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환자가 15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감염이 확인된 경기지역 한 버스업체 임원이 수일간 회사에 출근하고 업무를 봤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건당국의 방역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당 임원이 입원했던 병원(휴진)에 면회를 갔던 직원 대다수가 운전기사이며 격리 조치 역시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민 공포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31일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도내 한 병원에 입원했던 A운송업체 임원 B씨가 지난 27일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B씨가 입원했던 병원은 현재 휴진 조치됐으며 보건당국은 B씨 역시 첫번째 감염환자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B씨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지난 19일과 21일 이 업체 운전기사 등 직원 십수명이 B씨를 근접에서 면회했고, B씨가 21일 퇴원 후 23일까지 정상적으로 근무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건당국의 방역관리가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B씨가 고열 증상을 보이면서 병원에 재차 입원한 23일까지 가족을 포함한 주변인 모두가 메르스에 여과없이 노출돼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B씨를 면회하고 함께 근무한 직원들 상당수는 지역 내 버스업체 운전기사로, 해당 버스에 탑승했던 주민 대다수의 공포감도 증폭되고 있다. 해당 버스업체 관계자는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종일 버스를 운행하는데, 만약 B씨를 면회했던 직원 중 일부가 감염됐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메르스 전파력 판단 미흡과 최초 메르스 환자 접촉자 그룹의 일부 누락 등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와 불안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또 보건당국은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초기 대응이 지나치게 허술했다는 비판을 의식, 확진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들 중 고위험 대상자를 별도로 선별해 격리 조치했다.

아울러 잇따른 메르스 확진 판정으로 각급 학교 내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자 교육당국 역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교육부는 학생복지정책관을 반장으로 하는 ‘학생 감염병 대책반’을 구성, 1일부터 가동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