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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468213
[앵커]
앞서 리포트 내용을 보면 현황보고서 몇 장 준 게 전부다, 인수인계 절차가 아예 없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지난 정부의 각종 보고서라도 들여다봐야 할 텐데, 박근혜 정부 청와대 시스템에는 회의실 예약 내역 같은, 실제 업무에는 도움이 안되는 것들만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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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 3월 대통령기록관이 청와대로 보낸 문서입니다.
청와대 전자시스템에 등록된 자료를 정리해 넘기라는 내용입니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는 전자기록물 934만 건을 대통령기록관으로 넘겼고, 이 가운데 10만여 건을 최대 30년 동안 볼 수 없는 지정기록물로 봉인했습니다.
그런데 새 정부가 지난 정부의 업무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전자시스템에 접속해본 결과, 남아있는 자료는 단순 공지사항이나 회의실 예약 내역 등 기초적인 자료가 대부분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쓰던 전자시스템 '이지원'에 있던, 각 실별 연간업무 계획이나 과제관리, 업무성과 평가, 회의관리 등 기록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정부가 "많은 자료들을 종이로 인쇄해 보고한 뒤 폐기할 건 폐기하고 지정기록물로 묶어버린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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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읽고 난 다음 역사학자 정창현 교수님이 남긴 글.
이 문제는 문재인정부가 초기에 분명히 하고 가야 한다고 본다.
잘 알려진 것처럼 박근혜 정부는 시스템으로 운영된 정부가 아니다. 대부분의 중요 결정은 청와대에서 했다. 그런데 주요 현안에 대한 청와대 문서가 하나도 없다. 심지어 보고서 목록도 없다. 아마도 각 부처가 가지고 있는 문건 외에 국무회의 회의록도 없을 가능성이 크다. 김영한, 안종범의 수첩 속에 편린만 기록돼 남게 될지도 모른다.
이렇다면 국가의 중대현안이 언제 발생 또는 인지됐고, 어떤 지시가 있었고, 어떻게 논의돼 결정이 이뤄졌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국내 현안이야 그렇다고 치자. 미국, 일본, 중국, 북한 등과 관련돼 발생한 우리의 외교와 안보 현안에 대해 어떤 접촉이 있었고, 그 접촉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알 길이 없다. 더우기 '주적'이라고 목소리 높이는 북한과의 접촉(이건 혹시 국정원에 동향보고
문건이라도 남아 있을까)에서 박근혜 정부 인사들이 뭐라고 한지 알길이 없는 조건에서 의도치 않게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안보실장이 '사드'와 관련해 미국과 어떤 협의를 했는지 문서로 남아 있을까? 전화통화 내용은?
이건 거의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다. 박근혜정부 청와대 주요 현안문서를 하나도 보지 못하고, 그간의 언론보도나 최순실 태블릿에 저장된 일부 문서를 통해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으로 추론해야 한다는게 말이 되나?
'국가적 재난 상태'라도 선포하라고 건의하고 싶다.
우선 문서 작성, 처리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 불법적으로 폐기한 것에 대해 국정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가능하면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이런 무책임과 불법이 다시 발생하지 않는다.
둘째, 비공개라도 고위담당자들을 소환해 '진술'를 종합하는 방식으로라도 주요 현안에 대한 결정프로스세를 확인, 복원해야 한다. 이들이 나중에라도 다른 소리를 할 여지를 주지 말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이명박 정부 시절까지 소급해서.
세째, 이같은 상황을 국민과 야당, 언론에 정확히 알려(공개적으로 알릴 수 없은 정도로 참혹한 수준이라면 비공개라도 야당과 언론에) 앞으로 전임 정부의 문서 미보존과 폐기로 발생할 수도 있는 문제에 대해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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