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첨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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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에서 10년 좀 넘게 일한 사람 입장에서 "비정규 사원은 필요합니다." 라고 생각합니다.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해야 하는 문제지 비정규직 자체를 없애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비정규직을 유지하자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비정규직을 없애면 안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오로지 저의 경험에 의거한 생각이기에 편협할지는 몰라도 제가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는 충분히 필요 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정규직 = 멀티 플레이어, 비정규직 = 스패셜리스트
예를 들겠습니다. 3년동안 집을 지어야 합니다. 지금 직원들은 다른건 다 합니다만 전기관련된 일을 못합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나면 우리는 집을 짓지 않고 시장의 변화에 따라 배를 만들거라 예상됩니다.
그래서 3년간 전기 관련 업무를 맡을 사람을 뽑습니다.
그리고 정규직 직원들의 일부를 2년 후부터 배 만드는 법을 교육받도록 계획합니다.
어떤 사람이 전기 밖에 모르고 전기 외엔 관심도 없는데 회사는 더이상 전기관련 인원이 필요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차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같은 일을 하는건 맞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감당해야 하는 무게가 다릅니다.
정규직이 비정규직에 비해 감내해야 하는 부분들은 크게 업무변화, 사내정치, 경쟁입니다.
-업무 변화에 대한 적응
제가 다니는 회사는 프로젝트 단위로 일이 진행됩니다. 텀은 짧으면 1년 길면 3년 유지됩니다.
완전히 새로운 일을 하게 됩니다. 빠르게 적응해야 하고 남들보다 더 나은 아웃풋을 내야 합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신규 업무에 지정되면 '기회'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사내 정치의 감내
사람 3명이 모이면 1명은 견장을 차더군요. 회사는 한 사무실에면 몇십명이 모여 있습니다.
파벌이 생기고 눈치 잘봐야 합니다. 두말할거 없이 비슷한 실력이면 이쁨받는 사람이 올라갑니다.
더럽고 더럽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지문 없어지게 비벼야죠.
-경쟁에서의 승리
사원수 보다 대리가 적습니다. 대리보단 과장이 적죠. 보통 한 '과'에 10명정도라고 보면 사원 7, 대리 2, 과장 1 정도 되죠
즉, 그 '과'에서 9명은 과장을 못답니다. 내가 조금 개으르면 후배한테 존댓말을 써야 할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오는 스트레스는 정말 엄청납니다.
이 3가지중 어떤것이라도 못하면 정규직은 미래가 없습니다.
3, 조직에 적응
의외로 조직 사회라는 부조리하고 더러운 곳에 적응을 못하거나 포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있는 분야에서는 정말 아주 많습니다.
그 분들의 능력이 모자란게 아닙니다. 어쩌면 더 용기가 있으실지도 모르죠. 그런분들을 우리는 "프리랜서"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프리랜서에게 아웃풋을 원하지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고 회사의 비전과 혁신을 가져오길 원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조직의 일원이 아니니까요.
회사에 입사하는건 단순히 나의 시간과 노동력을 돈을 받고 파는게 아니라 그 외에 정말 수많은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정규직의 이직 사유의 아주 큰 부분을 "인간관계"가 차지 한다고 합니다. 30%가 넘는다고 하더군요.
무기한 계약과 정규직 전환이 가능한 계약직 유지에 반대 합니다.
청소 용역등 용역업체에 반대 합니다.
하지만 "계약직"이란것을 없애거나 가치를 폄하하는건 삼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계약직이란 단어가 스패셜 리스트로 인식되면 좋겠습니다.
그에 맞는 대우와 함께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