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머니가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어머니께서 출근 중이셨습니다. 짐이 좀 많았더랬어요.
시각은 오후 2시 무렵 서울 지하철 1호선 번화가쯤...
자리가 없어서 서있노라니, 한 할아버지가 입을 여시더랍니다.
"거기 학생! 어르신이 이렇게 서있는데
젊은이가 앉아있으면 맘이 편치 않지? 얼른 양보해드려~"
어머니는 한사코 괜찮다고 어르신을 말렸지만
할아버지도 끈덕지게 학생(중2쯤)에게 눈치를 주시는 바람에
학생이 결국 일어섰다고 합니다^^;;
자리에 앉으신 어머니는 할아버지께 이렇게 말씀하셨대요.
"할아버지, 어르신께서 하도 얘기하셔서 제가 앉겠지만,
앞으로는 젊은 친구들에게 그러지 마셔요.
젊은 사람들이라고 안 피곤한 거 아닙니다.
학교 다니고 직장 다니고 알바 다니면서 힘들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초죽음, 파김치 되어서 지하철 탑니다.
제 딸은 새벽 5시에 일어나 첫 차 타고 일 다녀요.
발도 아픈 애라 퇴근할 땐 절뚝거리며 집에 가는데
젊은이라고 앉아있으면 눈치 보인다고 스트레스 받습니다.
군인들도 신체 건강하다고 일어나라고 하지 마소.
제 아들도 군대 보내봐서 아는데 군대에서 무지 힘듭니다.
나와서 지하철 자리 좀 앉을 수도 있는 거지,
나이드신 분들이 눈치 주고 그럼 안됩니다.
저는 젊은이들 다 제 자식 같고 딸아들 생각나서
굳이 자리 뺏고 싶은 생각도 안 듭니다.
어르신도 앞으론 너무 그러지 마셔요.
젊은 친구들도 나이든 사람 못지 않게 힘들고 바쁘게 살아요.
그리고 학생, 자리 양보해줘서 고마워요.
덕분에 아줌마가 편하게 앉아서 가네요^^"
정말 저희 엄니가 자랑스러웠습니다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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