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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어느 유저분의 글.
"어제 어떤 네티즌이 한겨레신문사에 전화 걸어 몇 마디 항의를 안 했는데, 여직원이 "잘못했습니다"며 연신 사과하였다고 한다. 그 모습이 내가 옆에서 지켜보지 않았지만, 마치 아이가 엄한 아버지한테 심하게 혼나고 나서 다시 아버지가 눈을 흘려보자 발발 떨며 손을 비비는 모습이 연상되었다.
한겨레, 오마이뉴스, 참 어리석다.
지난 2013년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선 직후 부산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노인이 군복을 입고 시위대를 향해 총을 빼들며 박근혜 정권을 해코지하면 가만 안 놔두겠다고 협박하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권총은 장난감이었다.
이 사건은 박근혜 정권이 핵심 지지층이 누구이고, 핵심 지지층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방해되는 집단으로 누구를 지목하는지를 극명히 시사해준다. 핵심 지지층이 박정희 군사 독재에 향수를 느끼는 노년층이고, 박근혜 정권을 위태롭게 하는 집단은 반정부 시위를 불사하는 좌익 시민 단체라는 것이다. 그들의 관점에서는 지난 촛불집회에서 똑같게 재현되었다고 할 수 있으니 그 노인의 염려는 맞아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또 다시 세월이 흘러 개혁 진보 진영에서 정권을 잡았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문재인 지지층은 문 대통령을 백사장에 내놓은 어린아이를 걱정하듯, 5년 내내 지켜주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박근혜 정권 때 장난감 권총을 빼든 노인처럼!
그런데, 권총의 총구가 아주 달랐다. 박근혜 정권을 지지하는 노인의 장난감 권총의 총구가 좌익 시위대를 향했는데, 문재인 지지그룹은 같은 편이랄 수 있는 한겨레와 오마이뉴스에 특히 한겨레에 유독 심하다.
왜 이리 되었을까? 그리고 이런 문재인 지지층의 심리는 잘못된 것일까?
2002년에도 지금과 유사한 정권, 즉 노무현 정권이 들어섰다. 그때와 상황을 비교해보면 이 궁금증의 실마리는 풀 수 있다. 당시 노무현 당선자가 한겨레신문 편집국을 방문하고 편집국 기자들로부터 열렬히 환영받은 일은 2002년 대선의 명장면 중 하나이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가장 각광받을 언론 매체가 무엇이냐는 여론조사에서 오마이뉴스가 1위로 나왔다. 오늘의 오마이뉴스는 참여정부의 탄생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2017년의 정권교체가 있고 나서는 왜 그 신문사들이 타격 대상으로 바뀌었을까? 이쯤 이야기를 풀었으니 척하고 아실 분은 아시겠지만, 2002년의 노무 현으로의 정권 재창출에는 한겨레, 오마이뉴스가 혁혁하게 기여하였지만, 2017년의 문재인에 의한 정권 교체에서는 오마이뉴스나 한겨레가 정권 교체에 기여하기는커녕 훼방놓기까지 하여 정권 교체의 실패 내지 불안 요인으로 작동하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문재인 지지층의 다수는 이렇게 인식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걸핏하면, 소중한, 유성애 등 호남지역주의 성향의 기자들이 호남에서 반문재인 정서를 지피려는 의도의 기사를 생산해냈다. 올해 초 문재인 캠프 영업 인사인 전인범 전 특전사 사령관이 문캠에서 떠나게 된 데에는 정치적 자질이 부족한 탓도 컸지만, 전 장군이 소중한 기자의 5.18 관련한 유도 질문에 부적절한 발언을 하였고, 오마이뉴스가 이를 대서특필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로 인해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에 다가가려는 노력이 빛을 바랬고, 전인범 장군 영입을 통한 안보에 믿음직한 대선 후보리는 이미지 메이킹도 난항에 부딪쳤다.
한겨레신문은 재작년부터 줄곧 문재인이 리더십에 취약하고 불안하며, 통합에 걸림돌이 되는 후보라는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려는 의도의 기사를 썼다. 최근에는 여론조사의 유선전화면접 비율을 조정해 가며 문재인에 불리한 조사 결과를 도출하여 기사를 썼다는 의혹이 있다. 또, 안철수에 대해서는 비판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비판 없이 그의 정치적 입장이나 행보를 세세히 묘사하여 전달하는 나팔수 노릇을 자임하였다고 볼 만한 편집을 하였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의 호칭 문제가 불거졌다. 청와대에서 '여사'로 불러 달라는데, '씨'로 쓰는 것이 맞단다. 오마이뉴스가 그렇게 기사를 내보냈다.
