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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camera_9342
    작성자 : Alejandro
    추천 : 0
    조회수 : 1259
    IP : 112.171.***.36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9/05/16 22:38:53
    http://todayhumor.com/?camera_9342 모바일
    티비 프로듀서로서 장비와 촬영, 편집에대해 한번 말씀 드려볼게요!
    안녕하세요! Alejandro & Marina의 알레한드로입니다. 저희는 보통 해외에서 Underwater filmmaker이자 TV Producer라고 소개하는데, 한국말로는 영 어색할 것 같네요.

    요즘보면 무슨 카메라를 살지, 어떤 렌즈가 좋은지,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어떻게 편집을 배워야할지 알고싶은 분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이런 분들 위해서 글을 한번 적어보려해요. 제목이 좀 거창한 느낌인데, 사실 저는 2년 전까지만 해도 방송이나 영상이랑 아무 관계도 없는 회사원이었어요. 지금은 케이블 TV에 방송을 만들지만 사실 전공도 역사였고, 회사도 게임 회사만 다녔어요. 그래서 어쩌면 진짜 현직에 계신 분들이나 엄청난 유투버 분들보다 조금 더 초보자 분들의 시야에서 말씀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한번 적어볼게요.

    저 같은 경우에는 2년쯤 전.. 유투브에 처음 영상을 올렸던게 2017년 여름이니 아직 2년이 채 못되었네요. 딱 그때 고프로 세션 하나 들고 시작했어요. 여자 친구랑 여행가면서 우리끼리 보려고 영상 하나 만들어봤는데, 핸드폰에 사진 실컷 남기면 나중엔 보지도 않고 용량만 차지하지만 영상은 적당히 만들어두니까 우리끼리 추억 남기기도 좋고 가끔 친구들한테 보여주기도 좋더라고요. 

    그리고  편집에 재미가 붙어 여행 갈 때마다 계속 만들기 시작했어요.  고프로는 매년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사고, 그 외에는 거의 주로 핸드폰으로 찍었어요. DSLR도 필요할 것 같아 Canon 80D 하나 사긴 했는데 무겁고, 부피도 크고... 비트레이트고 프레임이고 아무것도 모르고 (ㅋㅋ) 오로지 해상도가 깡패인줄만 알고 거의 쓰지도 않았어요. 고프로 4K 해상도가 최고인 줄 알았죠. 캐논 80D를 산 이유는 매우 간단했습니다. 케이시가 사용하고 있어서였죠. 풀프레임이 뭔지, 크롭센서가 뭔지, 렌즈, 화각 그런 것도 하나도 모르고 일단 따라 샀습니다.


    그 당시 만들었던 태국 프리다이빙/여행 영상인데... 지금보니 색보정도 엉망이고 부끄럽네요. 하하하. 이건 전부 고프로 히어로 5로만 찍은 걸로 기억해요.


    무래도 제가 프리다이빙을 수십년 동안 해오고, 여자친구도 프리다이빙 강사 자격증까지 따서 주로 바다 영상을 찍게 되니, 바다에선 고프로, 육지에선 아이폰만 사용했어요.

    그렇게 일년을 계속 만들고 만들다보니, 조금씩 감이 오더라고요. 다른 유투브보면서 오 이건 어떻게 찍었을까, 오 이렇게 한번 찍어봐야겠다하는 생각도 들고, 아! 이걸 찍었어야하는데 하면서 편집 기술이나 트랜지션보다 촬영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깨닫게 되고요.

    또 촬영한 클립들이 쌓이고, 편집하면서 거의 외우다시피하다보니 깨닫게 된게 (제게 있어서) 음악의 중요성이었어요. 어느날 아무 생각없이 음악을 듣는데, 지금까지 촬영했던 클립들이 머릿 속에 떠오르면서 아 이런 식으로 이렇게 편집하면 멋지겠다라는 일종의 영감이 떠오르더라고요.

    이건 사이판 영상이에요. 딱 음악을 듣고 삘 꽂히는 대로 찍고 만들었는데, 초창기 태국 영상에 비하면 발전이 보이네요 ㅋㅋ 스스로 대견합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영상 덕분에 태국에서 CF 찍게 되었어요!)

    어차피 유투브는 취미의 영역이고,  조금이라도 영상 퀄리티를 높일려면 그냥 유명 가수의 음원을 사용하는게 낫다고 생각해서 이때부턴 음악을 듣다가 떠오르는 영감을 메모해두고 나중에 찍으러 갔을 때 그 기억대로 찍고 편집하기 시작했어요.



    이건 하와이에서 찍었던 영상이에요. 이 영상들을 만들 때 즈음 부터는 어디가서 영상 만든다고 소개해도 될 것 같더라고요. 

