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오유에 많이 서식할것만 같은 모쏠남이었음
결론적으로 한달쯤 만났지만 합의하에 빠이함.
친구 소개로 만났는데 처음 봤을땐 모쏠치곤 센스도 있는것같고 과묵한것 같은 모습이 마음에 들었음.
이남자 공부를 어마어마어마하게 잘하고
심성도 착하다 착하다 이렇게 착할 수가 없음 동생 학비를 자기가 내주고 그럼..
썸타면서 카톡을 일주일정도?
당시에는 호감이 있어서 제일 싫어하는 'ㅎㅎ' 라던가 'ㅠ0ㅠ' 등등 이모티콘 다 받아줫음
캬......
아니 근데 이남자 모쏠인데 막 서툰게 눈에 보이긴 해도 암튼 손도 먼저 잡고 은근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거임!
사귀자는 말을 얼렁뚱땅 하려그러길래 집에보내고 전화로 정정해줫음 그렇게 하는거 아니라고.
그랬더니 다음날 폰에 한 일곱줄정도 뭘 적어옴 새벽에 네시간동안 썼다고 함..
미안하다 자기가 여자를 안만나봐 몰랏다 우리가 오해도 있고 다툼도 있엇지만 너와 사귀고싶다 어쩌고 저쩌고~~
참 일주일사이에 무슨 오해가 있고 다툼이 있엇겠냐만
이남자에겐 첫여친인 내 한마디한마디가 가히 전기충격이었을걸 알기에
혼자 얼마나 이승저승을 왔다갔다 했겠니~ 그래그래 오냐사귀자뿅뿅 하고 사귀게됐음.
그맘쯤 내가 목도리를 뜨고있었는데 때마침 시기도 맞았겠다 대충 완성해서 선물해줬음.
나라를 선물받은거마냥 감동받음.
그 모습을 본 친구가 자극을 받아 나한테 뜨개질을 배워 지 남친에게 목도리를 만들어줌.
어라? ㅋㅎㅋㅋㅋ
모양이 내가 만든거보다 나은거같은거임.
쓸데없는 오기가 발동해 하루만에 하나 더 뜸.
만나서주니까 첫마디가 자기 볼링 가야된다고 목도리 더러워지는거 싫다고 다음에 주라는거임.
정말 순수하게 더러워지는게 싫어서.
ㅋ
ㅋ
ㅋ
ㅇㅋ 내가 하고다님 지금
키는 나보다 십이센치쯤 큰데 몸이 외소함 어깨도 엑소에 그 누구냐 암튼 어좁남 뺨침.
겨울옷이 없는건지 영하를 달리는 날씨에 얇은 야상하나 입고는
춥다고 소매로 손 다 덥고 (왜 여자들 니트입고 귀여워보이려고 소매 쭉 내리고 덜덜덜 아 그거있잖씀) (손시려우면 주머니에 넣으라고)
온몸을 비비꼬면서 발을 동동...구르는데 보호해줘야할거같음 아주 정말..미쳐버림 ㅇㅇ
그리고 일단 옷을 매우 못입못입.
보트슈즈라고 남자들 요즘 많이 신고다니는 그 스웨이드로 된 신발을 퉁퉁한 흰 양말을 신고 신는다던지 음..
옷도 헐렁하게 입어서 더 말라보이고
아근데 그부분은 워낙 이남자가 공부만 했으니 패스~ 같이 쇼핑다니지 뭐 했엇음.
목소리가 굉장히 하이톤인데 말도 빨리해서 좀 방정맞은 경향이 잇음.
웃을때 일초에 하!를 여섯번정도 하는거 같았나 그럼.
모든면이 아무튼 서툴고 애같았음.
철이없단게 아니고 뭔가 생각깊고 정신 똑바로박힌 초딩이랑 사귀는 기분이었음 진짜.
자기가 이 말을 해서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볼 지를 별로 생각을 안하는..?
아 말이 좀 이상하네
그니까 좋게말해 이미지메이킹, 허세가 없고
나쁘게 말하면 지나치게 솔직함. 조금도 멋져보이려는 의도가 없음.
주로 사소하게 돈에 관해 많이 그랫음. (ex.커피값, 기차값, etc.)
하지만 이 모든게 이 남자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걸린거라고 생각함.
난 수다는 내가 떨되 리드는 당하는 연애를 하고싶었음 욕심인거 앎.
모쏠을 만나본적 없기에 그 심각성을 알지 못했고 하나씩 알려주면 된다고 생각했음.
다른 여자들중엔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적어도 난 그런식의 연애는 못하는 여자였음.
순수한 연애보단 좀 통통뒤고 설레는 연애가 하고싶었음.
그렇다고 나도 나쁜남자 안만나본거 아닌데 설렘 그거 얼마 안가는것도 아는데.
뭐든지 금방금방 까먹는 성격이라 한 부분만 보고 그 느낌만 자꾸 찾는거같음.
나도 잘못된거 알아요 좀 더 데여서 더 울어야 하나봄봄봄.
그럼 왜 사겼냐고 욕하실수도 있음
하지만 처음에 말했듯.. 처음엔 과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음 내 이상형임.
(거의 두번 보고 사귄거라서)
그리고 지금까지는 늘 내쪽에서 상대에 대한 마음이 깊어질때까지 기다렸다가 연애를 시작해오곤 했기에 상대방이랑 타이밍이 잘 안맞을때가 많았음.
그래서 이번엔 서로 순수하게 알아가며 같이 깊어지길 바랬지만 그게 안됐음.
썸타던 일주일가량을 빼곤 설레지도 좋아한다고 느끼지도 않았고 보고싶지도않았음.
그게 그 사람이 나한테 보여준 깨는 성격이나 모습들 때문인지 아니면 이 사람 자체인지 모르겠지만
그런건 더이상 중요한게 아닌거 같았음.
연애가 즐겁지 않으면 그건 안되는거같음.. 내생각엔.
헤어지자고 말햇더니 오도방정을 겸비한 멘붕이 그 사람에게 한 5초정도 왔다가 이내 그게 좋겟다고 함.
미안했지만 미안하지 않았음. 서로 뭔갈 잘못해서 헤어지는게 아니고 성격차이. 싸운것도 아니고.
욕먹을 소지가 다분한 글이지만 어쨌든 살면서 가장 짧았던 연애가 끝났음.
어디가서 말도 못할...........................ㅋ
그 사람은 발랑까진 나같은 애 말고 자기랑 잘 맞는 착한 여자 만났으면 좋겠음. 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