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중국 대련에 도착했는데 중국어를 1도 몰라서 제 어머니가 과외 선생님을 찾던 중 마침 중국어를 할 줄 아는 한국 아저씨가 계신다고 하셔서 그 아저씨가 제 HSK공부를 맡게 됐습니다.
그 아저씨는 90년도에 북경 중의대를 나오신 아저씨였어요, 침술도 배우고 중의도 빠삭해서 저희 어머니가 혼자 저 키우실때 침도 놔주고 그랬죠.
근데 이 아저씨가 귀신 이야기도 많이 해주고 저도 아저씨랑 중국어 배울때 신기하게 느낀게 한두가지가 아니여서 몇가지 썰로 풀어 보겠습니당.
1. 집중하는 곳이 뜨거워진다!
그 아저씨가 매일 기공 연습? 같은걸 합니다. 제가 공부하러 아저씨 집에 갈때도 항상 명상같은걸 해요ㅋㅋ
근데 제가 항상 느끼는게 아저씨 손이 엄청 뜨거웠어요.. 그래서 물어보니까 손 뿐만 아니라 얼굴이나 팔도 뜨거워질 수 있다고 하네요, 딱 30초 눈을 감더니 진짜로 얼굴이 팅팅 부어오르고 열이 난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어요.ㅋㅋ
그래서 그 기가 도대체 뭐냐고 물어봤더니 두 손이 닿지 않게 모으면서 이 중간에 끈끈한 거미줄 같은게 기라고 말했어요. 그래서 항상 수업하기 전에 저도 아저씨 따라서 30분 동안 손을 모았던 기억이 있네요 ㅋㅋ
2.아저씨가 이야기 해준 귀신의 정체
아저씨가 그랬어요, 인간의 구성은 세가지: 육체, 영혼, 정신.
장난감 로봇으로 예를 들었을때, 로봇 껍데기는 육체, 베터리는 영혼, 리모콘이 정신.
근데 귀신이 뭐냐, 껍데기와 리모콘이 없는 베터리의 잔상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물론 베오베에 귀신에 관한 글도 많이 올라오고 진짜 이쪽과 관련된 사람들의 설명도 많이 봐서 지금은 믿진 않지만 어렸을때는 정말 신빙성이 있었죠, 아하! 귀신이 이런거구나! 이러면서 겁이 없어진 느낌?ㅋㅋ
3. 음기와 양기와 귀신에 대해
하도 오래전이라 기억이 왜곡됐을 수도 있는데 기억나는대로만 적어보자면..
아저씨가 사람은 음기와 양기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했어요. 그저 벨런스가 유지되면서 이 세상에서 기를 주고 받는다고, 양기가 쎌 수록 음의 존재를 못느낀다고 합니다.
근데 귀신이란게 양기가 미약한 거의 음기 덩어리의 존재래요, 그래서 사실 귀신은 어디든 항상 존재하지만 양기를 뿜어내는 사람들은 느끼지 못할뿐이래요.
하지만, 어느 특정 환경이나 특정 요소 때문에, 인간의 음기 양기가 심하게 벨런스가 안맞을때가 잇는데 바로 그 순간 음기의 존재를 느낀다고 합니다, 그게 시각적이든, 청각적이든 항상 존재해왔지만 인지하지 못했던 걸 인지하게 된다네요.
바로 그 순간 느꼈던걸 귀신이라고 생각하는거라고..
근데 저도 이걸 느꼈던게 5년 전 필리핀에서 살때였거든요? 바기오라는 산악도시에서 살았는데 제가 살던 그 곳이 마침 수맥자리였습니다.
빛이 들어오는데 춥고, 있으면 괜히 기분 나쁘고 빨리 자리를 뜨고 싶었던 그런 장소였어요. 핸드폰도 안터지고 뭐 쨋든 그런 건물이였는데 사람들이 항상 아프고 헛것을 자주 봤습니다, 제 룸메가 어느날 일어나서 쇠파이프 치는 소리때문에 잠을 설쳤다는데 저는 아무것도 안들렸거든요.
나중에 수맥에 대해서 알아보니까 서양쪽에선 자기장 때문이라고 하고 동양쪽에선 수맥이 음기를 발산해서 사람을 혼란스럽게 한다고 해서 그때서야 아저씨가 해준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 특정 환경이 이걸 말하는거였구나..