    게다가 바닷 속/프리다이빙이라는 장르 특성상, 이런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바닷 속 영상을 찍을 때 스쿠버 다이버에 비해 프리다이버가 좋은 점이 몇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엄청 정적인 스쿠버 다이빙에 비해서 프리다이빙은 훨씬 동적이라 멋지다는 점과 물고기들이 프리다이버 (이건 사실 모든 프리다이버에 적용되는게 아니라, 제 장점인 것 같은데)를 무서워하지 않고, 엄청 따른다는 점이었어요. 

    그러던 차에 방송국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어요. 처음 미팅은 하와이에서 찍은 돌고래 영상을 사용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는데, 영상을 몇 편보시더니 특집 방송을 맡아서 만들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무조건 콜이었죠. 바로 장비 챙겨서 하와이로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나온게 바로 '아침에 눈을 뜨니' 시리즈에요. 이름도 직접 짓고, 작가 역할도 하고, 촬영 편집까지 둘이서 다했어요. 케이블 TV 한국낚시방송에서 지난 2월, 3월 시즌 1 하와이 편을 마무리하고, 지금은 열심히 시즌 2와 3을 편집하고 있습니다. 

    딱 시즌 1 찍을 때 쯤 페이스북으로 Leaderfins이라는 회사에서 연락이 오더라고요. 리더핀은 프리다이빙용 핀 (오리발) 만드는 회사인데, 저희에게 영상광고 촬영을 요청해서 역시나 바로 콜! 


    리더핀 광고 영상은 총 3편을 만들었어요. 그 중 제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1편이에요. 고래상어 최고!


    이렇게 2년 정도 지나고나니 이제야 장비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물 속에서 찍고 편집하는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하는데, 지금 쓰고 있는 장비들은 뽕을 극한까지 다 뽑아먹은 것 같고 여기서 영상 퀄리티를 높히려면 장비 업글 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그리고 마침 사이판 카노아 리조트, Hertz 렌트카 등등에서 촬영 요청이와 그냥 바로 지르고 새 장비를 들고 사이판으로 떠납니다.



    그리고 나온 최근 영상들이에요. Kona Resort와 Fishguyz Scuba & Charter 영상입니다.

    장비는 이제 캐논 1DX MK2에 Nauticam 방수 하우징 쓰고 있어요. 훨씬 더 싸고 가볍고 손떨방도 있는 소니 미러리스들 많은데 지금와서 이 비싸고 크고 무거운 카메라를 샀냐고 물으신다면, 4K 60프레임, 1080P 240프레임 때문에, 오토포커스의 중요성 그리고 개인적으로 캐논의 색감과 갬성을 좋아해서...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사실 색감보다도 앞의 두 이유가 훨씬 크긴 합니다 ㅎㅎㅎ. 1인 창작자가 쓸만한 카메라 끝판왕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이 이상 올라가면 가격대 자릿수가 바뀌어버리기 때문에 더이상 업글은 없을 것 같습니다.


    와, 팁을 드리려고 했는데 자서전을 써버렸네요. 결국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래요.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으면 그냥 바로 시작하세요. 주제를 하나 정하고,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를 생각하고 닥치는대로 찍기 시작하는거죠. 개인적으로 편집보다 중요한게 촬영이라고 생각해요. 하나 하나 계속 찍고 편집하다보면, 아 '이런 샷이 필요하구나', '이건 이렇게 찍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실거에요. 다시 찍고 찍고 계속 찍다보면 요령도 생기고, 기술도 생길거에요. 자기가 원하는 그림을 찍어낼 수 있는 기술이 생기면 편집은 훨씬 쉬워져요. 촬영에는 몇가지 포인트가 있긴 하지만, 결국 제일 중요한건 '사람들이 평소 보지 못하는 모습을' 그리고 평소 자주 보던 것이지만, '쉽사리 보지 못하던 시점에서'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요즘 보면 유투버 과외같은 것도 있는 것 같은데, 진짜 잘 만드는 사람은 그 시간에 자기 영상 만들어서 돈 벌어요. 

    장비도 마찬가지에요. 장비 중에 대체 불가능한, 그러니까 핸드폰으로 대체할 수 없는 건 물 속의 고프로와 하늘의 드론 정도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특히 50 ~ 100만원 정도대의 똑딱이는 핸드폰이나 고프로에 비해 특출나게 좋지 않아요. 진짜 장비를 원하시면 아예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로 가시길 추천 드리고 예산이 부족하시면 핸드폰용 짐벌이나 고프로로 가시길 추천 드려요.


    마무리를 해야하는데,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쓴 글 죽 다시 읽어보니 오유에서 여자친구라는 단어를 너무 많이 쓴 것 같네요. 곧 결혼할 예정이니 봐주세요. 아 참고로 저 물 속에서 숨 5분 참을 수 있습니다.

    혹시 또 촬영이나 편집, 아니면 프리다이빙이나 바다, 해산물 관련해서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최대한 답변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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