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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ony_93422
    작성자 : DWT
    추천 : 2
    조회수 : 686
    IP : 121.145.***.164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7/10/27 20:26:43
    http://todayhumor.com/?pony_93422 모바일
    [자작 팬픽]Truly I say to you 1-2
    옵션
    • 창작글
     
    1화 Gypsy Bard Part 2
     
     
    MLP:FiM을 보는 사람들한테는 핑키 파이가 웃음을 주는 존재로 잘 알려져 있겠지만, 그는 상자에서 본게 포니라는 생명체의 전부였다.
    기쁨을 주는지 아닌지는 그에게는 알바가 아니었다. '어쩌다 발견한 나와 비슷한 처지의 어떤 동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대학교를 복귀한 이후에 직면한 다를바 없는 감정을 그 어떤 보호기제 없이 처음 직면한 그는 한가지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죽을까?' 마음은 아직은 어린아이인 그이기에 이건 얼핏보면 철없는 소리일수도 있다. 하지만 자살이 무슨 의미로만 가지고 이루어지는가?
    연옥에 발은 딛으면서 갑자기 뜨거움이란 감정이 집중되었기에 그의 염세적인 판단은 어쩌면 인간적인 교류가 없다시피 한 그에게 환멸만을 가져다 주었는지도 모른다.
    그가 데려온 '망아지 같은 무언가'도 한순간의 일탈, '책임은 지긴 하겠다.'정도였던 것 뿐이었다.
     
    집에 돌아온 로버트가 직면한 것은 폴짝 폴짝 뛰어다니는 그것이었다. 웃음을 만개한채로 뛰어다녔다.
    그런데 확실한 한가지 위화감이 있었다. 그것은 폴짝폴짝 뛰어다니면서도 집안 가재들이 넘어지거나 부서지는 일이 없었다는 것이다.
    로버트는 그 하나의 위화감이 외려 더 눈에 띄었고, 가재들을 망가뜨리지 않는다는 것에 불안함을 가졌다.
    '설마 저 망아지는 바닥하고 집안에 있는 물건이 부수거나 망가뜨리면 안된다는 걸 인지하는건가? 아냐...그럴리 없어...'
    맨 처음 상자에서 분홍색 망아지를 볼 때도, 설령 동조감을 느껴서 들고 갔더라도, 로버트에게 그 망아지는 그냥 동물이었다.
    인간처럼 행동, 아니 인간 어린이도 저렇게 사리분별을 못한다. 이건 상식으로는 납득할 문제가 아니라는걸 그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알려주는 것이겠지만, 그는 애써 부정했다.
    태어날 때부터, 상식은 이 현실에서 절대적이며, 비상식적인 일은 상상속에서만 일어난다는걸, 실증주의만이 그에게 전부였다.
    절대 저 망아지는 인간처럼 교감을 나눌 객체가 아니야. 동물이다. 라고 다잡으며, 그는 마트 대신 인근 목장의 건초 일부를 주었다.
    그 망아지는 그를 향해 웃으며 고맙다는 듯이 바라보고는, 그 건초를 먹었다.
    '그래 그러면 된거야. 책임은 져주마. 그 이상은 아니야.' 약간의 표현은 그에게 보이지 않았다. 고로 건초를 먹는 그녀를 보고 안심했다.
    오늘은 어쩌면 몇 없는 로버트의 휴일과도 같은 오후였을 테지만, 이번만큼은 망아지를 거두고 하느라 그 시간을 보냈다.

