답을 끝맺었다.
'현장과의 체감도 차이'
유 의원의 이같은 답변은 '원론적인 것'이었으나, 이 발언이 17일 <문화일보>를 통해 "청년실업 각자가 해결하라"라는 큼직한 제목으로 보도되고 우리당과 유 의원 홈페이지에 발언록 전문이 실리면서 인터넷상에서 다수 젊은 네티즌들의 반발을 초래했다. 그동안 정부여당은 전체실업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주요 정책과제로 설정, 선거가 있을 때마다 각종 대책을 쏟아낸 바 있기 때문이다.
청년실업 문제는 "방법이 있으면 왜 이리 해결이 안되겠나"라는 유 의원의 솔직한 답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현재 정부여권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난제 중 난제다. 그동안 정부여당이 주로 해왔듯 일시적인 아르바이트 자리를 만들기 위한 예산 쏟아붓기 식의 안이한 접근으로는 결코 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여당이 다분히 기만적이고 효과도 없는 '공허한 공약'을 더이상 남발하지 말고, '고용없는 성장' '미래산업을 찾지 못한 기업의 투자기피' '잠재성장력 약화' 같은 구조적이고 복합적 문제에 대한 해결노력에 국가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그런 면에서 유 의원이 '정부여당의 무대책'을 솔직히 시인한 점은 유 의원답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 동시에,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정보 서비스'와 '제도적 완충장치' 정도라고 답한 대목은 만성적 청년실업의 고통으로 심지어 수많은 젊은이들이 자살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안이한 답변'이었다는 게 다수 네티즌들의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현장과의 체감도 차이'가 최근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급락의 근원이라는 지적도 제기돼, 향후 우리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 다음은 유 의원 홈페이지에 실린 이날 질의응답 전문
유시민 의원 발언 전문
5월 16일 성년의 날을 맞아 정보통신부에서 20대 청년과의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참석자들의 질문에 대한 유시민 상임중앙위원의 환영사와 답변, 현장 사진을 올립니다.(전체 내용은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일 시 : 2005년 5월 16일(월) 14:00
▷ 장 소 : 정보통신부 14층 중회의실
▷ 참 석 : 문희상 의장, 유시민 상임중앙위원, 박영선 비서실장, 전병헌 대변인, 오영식 공보부대표, 유승희, 홍창선 의원, 허동준, 윤혜안 청년중앙위원 /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 20대 청년 40명
- 환영사
성년 되신 것이나 20세란 것에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 참여정부도 대한민국도 자본주의 사회도 그렇지만 자기인생은 자기가 책임지는 것이 세상사는 이치이다. 발달 심리학에 15세만 되면 어른과 판단력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 차이는 자신이 책임지는 경험을 얼마나 행사했느냐의 차이일 것이다. 20살이 되었으면 엉망인 제도 아래서 자기 권리를 찾을 나이가 되었으니 자기 인생 자기 권리를 찾으면서 재미있게 살아 달라.
- 질의응답
▲ 서울대 농경제 박석하 : 6.25 당시 최고위층들이 서울을 버리고 도망친 일이 있었다고 기억한다. 만약에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여기 계신 의원님들은 도망가지 않고 국민과 함께 할 마음이 되어 있는가 궁금하다.
▲ 유시민 상임중앙위원 : 그런 전쟁은 옛날이야기이다. 재래식 무기로 전쟁할 때 이야기다. 현대에 전쟁이 터지면 피난을 가고 그런 것을 할 겨를도 없이 이제 살거나 죽거나 이다.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이제는 그 당시처럼 피난의 꿈도 못 꿀 일이다.
▲ 원광대 법학과 위금섭 :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간단히 질문하겠다. 17대 국회 회기 내에 국보법 폐기 가능한가? 여야 대립 속에 대체입법 등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떤지?
▲ 유시민 상임중앙위원 : 국보법은 연관된 것인데 한나라당이 봉쇄하지 않고, 못질 하지 않았으면 이미 폐지되었을 것이다. 국민이 대표로 뽑아서 입법권을 가졌으면 절차에 따라 토론, 합의하고 합의가 되지않으면 표결하는 것이 민주주의 기본이다. 폭력으로 이 과정이 저지되었다. 국보법이 17대에서 폐지되느냐 안 되느냐는 한나라당이 물리적으로 국회의 의결절차를 봉쇄하느냐, 안하느냐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이런 짓을 함에도 불구하고 이 당이 국민지지율 1위라는 것이 무척 죄스러운 일이다. 저희가 잘못해서 그런 것이다.
▲ 외대 김보람 : 학내언론생활을 하며 느낀 것은 요즘 대학생들의 정치, 사회참여가 없다는 것이다. 저도 언론인으로의 소명으로 정치참여의 필요성을 알려야 한다고 본다. 열심히 활동하고 대학생들의 정치참여를 높이고 하는 데에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 유시민 상임중앙위원 : 대학생들의 정치 참여가 낮은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각자 자기인생인데 참여안해서 10년 후에 사회에 발언권이 없으면 그 또한 정당한 것이고 참여를 많이 해서 이후에 사회의 주도하게 되면 그 또한 정당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 참여하지 않으면 나중에 발언권이 없으니 알아서 하시기 바란다.
▲ 메이크업아티스트 주연숙 : 인터텟 종량제에 대해?
▲ 유시민 상임중앙위원 : 지금 우리가 하는 방법은 가입하고 덜 쓰는 사람들이 가입하고 많이 쓰는 사람들에게 보조금 주는 수평적 보조금 지급방식이라 볼 수 있다. 자본주의는 쓰는 만큼 내는 것이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조금은 개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어떤 식으로든 많은 수혜 보는 사람이 많이 부담하는 것이 사회정의에 맞는다고 본다. 종량제라는 과격한 대안보다 세부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중앙대 신방과 장의성 : 방송의 정치적 중립에 대해서 탄핵 방송 관련하여 묻고 싶다.
▲ 유시민 상임중앙위원 : 지난 탄핵 방송을 불공정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탄핵행위를 일탈로 보지 않았던 분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본다. 탄핵방송을 공정하게 생각한 분들은 탄핵행위를 윤리적 일탈행위로 본 것이다. 이는 언론의 공정성에 관한 문제라기보다는 관찰하는 사람들의 정치적 입장이나 식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동덕여대 고윤지 : 취업문제에 대해, 청년 실업에 대한 생각과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한 앞으로 방안에 대해?
▲ 유시민 상임중앙위원 : 방법이 있으면 왜 이리 해결이 안 되겠나. 모든 산업국가가 고학력 청년층의 실업 문제를 가지고 있다. 교육에 대한 투자는 리스크가 가장 높은 투자이다. 제가 하는 정치는 되도록이면 원칙적으로 가치실현을 위한 정치지, 누군가를 위한 정치는 안한다.
취업에 관한 책임은 각자가 지는 겁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국민들에게 교육투자를 할 때, ‘장차 어떻게 전망 된다, 상황이’, 이런 점에서 [정보서비스]를 하고. 그 다음에 투자가 잘못되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부작용을 좀 완화하기 위한 [제도적인 그런 완충장치를 만드는 것], 이런 정도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구요.정부가 특정한 대학생들을 어디에 취직시킬 가능성을 높여주는 일, 이것은 현대국가가 할 수 없는 일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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