이건 정책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서 하찮은 것일 수 있다. 그럼에도 조금 생각해보면, 언어 예절의 관점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게 내 입장이다. '씨'를 국어 사전에 찾아보면, 높임말로 되어 있지만, 격에 맞지 않게 쓰면 높이는 게 아니라 폄하하는 말이 된다. 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쓰거나 연설하며 따박따박 '노무현 씨, 노무현 씨', 또는 '김대중 씨, 김대중 씨' 하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 지지자가 옆에서 들었다면, 뺨 맞는다. 반면, 남의 집에서 장작이나 패는 일꾼에게 'OOO 씨'라고 부르면, 매우 존대하여 부르는 말이 된다. 국민적 기대를 모으는 새 대통령의 부인에 '씨'라고 부르는 것은 무례한 언어 사용으로 본다. 격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마이, 한겨레의 경우에는, 이런 언예 예절의 델리키트한 면을 떠나서 처신의 문제다. 요즘 종편들이 대통령 부인에 대해 '영부인'으로 많이 호칭하였고, 그것이 부담되어 청와대에서 여사라고 해달라고 하였다. 왜 종편들이 그랬을까? 단지 새로운 권력에 대한 아부가 아니다. 지난 2년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문 전 대통령을 난도질하였는데, 정권 교체 후 문재인 지지층에서는 이를 문제 삼고 불매 운동이나 시청 거부 운동이 일어날 것을 염려하였고, 이를 회피하기 위해 찬양 노래를 부른 것이다.
한겨레, 오마이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되기 전에 호남지역주의 내지 조중동의 반 문재인 프레임에 놀아나서 문재인 집권 저지를 획책한 정치적 죄과가 있다면, 문재인 지지층으로부터 그런 질책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여사'라고 호칭하는 처세술이 필요하였다. 이번 대선에서 정권 교체의 공을 세운 일원으로서 비판적 지지를 할 자격이라도 있는 양, 알량한 입진보의 논리로 '씨'를 고집하나.
이런 게 소위 매를 버는 짓이다.
만일 김어준이 그의 뉴스 공장이나 김용민이 그의 뉴스브리핑에서 문 대통령 당선되었으니까 이제부터는 비판적 지지하겠다고 하면서 '김정숙씨'라고 하였다면, 문재인 지지자들이 뉴스 공장이나 뉴스 브리핑 청취 거부하겠다고 하였을까? 물론 수많은 지지자 중에서 한두 사람이 인터넷 게시판에서 궁시렁댈 수 있겠지만, 집단적인 후원 해지 운동이나 절독 운동으로 발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누구나 김어준이나 김용민이 이번 정권 교체에 큰 공을 세운 것을 알고 감사하고 있기에...
또, 한가지는 한겨레나 오마이뉴스의 오만함이다. 야권의 핵심 지지층은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한겨레나 오마이뉴스와 같은 입진보 매체들의 훼방 속에서도 정권을 창출해내었다는 자부감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한겨레나 오마이뉴스가 조ㅈ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 버린 것이다. 이게 사실인 게, 한겨레신문 유료부수가 2015년 기준 20만부이다. 그런데 김어준의 말에 따르면, 뉴스공장 1일 시청 건수가 500만건이 넘을 때도 있다고 한다. 김용민의 뉴스 브리핑이나 정봉주의 전국구의 청취 건수가 100만 건 넘는 것은 다반사이고, 핫한 주제인 때에는 200만회가 넘어간다고 한다. 유튜브에서 파파이스만 검색해도 대략 30만에서 90만회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겨레신문에서 성한용 기자나 이유주현 기자, 안수찬 따위 기자가 안철수를 빨아대는 기사를 정성들여 써봐야 지면으로 읽는 독자수는 맥시멈 20만 이내다. 인터넷으로 얼마 읽는지 모르지만, 인터넷에 등록된 기사도 한겨레 인터넷판 메인이나 다음, 네이버 뉴스 카테고리의 메인에 실리지 않으면, 그 조횟수가 미미하여 고려대상이 못된다. 한겨레신문이 지면의 영향력을 믿고 문재인 폄훼하고 안철수 띄워봐야, 그날이나 그 다음날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나 정봉주의 품격시대, 친문 성향의 팟캐스트에서 안철수 씹는 멘트 한두 마디 날리면 말짱도루묵이 된다.
이번 한겨레, 오마이의 절독, 후원 해지 사태는 문재인 지지층이 문재인 정권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간절한 바람 속에서 문재인 정권의 성공에 위태롭게 할 것으로 의심받는 한겨레, 오마이뉴스에 대해, 정권 교체에 방해한 원죄에 대해 반성도 하지 않고 입진보 티를 내며 씨로 무례한 처신을 하였다고 시범 타격이 된 사례이다. 한겨레, 오마이뉴스 존립의 핵심 지지 기반은 1200만명으로 추산되는 노무현, 문재인 지지층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들을 먹여 살리는 부모와 같은 존립 기반의 정권 교체 염원을 배신하고, 호남에 가서는 DJ 정신 칭송, 영남에 가서는 DJ햇볕 정책 비난을 하는 근본도 없는 벤처 졸부 출신의 기회주의 정치인을 눈치코치 없이빪으로써 정권 교체를 위태롭게 하고도 반성은커녕, '덤벼라, 문빠들! 싸워줄게' 하고 대든 못된 망아지를 향한 엄한 회초리다.
ps. 그럼, 왜 이번에 경향신문은 타격대상이 안 되었을까? 경향신문은 전두환 군사 정권에 부역하던, 원래부터 종자가 나쁜 언론임을 알기 때문이거든. 진보 담론을 펴 주면 고마운 일이고, 설사 함량 미달의 기사를 써도, 원래 전두환 따까리 짓하던 놈들인데 하고 지나치지. 한겨레에는 차마 그래서는 안 돼 하는 애정이 있어서 더 심하다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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