    대학원, 로버트는 여전히 두 종류의 시선을 버텨야 했다.
    전자는 그나마 나았다. 차라리 어린애라 약간 못미더워한다는 노교수들의 감정, 그건 본인을 그나마 호의적으로 보니까 그렇게 나오는 것이므로, 감내할 수 있었다.
    후자가 문제였다. 질시, 어린애 하나는 자신이 진짜 천재였고 그렇게 생각했으나, 그런 자신을 무력하게 만든 한 어린애를 용납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거기다 그에 맞춰 어머니와 단둘이 지내면서 내성적이고 염세적으로 변한 그의 성격은 그 상황을 타개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제 박사과정을 나왔다. 조교수 임용이 시간문제라는 점을 본인이 통보받는게 아니라 소문과 수근거림으로 먼저 듣는다.
    어쩌면 나이나 환경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르리라, 당신은 만약 당신이 독보적이어서 모두의 질시와 부정적인 관심을 받는다면 어떻게 될것인가?
    확실한건 로버트에게 이 상황은 좋지 않았다. 망아지는 집에 올때면 그를 반기고 웃어주었다. 웃음은 그에게 전해지지 않았다.
     
    캠퍼스에서 살다시피한 어느날, 갑자기 지나가는 모니터 화면이 다른 동영상으로 바뀌었다.
    'Prank인가? 뭐 가끔 이러지...' 라고 지나치려고 하던 찰나였다.
    낯익은 존재가 보인다. 그 존재는 다른 비슷한 개체와 같이 있었다. 그리고 이후 마크가 보였다.
    'My Little Pony-Friendship is Magic'
    그가 처음 포니 영상을 본 순간이었다. 그의 동공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저게 뭐지?...그럼 내 집에 있는 그건...여기 나오는 그런?...아냐..그럴리 없어. 그냥 비슷한 뭔가겠지...'
    라고 애써 무시하려 했으나, 그러기에는 그 싱크로율이 너무나도 높았던지라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이걸 꾸민 학생을 만나봐야겠어...'
    잠시 뒤에 만났다. 어렵지도 않았다. 티셔츠만 봐도 알수 있었다. 그 브로니 학생은 화학 전공의 학부생이었다.
    브로니 학생은 자신을 잡는 로버트를 의아하게 여기면서도, 방금 영상에 대해 물어볼 때는 여러가지를 대답해 주었다.
    그리고 로버트가 사는 곳 인근에 있던 상자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못한 것 같았다. 로버트는 그건 함구하고 얘기했다.
    딱히 망아지의 안위를 걱정했다기 보다는, 본인부터 그 창작물의 '포니'가 그 망아지와 동일하다는 것을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이점 하나를 물었다. 자기 집에 있는 망아지에겐 없는, 그 분홍색 '포니'나 다른 '포니'들의 말궁둥이에 있던 무늬였다.
    "아 그거, 큐티마크라고 하는데 포니가 앞으로 자신이 할 일이나 운명을 상징하는 거라고 보면 돼."
    로버트는 되물었다. "그게 없는 경우도 있어?"
    "그렇지. 너무 어린 경우 보통 그래." 브로니 학생은 그 외에 자세한 얘기는 하진 않았다.
    브로니 학생한테는 고맙다고 한 뒤에 로버트는 가던 길을 갔다.
     
    처음으로 그 망아지의 정체를 알았으나, 로버트는 여전히 그 망아지를 동물로써 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쉬는날마다 밖에서 MLP:FiM을 보았다. 자신의 집에 있는 망아지에게는 보여주지 않았다.
    어쩌면 그 영상을 본걸 계기로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자신의 상식 밖에 있는 그 망아지를 인정하기 시작한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금 보는 영상처럼 대화도 교감도 할 수 있을거야 같은 생각이 점점 침식하듯이 밀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 침식에 마지막으로 발악하듯 그는 그런 속의 생각을 한없이 밀어내려고 하고 있었다.
     
    출처
    보완
    DWT
    2017-10-29 11:15:48
    0 |
    두번째 파트입니다.
    이 팬픽을 쓰면서 좀더 대화의 폭을 넓힐지, 아니면 버디 무비같이 둘을 중심으로 전개할지 생각해봤는데 후자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저 브로니 학생의 이름은...일단 생각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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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0/27 23:05:02  125.177.***.27  worthyapple  579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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