4. 우리집 개랑 고양이가 자꾸 싸울때 아저씨의 독특한 해결방법.
그때 강아지랑 고양이를 같이 키웟는데 처음에 서로 엄청 싸웠어요.
어머니가 도저히 안되겠다고 아저씨한테 호소를 했는데
어느날 아저씨가 기다란 전선 비슷무리한걸 가져와서 공처럼 말고 있더라구요.
뭐하냐고 물어보니까 이게 동선인데 고양이란 개 사이좋게 만든다고 하면서 둘둘 만 동선을 두손에 쥐고 또 명상 모드에 들어갔어요.
그러고 미동도 안하고 한시간을 있더니 다 됐다고 하시면서 그 동선 공을 거실 중간에 놓고 갔는데
이게 신기하게 진짜로 고양이랑 개랑 안싸우는거에요. 안싸운다기보단 그 거실에 공에 눈치를 엄청 보는 느낌? 고양이가 밥먹을때도 공을 힐끔힐끔 쳐다보고 강아지는 그냥 저 멀리 베란다에 피해있고 그랬습니다 ㅋㅋ
5. 아저씨는 집에 시계가 없다.
이건 진짜 지금까지도 이해가 안되는데
아저씨 집에 시계가 없었어요.
왜 없냐고 하니깐 자기는 시계가 필요없다고.
왜냐고 물어보니깐 그냥 자기는 시간을 알고 있대요.
근데 시간을 맞추는게 오차가 거의 없었던게 엄청난 충격이였어요.
원리가 대체 뭐냐고 물어보니깐 제3의 눈? 이 트이면 알 수 있다고 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이게 뭔 소리지 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마 중간에 제3의 눈이 있다, 태어날때부터 모든 아기들은 열린채 태어나지만 보통 3살 이전에 닫힌다. 하지만 태생적으로 계속 열려있는 사람이 있고 훈련을 통해서 열리는 사람이 있다" 라고만 설명을 해줬습니다.
"그리고 아기들은 이유없이 무언가에 반응하지 않는다, 무언가에 반응한다면 그곳엔 무언가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면서 아기들이 어느 곳에 들어설때 이유없이 울거나, 허공에 대고 손을 휘젓는 행동을 하면 그 아기는 분명 우리가 보이지 않는것에 반응하고 있는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시간 관련해서 막 설명을 해주는데 너무 어려워서 제가 지금 기억을 못해요 ㅠㅠ
6. 아저씨네 문앞이 매우 매우 기분이 나빴다
항상 매번 에브리데이 수업을 하러 계단을 오르는 시간이 유난히 안가고 무서웠습니다. 괜히 뒤에 뭐가 있을까봐 쳐다보고 싶은 느낌 있죠? 그게 아파트 문을 넘어서자마자 느껴져요. 왠지 밖과 안이 다른 공간이랄까... 그냥 기분이 나쁩니다
아저씨가 자꾸 귀신 이야기를 해줘서 그런걸 수도 있는데 누가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느낌 있죠? 밤길 걸어갈때 누가 쫓아오면 오싹해지는 느낌이 있잖아요. 그게 문앞에 도착하면 극에 도달해요. 안절부절해지고 공황장애 걸릴 듯하게 묘하면서 숨막힐 듯 사방이 조용한.
그래서 아저씨한테 말했더니 웃으면서 자기는 사방에 귀신이 꼬인다고 이러면서 절 놀래키는데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야 너 그거아냐, 너가 귀신이 보이면 귀신도 너가 보인데"
진짜 이 말 때문에 베게를 6개를 사서 침대 사방에 성벽처럼 쌓아 놓고 잤습니다.
썰이 더 있을텐데 이제 눈이 감기네요 ㅋㅋ
누구나 살면서 귀신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 해보잖아요? 도대체 정체가 무엇인지, 왜 사람이 가위눌리는지 왜 몸이 아플때 헛것을 보는지. 저는 그럴때마다 아저씨가 생각납니다.
돌팔이든 진짜든 어렸을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아저씨였능데 ㅋㅋ참 다시 보고 싶은 아저씨인데 북경와서 연락이 끊켰습니다. 아직도 귀신이랑 대화하면서 사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